1. 바바리안(Barbarian)
어원은 그리스어인 바르바로이(Barbaroi, βάρβαροι)에서 유래. "바르바르(βάρβαρ)"하는 "사람들/남자들(οι)"이라는 뜻인데, 사실 이는 그리스인들이 못 알아듣는 말로 쏼라쏼라(바르바르) 말하는 외국인들을 싸잡아 이르는 멸칭이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정말이지 선민주의가 기가 막힐 정도로 쩌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말이 아니라고 죄다 야만인으로 낮춰 부르니 말이죠. 당시 그리스인 관점에서, 바바리안은 자기들의 문화나 언어를 따르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을 전부 포함하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게 아랍인이든, 켈트인이든, 게르만인이든, 동양인이든 상관없이 전부요.
그러므로 역사 속에서 바바리안은 특정 민족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야만스럽다고 생각되면, 그들 전부가 바바리안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아마 한국 기준으론 오랑캐와 동의어라 봐도 될 겁니다. 단순한 야만족속을 일컫는 바바리안이 지금같은 근육 떡대 마초들의 이미지가 된건, 역사 상의 바이킹들, 그리고 소설 및 영화로 나왔던 코난 더 바바리안이 한몫 하였습니다.
2. 바이킹(Vikingr)
중세 유럽 야만인의 대명사들이죠. "북쪽사람(Nord)"이라고도 하며, 지역적으로는 게르만 범주에 속한 민족입니다. 흔히 유럽 일대를 지배하는 게르만족들과 같은 핏줄이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게르만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게르만 지역으로부터 출발한 민족 전체를 부르는 말인지라 엄밀히 말하자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킹은 게르만에서 북쪽,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살고 있던 민족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자체가 무척이나 추운 데다가, 그다지 살기 좋은 땅은 아닙니다. 이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일단은 농사니 뭐니 지어먹고 살아야겠지만, 그래도 얻는 것이 별로 없다보니 필요하다면 남의 것을 약탈하고 지내야 했죠. 농부건 어부건 조선공이건, 심지어 여성이건 누구든 가릴 것 없이 소도망 전사로 살아야 했습니다. 빼앗기 위해 싸우고, 지키기 위해 싸우고, 그렇다 보니 종교에서도 권장할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삶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게임에 비유하자면 중세 판으로 This War of Mine을 찍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자기들끼리 싸우고 지내던 바이킹들이 유럽을 침공하기 시작한건 8세기 경입니다. 지구에 소 빙하기가 몰아닥쳤었거든요.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 땅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게 더 힘들어졌습니다. 다행히도 바이킹들은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지녔고, 이들은 민족끼리 반목하길 그만두고 유럽을 원정하여 침공할 약탈대/공격대(Raider)를 꾸리게 됩니다.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유럽의 많은 것을 약탈하였고, 일부는 약탈지에 정착하였으며, 일부는 노르만 공국을 세우기까지 합니다. 소 빙하기도 끝난지 오래지만 약탈 수입이 너무나도 짭짤했던지 유럽을 그야말로 휩쓸고 다녔죠.
바이킹 침공의 역사는 12세기에 끝을 맺게 됩니다. 기독교인 바이킹들이 생겨나고, 여러 국가의 해안 방어 체계도 정비되었으며, 약탈의 주수입원인 노예들도 농노제로 인해 벌이가 줄어버렸습니다. 또한 기후가 악화되어 항해가 어려워진 것이 큰 원인이 되었죠.
3. 베르세르크(Berserkr)
바이킹 하면 또 유명한게 광전사, 베르세르크입니다. 베르세르크는 고대 노르드어로 "곰 가죽"을 뜻하는 말이며, 점차 시간이 지나 "곰 가죽을 뒤집어 쓴 사람"을 일컫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곰 가죽을 뒤집어 쓰면 그 힘을 빌려올 수 있다고 이들이 믿었다는게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무두질을 하지 않은 생가죽은 의외로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냄새가 심하고 오래 사용하지 못 하지만, 전쟁에서 목숨을 맡기기에는 탁월한 물건이었겠죠.
곰 가죽을 제외하면 베르세르크는 다른 바이킹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겁니다. 모든 바이킹들은 용맹하고 싸우다 전사하면 발할라로 들어간다는 신앙을 지니고 있었으니까요. 베르세르크가 아니더라도 바이킹이면 누구든 목숨을 사리지 않고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하지만 기록 상으로는 베르세르크는 싸움 직전에 환각 작용을 지닌 무언가를 섭취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독버섯을 순록에게 먹여 중화시켜서 그 오줌을 받아 마셨다고(...) 하더군요. 이들은 정말로 미친 겁니다.
현재 많은 바바리안 분들이 바라는 스킬이 광화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마 트오세에서 이걸 고증대로 구현하면 즐거운 약팔이 스킬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약 한사발 하실래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