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공감가는 글이 있어서 다이노에 대한 평소 생각을 조금 적어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다이노라는 스킬에 대해서 무척 회의적입니다. 왜냐하면 이 스킬은 파티플레이에서 더 큰 효용을 얻기위한 스킬이라기보단 유저를 편의성을 억압하는 거지같은 시스템을 땜빵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이노는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윗줄)버프의 갯수를 늘려주는 스킬입니다. 그 외에 다른 효과가 있나요? 단지 그것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스킬이 존재하는 이유는 트오세에서 개인이 동시에 사용가능한 버프 갯수의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시스템적으로 활성가능한 버프의 숫자에 제약을 걸어놓고 그걸 단지 풀어주는 것만을 위해 스킬에 투자하게 만든거죠. 누가보면 트오세에선 버프성능이 정말 엄청난 줄 알겠군요..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버프의 갯수를 늘리는 일에 제약을 둘 필요가 있었을까요? 위에서 살짝 말했듯이 솔직히 체감상으론 파티가 공유 가능한 버프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으론 그렇게 큰 오버밸런스를 초래하진 않습니다. 적정 수의 버프 슬롯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많아진다고 파티 간의 큰 격차가 생기진 않습니다. 단지 좀더 안정적이 되는거 뿐이죠.
당연히 이 게임에서 버프가 중요하지 않은건 아닙니다. 다만 그건 파티가 공유하는 몇몇 버프에 한정되죠. 개인이 쓰는 버프와 파티의 공용버프를 따로 구분해놓지도 않아 섞이게 하고 쓰는 순서대로 먼저 쓴 버프가 바로 사라지도록 된 무식한 구조로 고통받는 유저들은 [가용버프 갯수를 늘리고 효율적으로 버프를 관리하기 위해서]라기보단 단지 [원하는 버프가 밀리지 않게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다이노를 사용할 뿐입니다.
당사자인 크리비는 이런 스킬이 15레벨씩(!!)이나 주어질 만큼 투자 대비 효용이 큰 걸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버프 갯수가 많아짐으로 인해 얻는 이득은 주로 파티플레이에 한정되고 또 지나치게 캐릭터 조합에 의존적이죠. 트오세는 일부 컨텐츠를 제외하면 조합이 엄청 중요하거나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다이노가 중요하지 않은 스킬이냐하면 오히려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스킬에 속합니다. 단지 그걸 위해 스킬 한자리를 내줄만큼의 가치는 아무래도 애매하다는거죠. 버프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특성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요..(개떡같은 다이노 유지시간 같은거말구) 약간 과장섞어 말하자면 크리비는 시스템의 불편함으로 인해 받을 수 있었던 가용스킬 하나를 버린 셈입니다.
물론 버프상점이 보급되고 실버수급이 더 좋아져 너도나도 다이노를 그저 찢어쓰면 되는 현재는 버프 유지만을 위해 크리비를 타는 등 랭크하나를 버려야할 정도로 유저의 선택을 제약하던 시절에 비해선 나아진 편입니다. 다만 이를 통해 또 알수있는건 너도나도 다이노를 쓴다고 전체적인 유저의 파밍력이나 인던 돌기에 딱히 밸런스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상컨데 임씨는 초기에 다양한 트리에서 파생되는 여러 스킬들간의 시너지로 인한 오밸을 우려한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몇몇 보조트리들이 안정적으로 버프를 유지하는데 방해만 될 뿐인 계륵같은 시스템이 되버렸습니다. 증뎀류의 동일한 버프가 누적 적용이 가능했거나하면 또 얘기가 달랐겠지만 그것도 아니잖아요?
차라리 다이노 같은 스킬을 만들 시간에 시스템을 조정하고(다이노를 대신할 아이템을 상점에서 판다던지) 크리비에게 새로운 스킬이나 특성하나 쯤 줬으면 좋겠습니다. 안 그래도 크리비 딜러인지 버퍼인지 정체성도 애매한데 말이에요..
ps. 차후에 9랭크 이후를 보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임씨가 어디까지 빅픽쳐를 그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로썬 그냥 계륵같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