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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고전 게임이라고 무시해서 될 일인가

아이콘 폰타플렛
댓글: 7 개
조회: 2638
2014-02-03 00:45:44
기회가 되어 모바일 게임 업계에 이직을 했었지요.

그리고 과로로 몇 번을 쓰러지기까지 하며,
신입으로서는 얻기 힘든 기회를 살려
게임 제작과 상용화의 전반적인 모든 실무를 맡아 했었지요.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사람들의 생각이 왜 이리 꽉 막힌 것일까?

제가 입사를 하고 몇 개의 프로젝트를 건의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개발하느라 바쁜 상황이었지만,
나름 여러 아이디어를 내곤 했지요.
게임 하나 만들고 말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 때 들었던 얘기가...
"너무 올드하다."라는 얘기였습니다.

그 말이 이제 유행 끝난 게임을 만드려고 한다는 말이라면
뭐 나름 납득을 할 수 있겠지만...
옛날 게임에서 재미요소를 찾으려고 한다는 얘기라
납득을 할 수가 없었지요.

즉... 업계에서의 가장 잘못된 생각 중 하나가
"옛날 게임은 이제 재미가 없다." 는 것입니다.
나름 옛날 게임 중에 재미요소가 있는 게임들에 대해 설명을 해보지만,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차피 옛날 게임 아냐?" 라는 것이죠.
나름 전제를 하나 깔고 가는 거죠.
옛날 게임에서의 재미요소들을 발전시키고 다듬은 것이
요즘 나오는 게임이다라는 전제를 말이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 이전 게임의 재미요소들은 단절된 느낌이 강합니다.
언제부턴가 게임이 예술적인 가치에서 멀어져
상업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죠.
시스템보다는 눈을 현혹하려고만 하는 추세가 되었다는 것이죠.

애초에 MMORPG 쪽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저는
힘들게 얻었던 기회의 회사를 뒤로 하고,
고전 게임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몇 개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게임이라는 게 취향을 타는 것이지만...
확실히 옛날 게임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더군요.
요즘 게임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재미요소들도 많이 보이고요.

유저들의 게임 평가 중 가장 슬픈 평가가
"그래도 이 게임이 그나마 할 만하다."라는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경쟁 게임들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나름 자부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정말 그걸로 만족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더군요.
당연히 현업 종사자들은 거기에 만족하는 사람이 태반인 것이 사실입니다.

왜 "와~ 이 게임 정말 재밌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하지 않는 것일까?
다른 게임들이 재미없었던 덕분에 상업적 성공을 얻는 게 만족할 일인가?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싶다라고 하면,
"우리 게임에서는 안돼~" 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떡하면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떡하면 그런 시스템을 우리 게임에 넣을 수 있을까?
를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슬픈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이 문화의 한 분야로서 자리를 굳히던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의 게임들을 하다보면...
이 게임들이 그 때가 아니라 지금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물론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비주얼은 높여야겠으나...
게임 시스템만을 봤을 때 과연 요즘의 게임들에 비해 낫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전 게임이라고 무시하고, 알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개발자들에게
이런 격언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뭐... 과거의 역사를 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어쩌고의 원래의 뜻이 아니라..
미래의 게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고전 게임들이 제시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죠.

창조를 할 수 없다면,
모방이라도 잘해야합니다.
그 모방이 지금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게임이 아니라
지금의 유저들은 해본 적 없었을 고전 게임에서의 재미요소를 찾아보는 게 어떤가 싶더군요.

어차피 이런 제 얘기는 현장에서 먹혀들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게임 업계에 취업하기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퍼블리셔사의 담당자들도 게임 경험이 많지 않거나 요즘 게임에 한정되어 있고,
개발자들 중에서도 요즘 게임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니...
구시대의 유물을 들고 재미를 논한다는 게 먹혀들지가 않더군요.

저도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사람들을 찾아는 보겠지만...
제가 회사를 차리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도토리 키재기...
"내가 하는 게임이 더 재미있어~"
이런 싸움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회가 또 닿으면 게임을 만들 것이고...
저는 그 자리에서 제가 지향하는 바를 이야기할까 합니다.
"게임이란, 일방향적으로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는 영화, 소설, 그림, 음악과 달리
 상호 능동적인 재미 전달과 감동 공감의 예술이다."
라는 제 지론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ps. 오랜만에 복귀해서 망글 하나 싸지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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