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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나는 소위 말하는 '와빠'다.

길더로이
댓글: 20 개
조회: 2966
추천: 5
비공감: 1
2011-02-12 18:28:12

 

테라가 아이온의 자리를 위협하게 된 이유가 뭘까?

 

테라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아이온의 게임성이 '거기까지'였던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아이온이 왜 그 오랜시간 절대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답은 바로 나온다.

 

다른 게임들이 아이온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력이 없으면 금전이라도 쏟아 부어라.'

 

그 케이스가 바로 아이온과 테라다.

 

리니지1과 2의 인기는 절대적이었다.

 

바로 그때까지는 리니지는 울티마온라인과 다옥 정도는 대한민국 땅덩어리를 떠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울온과 다옥의 재미를 느껴버린 한국유저들은 게임의 자유도라고는 오로지 '아무나 공격할 수 있다'

 

의 무법천지 리니지 시스템에 실증을 느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수준이 떨어져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울온이나 다옥은 그 '대중성'에 실패한다.

 

언제까지라도 리니지 형제의 세상이 될 것만 같았다.

 

그때까지만해도 리니지2를 까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울온이나 다옥의 원령들 정도였을까?

 

'리니지2'만큼 재밋는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등장한다.

 

당시에도 리니지2에 반 미쳐 폐인이 되있던 내 귀에도 온통 와우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혈맹창에도.. 마을에도.. 파티사냥중에도.. 온통 와우의 얘기들.

 

가장 지겹게 들은 소리가 뭘까

 

"큰 독수리를 타고 하늘을 나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

 

"캐릭터의 동작이나 움직임이 리니지2보다 훨씬 부드럽고 사실적이었어."

 

"땅덩어리가 얼마나 넓은지 뛰고 뛰어도 끝이 안보여."

 

"바다를 헤엄쳐서 들어갔는데 수중도시가 환상적이었어."

 

"리니지2는 내용도 안보고 퀘스트창을 수락했는데 와우의 퀘스트 내용은 한 편의 소설이야."

 

 

난 당장에 PC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와우가 설치된 자리에서 계정을 생성하고 접속을 했다.

 

무슨 게임을 하던지 휴먼(인간)종족을 선택하는 나에게 와우의 휴먼캐릭터 디자인은 충격

 

그 자체였다.

 

팔다리가 어찌나 두꺼운지, 8등신에 미남형인 리니지2의 캐릭터를 오랫동안 보다가 와우의

 

휴먼캐릭터를 보니 다리에 힘이 풀렸다.

 

"차라리 괴물이 낫겠다."

 

뼈다귀만 남은 앙상한 언데드종족에게 알수 없는 포스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언데드의 스토리를 천천히.. 읽고.. 해결해가며 와우를 시작한다.

 

리니지2에서 불가능했던 동작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작은 집들마다 출입구가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놀라웠다. 지붕위에도 부드럽게 올라가고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내가 직접 오를수 있었으며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도, 그저 눈요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내가 직접 헤엄치고 잠수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세계다. 살아 숨쉬는 세계다." 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이것저것 고민해보다 리니지2에 접속했다.

 

전체쪽지가 와있었다. 또 다시 피튀기는 혈전이 일어났다는 군주의 공지.

 

정신없이 물약을 챙겨들고 기란마을 앞문으로 향했다.

 

역시나..

 

이혈맹 저혈맹 이리저리 엮여서 전부 문앞에서 찔금찔끔 나왔다 들어갔다 버그를 사용하며

 

말싸움만 거칠게 하고 있던 것.

 

칼과 방패만 들었을 뿐, 전부 키보드 워리어처럼 보였다.

 

그리고 얼마후. 다시 군주에게 쪽지가 날아온다.

 

"잘 해결됐습니다. 혈전이 해제됐습니다. 혈맹원 여러분 이제 사냥하십시오."

 

갑자기 정이 떨어지더라.

 

물약을 빨아가며 제자리에서 몹을 잡고, 리젠되어 또 잡고, 잡고 잡고를 반복하는 것 자체가

 

순식간에 '질림'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와우계정안에서 14레벨이 된채 봉인되어 있는 내 언데드 캐릭터가 그리워졌다.

 

또 무슨 모험이 가디리고 있을까. 지역에서 벗어나면 어떤 곳에 가게될까.

 

얼라이언스는 언제 만나게 되는걸까.

 

 

난 그길로 바로 리니지2를 접었다.

 

그리고 작년까지 와우를 해왔다.

 

그리고 각 서버마다 대표적인 영웅들(네임드)의 동영상들이 떠돌기 시작했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추종자들까지 생겨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즈샤라 서버의 언데드 흑마 '용개(Drakedog)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그에 대한 설화들은 정말 신선했다.

 

그리고 그의 컨트롤 동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파괴흑마가 바닥을 기던 시절, 그의 컨트롤 환상적인 컨트롤 동영상은 파흑을 그야말로 인기최고의

 

탑 클래스로 만들기 충분했다.

 

난 바로 이런 점들이 대단하게 생각됐다.

 

MMORPG주제에 스타크래프트의 프로게이머들을 연상케하는 네임드들의 등장이 정말 대단하게

 

생각됐던 것.

 

리니지1의 각서버 지존이 누구일까? 우린 아무도 모른다. 그저 리니지로 돈을 가장 많이 벌었으며

 

장비와 레벨이 탑이었던 '포세이든'이란 유저는 TV속에서 등장해 익숙했지만 그의 컨트롤 동영상이

 

떠돈 것은 아니다.

 

무조건 돈을 많이 투자하고 그만큼 시간까지 투자를 하면 무조건 지존이 될 수 있는 리니지류의 게임에선

 

절대로 '네임드'가 나올수 없다.

 

현재의 아이온에도 네임드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가?

 

뭐 초기에나 서버 최고의 PVP유저, 라는 동영상이 잠깐 떠돌았지만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게 한계인 것이다.

 

와우를 하면서도 국내에서 오픈하는 모든 게임들을 전부 경험해왔다.

 

단 한개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미 '와빠'였다.

 

무슨 게임이든 초반부터 시작되는 비교대상이 바로 '와우'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

 

내 여자친구가 8등신 미녀다. 거기에 성격도 좋고 날 많이 사랑해준다.

 

하지만 남자가 밥만 먹고 사는가? 가끔 질리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여자들을 쳐다보기도 한다.

 

하지만 내 여자친구만한 여자가 없다.

 

얼굴이 좀 이쁘면 성격이 엿같고, 성격이 좋으면 얼굴이 엉망이다.

 

다른 여자를 만나 원나잇.. 원나잇을 하면서도 결국은 완벽한 내 여자친구의 곁으로 돌아오곤 한다.

 

 

와빠가 무슨 죄인인가? 

 

와빠는 와우 추종자가 아니다. 와우 그 이상의 충격을 받지 못해서 그 울타리안에 영원히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언제나 와우를 최고라 생각하는 매니아일 뿐이다.

 

 

하지만.. 와우 그 이상의 충격을 주는 작품이 나온다면, 난 언제든 와우를 버릴 것이다.

 

내 여자친구보다 더 대단한 여자가 나타나면 그 여자와 결혼할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테라와 아이온은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원나잇 여자들 중에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여자들일 뿐이다.

 

그런 대단하지 못한 여자들이, 우리나라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는 이 현실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Lv43 길더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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