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92166?sid=102‘채 상병 순직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하기 전날인 지난해 8월8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비서실장 격인 박진희 군사보좌관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과 하루에만 13차례 연락(통화·문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같은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데, 이 통화 1시간 뒤부터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에 10차례가 넘는 연락이 오간 것이다.
3일 한겨레가 추가 확보한 박 전 보좌관과 이 전 장관의 13일 동안(지난해 7월28일∼8월9일)의 통화·문자 내역을 보면, 박 전 보좌관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실 행정관 김아무개씨와 8일 오전 8시59분부터 집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같은 날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이 오전 7시55분부터 33초가량 통화한 뒤 1시간여만이다. 김씨는 박 전 보좌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1분19초가량 통화했다. 4분 뒤엔 박 전 보좌관이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17초가량 통화했다. 이들은 이날 전화로만 10차례, 문자로 3차례 소통했다.
8일은 이 전 장관이 국방부 조사본부에게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하기 전날이다. 당시 국방부는 경찰에서 회수한 사건의 처리 방향을 논의하던 상황이었다.
김씨와 박 전 보좌관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지난해 8월9일에도 오후 5시15분께 43초동안 통화하는 등 2차례 연락했다. 두 사람이 13일 동안 연락을 한 것은 지난해 8월8일과 8월9일 이틀이 전부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해병대수사단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했던 피혐의자를 8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의 혐의를 적시하지 않은 채 사건이 경찰로 이첩됐다. 한겨레는 당시 대통령실과의 통화 이유를 묻기 위해 박 전 보좌관에게 여러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이 같은 기간(지난해 7월28일∼8월9일) 신원식 당시 국민의힘 의원(현 국방부 장관) 등과도 2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 전 장관이 먼저 문자나 전화를 건 것은 3차례, 신 장관이 연락한 것은 17차례였다. 당시 신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