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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판사님, 이게 최선입니까?” 엄마의 눈물…끝내 유족 패소로 종결된 ‘변호사 노쇼’ 학폭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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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5 20:55:52


권경애 변호사의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패소한 고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 성동훈 기자

“판사님이 고민하신 결과가 이겁니까? 변호사가 고의로 소송을 말아먹었는데,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이런 결론 내리는 게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이 나라 법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24일 서울고법 민사 583호 법정. 방청석 맨 앞줄에서 선고공판을 지켜보던 이기철씨가 “학교 폭력 소송은 2022년 모두 종료됐다”는 주문을 낭독한 판사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재판부는 굳은 얼굴로 항의하는 이씨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서울고법 민사8-2부(재판장 오영상)는 이날 이씨가 자신의 딸 박주원양의 학교폭력 가해자들과 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의 선고를 진행했다.

이 소송은 10년전에 시작됐다. 당시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 측 대리인을 맡아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그런데 2심 재판에서 권 변호사가 3차례 연속으로 재판에 불출석해 원고 패소로 소송이 종결됐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가 3번 이상 재판에 나오지 않거나 변론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대법원에 상고도 제기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런데 유족 측이 재판을 다시 진행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렸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심리 일정을 다시 잡아달라”는 유족 측 신청을 받아들여 한 차례 변론을 진행했다. 당시 유족 측은 권 변호사를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당시 불출석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기일을 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판결 결과와 별개로, 저희도 이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원고 분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재판부는 “소송 종료라는 결론을 바꿀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3회 연속 불출석해 원고들의 소송이 종결되도록 한 행위는 그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지만, 권 변호사가 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과 별개로 학교폭력 소송이 종료되는 것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법률상 효과”라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의 위법행위에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 소송 종결’이라는 결론을 바꿀 수는 없다는 취지다.

 

 

이씨 측은 ‘변호인이 아닌 원고 본인에게는 변론기일이 통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런 주장은 제도 개선의 차원에서 논의될 수는 있지만, 민사소송법 조항의 효력을 배제할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며 “원고의 학교폭력 소송은 2022년 11월10일 항소취하 간주로 모두 종료됐다”고 했다.

선고를 지켜보던 이씨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증인신청은 왜 안 받아주신 겁니까? 정말 이게 최선입니까?” 항의하던 이씨는 눈물을 흘리며 법정을 떠났다. 통상 선고가 끝난 뒤 재판부에 항의하는 당사자는 즉각 퇴정 명령을 받는데, 재판부는 이씨를 제지하지 않고 말없이 그를 지켜봤다.

이씨는 법정을 나온 뒤 기자회견을 하고 “과연 법이 이래도 되나, 사람을 위해 법이 있어야 하는데 법을 어거지로 끌어다 붙여 사람을 짓밟는 법이 왜 필요한 것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판사라는 자리에 앉아서 ‘더는 구제 방법이 없다’는 말을 하는 저들에게 모멸감을 느낀다”며 “제대로 사안을 바라봐주고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곳이 어딘가에는 있다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위자료 6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지난달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권 변호사가 뒤늦게 유족에게 자신의 잘못을 알리며 9000만원 지급을 약속했던 ‘각서’의 효력도 인정했다. 다만 이씨가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재판소원은 전날 헌재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됐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2416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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