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호 태풍 바비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로 향하지 않고 예상대로 중국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우 강한 태풍이기 때문에 그 경로에 살짝 비껴있는 대만은 증권시장까지 쉰다고 하네요.
위성영상으로 봐도 왠만한 육지는 금새 쓸어버릴 것 같은 태풍이지만 사실 의외로 태풍은 자신의 세력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태풍의 힘은 바닷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뿜어내는 열이기 때문에 일단 높은 수온을 가진 바다 위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태풍이 생기더라도 바다 수온이 26도 보다 낮으면 금방 죽어버립니다.
육지에 올라오면 바닷물 자체가 없기 때문에 역시나 소멸합니다.
이 외에도 아주 다양한 조건들이 지켜져야 그 세력을 최소한으로 덜 까먹을 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성한 태풍이 오는 게 생각 외로 어렵습니다.
(태풍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써보겠습니다.)
아무튼 9호 태풍이 아무리 슈퍼 태풍이라고 해도 중국 대륙에 들이박는 순간 급속도로 약해지기 시작할 겁니다.
JTWC의 태풍 예상을 보더라도
상륙직후만 해도 65노트 그러니까 초속 약 33.4 m/s, 시속으로는 약 120 km/h였다가
내륙으로 들어간 뒤에는 45노트 초속 약 23.15m/s, 시속 약 83.3km/h 으로 약화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세기를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어지간한 태풍이었으면 중국 내륙에서 12시간을 유지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무튼 9호 태풍은 중국 내륙으로 들어가서 태풍으로서의 수명은 끝날 예정이지만, 그 영향력까지 소멸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가능성의 하나이지만 현재 기상예측 모델이 그리고 있는 예상도를 보여드리면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7월 14일 03시 예상 일기도
산동반도 서쪽까지 침투한 9호 태풍 바비는 이때 쯤이면 중심기압도 989hPa로 굉장히 약화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 시기 쯤이면 태풍으로서의 최소 자격인 17m/s 이상의 바람을 간신히 지키거나 아마 이마저도 유지 못하고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겁니다. 그리고 온대저기압이 변질되었다가 저기압으로서의 흐름을 잃어버리면서 소멸하겠죠.
(태풍이 열대저압부가 되는 건 약화, 온대저기압이 되는 건 변질이라고 표현합니다.)
문제는 이 이후입니다.
2. 7월 14일 21시 예상 일기도
중심부의 기압은 989hPa로 비슷하지만 주변부에 색깔이 뭔가 알록달록해졌습니다.
바람은 약해졌을지언정 비구름은 다시 강해진 겁니다.
보통 태풍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었다하더라도
태풍 자체가 품고있던 열대바다의 열기와 수증기까지 한번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강한 태풍일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품고 있는데 9호 태풍은 굉장히 강한 태풍이기 때문에 역시나 엄청난 수증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 상공 5000m 에는 영하의 찬공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뜨거운 공기가 영하의 찬공기를 만나 식게되면서 수증기는 응결되어 물로 변하게 됩니다. 비가 된다는 소리죠.
그리고 이 온대저기압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3. 7월 15일 09시 예상 일기도
이제는 온대저기압이 된 9호 태풍을 따라 비구름 중 일부가 중부지방을 지나는 모식도가 그려졌습니다.
윈디로 보니까 더 뚜렷하게 잘 보이네요.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예측 모델은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해서 기상청의 중기예보는 일단 비를 예보해놓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7월 15일이면 무려 5일 후의 미래이기 때문에 이대로 안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보를 내놓으면서 달라질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굉장히 송구스럽지만, 그 누가 예보를 내놓더라도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는 당일 예보도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변동성이 큰 여름에서의 5일 뒤 예보는 정말이지 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이시는 게 좋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이게 최선을 다 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ㅜ)
면피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말을 덧붙이느라 글이 길어졌는데 여기까지 두서 없는 글을 읽어주신 분들을 위해 요약을 남기면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1. 15일 전후로 비 가능성이 존재하니 일정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태풍은 약화, 변질, 소멸되더라도 얼마든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