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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수필 은전한잎 패러디

낭만달팽이
댓글: 3 개
조회: 413
2013-03-21 09:53:53


레일건 한 입

내가 말라노프카에서 본 일이다.
늙은 센츄리온 하나가 전장에가서 떨리는 포로 APC탄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포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이는 죄인과 같이 티거의 몸통을 쳐다본다. 티거는 센츄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도탄이 나지 않는 걸 보고 '맞소 ' 하고 내어 준다. 그는 ' 맞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탄을 재장전하며 헐다운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엘 할루프를 찾아 들어간다. 장전을 하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다시 그 APC탄을 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관통이 되는 탄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그 포를 어디서 훔쳤어?"
센츄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럼 골탱에서 떼어왔다는 말이냐? "

"누가 그렇게 큰 포를 공유합니까? 빼면 계정정지는 안 먹나요? 어서 도탄 내십시요."
센츄는 포를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 좋소' 하고 도탄 내었다.

그는 얼른 재장전하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 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포탄이 빠지지나 안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치른 손바닥이 신형포탑위로 그 탄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바위 뒤 으쓱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풀 숲 사이로 쭈그리고 앉아서 탄을 재장전 하더니 조준경을 조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맞아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엔진소리에 움칠하면서 포탑을 짤짤니로 숨겼다. 그리고 떨리는 궤도로 후진으로 달아나려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뺑뺑이 돌리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레일건을 줍니까? 바늘포 한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데미지 들어가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경험치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크루세이더를 크롬웰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레일건 한 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포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포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포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포, 레일건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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