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랜전을 쉬는 날이기도 하여,
쿠에케나 디씨와따빡 같은 대우 좋고 고수 많은 상급클랜의 모병관들은 모를만한 고충과 모병활동에 대한 썰들을 털어놔 볼까 합니다.
물론 오다진도 마찮가지로 고충이 있을 것이겠습니다만, 제가 아는 바는 모병관 분야 하나니까요.
고수들이 즐비한 옥토클랜을 상대로 몇 일간 연승을 해내며 어제자로 라치오를 접수하고..
잘 나가는 듯 보이는 저희 파브르 클랜에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도스카랑 드라키, 로카, 옥토 같은 메이저 클랜들을 상대로 이기는건 꿈도 못 꿔보고..
좆밥계의 아레테를 목표로 하위클랜들하고만 싸우며 기뻐하던 시절..
당시의 유능한 사령관과 여타 간부진들이 오랜 전투피로를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때는 월탱 동접자 12000명에 파브르 역시 1.5-2.5개중대까지 나오던 시절..
순식간에 클랜의 분위기는 망클로 가고, 1개 중대마저도 나올랑말랑 하는 시기.
전 클랜을 떠나기 싫었고, 살려보고자 잠깐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곤, 모병관의 지위를 달라 요청했죠.
당시 저희 클랜의 모병관은 중대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그저 잠깐 거치는 거의 '무쓸모'의 직책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전 '가입승인','모병'에 대한 전권을 요구했고, 다른 어떤 간부진도 그에 대해 터치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요약 : 현재 파브르에 가입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모병관을 거쳐야 합니다. 사령관이나 부사령관이 낙하산을 하고 싶더라도 모병관을 거쳐야 합니다)
자.......
권한을 얻었습니다. 그리곤 또 다른 고민에 빠졌습니다.
1.일베클
2.중간급 클랜
위의 사유로 사람 모으기가 쉽지 않았죠.
베리굿맨 이상은 저희 클랜을 거들떠 봐주지도 않았고, 일베클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습니다.
게다가 파브르에는 다른 중간급 클랜들과는 달리 강력한 유명인도 없어 "오시겠어요?" 하면 끌릴만한 사람도 없었죠.
AD하면 타나토스,
ACE하면 카미노카쿠 혹은 그라프아이젠
1개중대도 겨우 나오는 위기상태인만큼 메인모병관 + 오른팔모병관 + 왼팔모병관 = 3모병관 체제를 가동하여, 어쨌거나 클랜전 수행이 가능한 클랜원을 데려와야 했습니다. 실전으로 따지면 보충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전투가능자원을 지속적으로 충원시켜야 하니까요.
혹시 영화 '머니볼'을 보셨는지요?
재능있지만 막장테크를 타고 있는 값싼 선수들을 모아서 메이저리그 막장팀을 강팀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입니다.

네. 제가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일베클이라고 앞뒤 없이 욕부터 먹고, 중급 클랜에 망클이라고, 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는 클랜의 모병관...
그렇다면 찾아내고, 설득해야 했습니다.
WN7 레이팅이 1000이 안 되더라도 함께 소대를 뛰며 테스트를 해보고 아 이건 1000의 실력이 아니다 판단되어 가입시키고,
레이팅이 1000언저리에 기복이 심하지만, 자기자리 잡는 순간 게임을 주도하는 자주포도 발견하여 눈여겨 보고 있다가 스카웃하고,
레이팅은 보잘것 없지만 피 없는 아군을 가려주며 피해를 분산시켜주는 센스 있는 전차장도 스카웃하고,
그렇게 제 수첩에 적힌 인원들은 늘어났고, 대부분은 거절 당했으며, 그래도 스카웃하기 위해 열심히 했습니다.
이 사람은 맞는걸 잘하고, 이 사람은 공격적 스타일이며, 이 사람은 이타적인 스타일이고. 등등.. 클랜전에선 이런 역할을 잘 해내겠는데.. 이걸 잘 하겠는데.. 되뇌면서 말이죠.
이런 활발한 모병(스카웃)활동과 더불어, 기존 파브르 멤버들의 소개로 엑셀맨도 들어오고, 베리굿맨들도 팀에 꽤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두어달전 저희와 전투를 했었던 도스카, 드라키 분들과 승과 패를 반반씩 주고 받으며 치열한 전투를 치뤘던 에버리지맨들이 위의 과정으로 모인 인원들이었습니다. 드라키 도스카 1군은 엑셀에 유니컴이 즐비한 반면, 파브르는 엑셀맨도 한두명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뱃보이에 상당수가 에버리지맨인 구성으로 전투를 했죠)
그와 더불어 전투피로로 휴가를 갔던 과거 파브르 멤버들이 속속들이 복귀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다시금 파브르는 엉망진창이 되고 맙니다. 신-구 구성원들이 전투를 함께 하다보니 손발이 안 맞는 것이죠.
오-다는 짜증을 내고, 그 짜증에 못 견디고 떠나는 클랜원까지 생기게 되었죠.
클랜에는 또 한번의 개혁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한 번 내부 정비를 시작했죠.
그리곤 현재의 파브르가 되었습니다.
수어달이 걸려 개혁에 개혁을 거듭했고, 현재 파브르클랜은 제가 가입한 뒤, 역대 가장 강력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현재도 개혁은 진행 중입니다. 어떻게하면 더 나아질까 간부진은 연구하고, 의견을 내고 하고들 있거든요.
미래에 대비한 중대장도 여러명 양성중에 있습니다.





멤버구성 역시 그렇습니다. 레이팅도 레이팅이지만, 엄선된 뱃보이와 에버리지들은, 클랜전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클랜들과는 달리 가입조건란에 레이팅 혹은 승률조건이 없는 이유가 지금껏 말한 이유 때문입니다.
굿맨이 되었건, 에버리지가 되었건 뱃보이가 되었건. 보여지는 데이터들 속에서 장단점을 파악해 내어 판단을 정확히 해내는게 모병관이 할 일이거든요.
'레이팅이 다가 아니다'는 말은 연구하는 간부진과, 좋은 지휘관이 있을 때, 긍정할 수 있는 말이 됩니다.
(사실 다른 클랜들과 수 많은 전투를 뛰다보면 종종 놀랍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대게의 경우 대등한 전투를 펼치는데, 그간 저희보다 레이팅이 떨어지는 구성원들로 전투에 참여하는 클랜은 U모 클랜 외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일 다시 라치오를 뺏기고 보트를 탈지, 아님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쓰러져가던 클랜의 모병관에서, 강한클랜을 상대로 연승하며 로마라는 핵심요충지를 가진 클랜의 모병관이 된 것이 너무도 기쁩니다.

글이 너무 길었나요?
월탱의 클랜 시스템을 실제 군시스템에 대비해 해보자면,
사령관 - 대대급 지휘관
부사령관 - 대대급 참모부
중대장 - 중대장,신교대
모병관 - 보충대,인사처
외교관 - 공보부
회계관 - 경리부
정도로 보시면 되고,
저 구성이 모두 잘 돌아가야 클랜이 잘 돌아간다 할 수 있는 것인데, 모병관 역시도 그 중 하나라는 썰을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클랜전은 정말 재밌는 컨텐츠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른 게임 할 때 길마 하면서 고통받았던거 생각하면 그렇게 진지하게 안 하려 하는데, 하다보니 재밌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좀 흐지부지 됐지만, 이렇게 모병관 썰을 마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