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그사론의 수수께끼의 상자'는 네루비안의 영웅등급 고고학 희귀 발굴품으로써, 수많은 경첩, 걸쇠와 장식, 잠금장치들이 달려있고, 그 상자 안에선 음침한 속삭임이 들려와 열기 힘든 수수께끼의 유물입니다. 고대 신 요그사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이 불길한 유물은 우리에게 아제로스의 깊은 심연에 잠긴 어둠의 신들과 그들의 비밀들에 대해 속삭입니다.
음침한 검은 숲과 일곱 눈을 가진 검은 염소, 죽은 나무 아래서 내려다보는 까마귀, 깊은 산 속에서 꿈꾸는 집들. 그리고 그 중 많은 부분은 대양의 바닥에 도사리는 어둠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신.
요그사론은 심해에 잠들어 있는 거대한 고대의 공포에 대해 속삭입니다. 그것은 어느 한 도시와 그 안에서 누워 잠들어있는 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죄악과 광기가 도사리는 고대의 도시. 그 잠들어 있는 땅에는 물에 잠긴 신과 광기의 존재만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윤곽만이 드러났던 고대 신의 암울한 영향력은 대격변에서 위협적인 실체로 드러났습니다. 그 배후에는 크툰과 요그사론과는 다른 거대한 어둠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 내 오브젝트와 여러 존재들의 입을 빌리면, 저 깊은 심해에는 이 모든 재앙들의 원흉인 헤아릴 수 없는 악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블길한 은유와 추종자들의 찬양으로 그를 암시하는 대사와 함께 요그사론의 수수께끼의 상자에서 언급하는 심해의 악의 존재는 바로 대격변에서 새로 밝혀진 고대 신, 느조스(N'Zoth)입니다. 물에 잠긴 신이란 심해에 잠들어 있는 고대 신, 느조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느조스는 크툰, 요그사론에 이어 세번째로 공개된 고대 신입니다. 그리고 네번째 고대 신 이샤라즈가 밝혀진 현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비밀스런 존재입니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느조스의 혼돈의 권능을 섬기는 자들은 많았고, 그 어두운 영향력은 아제로스의 역사에 크나큰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느조스의 촉수가 뻗친 곳은 하나같이 거대한 사건들 뿐. 요그사론에 맞먹는 혹은 그 이상의 만악의 근원.
그는 다른 고대 신들과 함께 넬타리온을 타락과 광기로 몰고 간 고대의 악으로 지목받는 존재이며, 세계의 분리로 나즈자타와 함께 수몰되어가던 아즈샤라에게 구원과 더 강한 힘을 약속하며, 그녀를 흉측한 나가로 바꾼 유력한 존재로 추정됩니다. 또한 그는 에메랄드의 꿈의 악몽의 원흉이며, 아물지 않은 '알른의 균열'(Rift of Aln)에서 새어나오는 심해로부터의 태곳적 악의 기운의 근원입니다. 그는 나가 군단이 정령왕 넵튤론과 파도의 왕좌를 제압하도록 힘을 보탰으며, 데스윙을 통해 아제로스에 황혼의 시간이 도래하도록 혼돈의 군세로 그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아제로스를 뒤흔든 굵직한 대사건들엔 고대 신 느조스가 배후에 존재했습니다.
이런 엄청난 사건들의 배후임에도 느조스는 모습은 커녕 목소리조차 나온 적이 없는, 베일에 싸인 미지의 존재입니다. 현재까지 나온 느조스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를 이르는 무시무시한 약간의 암시들만이 전부이지만, 느조스의 원본이 되는 존재에 대해 알아본다면 조금이더라도 그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느조스의 원전, 조스 오모그.
느조스는 여타 다른 고대 신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크툴루 신화의 패러디입니다. 느조스(N'Zoth)의 이름으로 미루어보아, 이는 그레이트 올드 원 중 하나인 조스 오모그(Zoth Ommog)의 패러디라 여겨집니다.
'그레이트 올드 원 중 하나인 조스 오모그. 크툴루의 셋째 아들이며, 리예 깊은 곳에 잠들어있다.'
조스 오므그는 후대작가인 린 카터(Lin Carter)가 구성한 '조딕 신화 시대'(Xothic legend cycle)의 주요 세 신이자, 크툴루의 세 아들 중 막내로 그려지는 고대의 신입니다. 그는 다른 형제들처럼 녹색 쌍성 조스(Xoth)의 궤도를 도는 한 행성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조스 오모그의 외형은 공룡과 같은 두상에, 주위로 무수한 촉수가 뻗어나와있으며, 원통형 몸에는 불가사리와 같은 넓적한 다리 네 개가 달려있는 형상입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는 모르나, 원뿔형 몸체 아래에 복족과도 같은 것이 달려있다고 추정되며, 이것을 이용해 심해 밑바닥을 기어다닌다고 합니다.
또한 조스 오모그는 크툴루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의 아비와 같이 사람들의 꿈에 영향을 미치며 간섭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조각상은 가까이 접근하면 필멸자를 광기로 몰아가게 한다고 합니다.
조스 오모그는 과거 선주신(Elder Gods)들에 의해 리예 밑바닥에 봉인되어 심해에 구속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는 형제이며, 크툴루의 차남인 이소그타(Ythogtha)와 함께 유기아로부터 숭배받고 있습니다.
조스 오므그의 특징은 현재 드러난 느조스의 모습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조스 오므그가 꿈에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은 느조스가 에메랄드의 꿈에 악몽을 불어넣어, 전 아제로스의 생명들의 꿈과 정신에 악영향을 끼친 것과 유사합니다. 또한 선주신들에게 패배해 리예 심연에 구속당한 것은 티탄에게 패배해 심연에 봉인당한 고대 신과 유사합니다.
이런 특성은 조스 오므그의 아버지인 크툴루와도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해저도시에 잠들어 있다는 점, 사람의 꿈에 간섭한다는 점 등...정확히는 조스 오므그가 크툴루와 닮은 구석이 많고, 이런 조스 오므그를 패러디한 느조스와 크툴루 간의 공통점도 많다고 볼 수 있는 거겠죠.
크툴루를 패러디한 크툰은 원전과는 전혀 다른 특성인데 반해, 오히려 느조스가 크툴루와 더 닮은 구석이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가라앉은 도시에서, 그는 누워 꿈을 꾸고 있다."
(In the sunken city, he lays dreaming...)
이 문구는 '크툴루의 부름'에서 광신도들이 외는 유명한 주문인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황금가지판 기준 음역: 판글루 글루나파 크툴루 리예 가나글 파탄)을 패러디한 것으로 "죽은 크툴루가 그의 처소인 리예에서 꿈꾸며 기다린다."라는 뜻입니다.
느조스는 요그사론이 속삭였듯이, 가라앉은 도시에 누워 심연의 어둠 아래 숨어있습니다. 다른 고대 신들이 티탄에 의해 건축된 거대한 감옥에 구속되어있거나, 갈가리 찢겨 심장만 남긴 채 금고에 봉인된 것과는 달리 느조스는 어딘지 모를 대양의 깊은 바닥에 잠겨 웅크리고 있다고 합니다. 개발진은 티탄은 느조스를 패배시킬 수 없었으며(The Titans couldn't defeat it),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언급까지 합니다.
출저(Lore 항목 마지막)
이것은 아마 크툰과 요그사론처럼 티탄의 감옥에 가둬 철저히 봉인시키지 못하고, 심해 깊은 곳에 니알로사와 함께 침몰시킨 수준에 그친 것을 뜻하지 않나 싶습니다. 티탄 VS 고대 신, 이 신들의 전쟁에서 느조스는 다른 여느 고대 신들과는 달리 완전히 제압당하지 않고, 티탄에 의해 혹은 스스로의 의지로 대양 아래로 니알로사와 함께 침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추측일 뿐입니다만,
티탄이 느조스를 패배시키지 못했다고 한다면, 느조스가 얼마나 강한지 상상도 안 가지만, 판테온이 고대 신을 겨우 때려잡았다는 개발자의 답변
"연합된 판테온은 단지 분열된 나의 섬뜩한 주인들(고대 신)에게 간신히 승리한 것 뿐이다."(the Pantheon, united, only barely triumphed over my eldritch masters, divided,)
출저 이 있는 걸로 보아 아마 굉장한 난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쩌면 느조스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다른 고대 신들보다 더욱 강대한 고대 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에 잠긴 신의 심장은 검은 얼음이다."
(The drowned god's heart is black ice...)
그의 심장은 검은 얼음이라 표현됩니다. 이것이 고대 신의 냉혹함과 끝을 모르는 어둠의 추위에 대해 말하는 단순한 비유인지, 아님 '살게라스의 눈'과 비슷한 뉘앙스로 어떤 실체적인 검은 얼음, 혹은 그를 본딴 아티팩트 따위를 뜻하는 것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그의 심복인 장군 존오즈도 그의 심장에 관한 언급을 합니다.
"느조스의 심장 안을 응시하라." - 장군 존오즈.
(Gaze into the heart of N'Zoth.)
이미 고신(故神)이신, 이샤라즈의 심장.
어쩌면 물에 잠긴 신의 신체의 일부로써의 심장 그 자체를 말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앞서 파멸한 고대 신 이샤라즈의 검은 심장과 그 끔찍한 힘을 목격했습니다. 이 검은 얼음의 심장도 그와 비슷한 느조스의 신체 일부일 수도 있으며, 차후 느조스가 등장하면 이 검은 얼음의 심장은 뭔가 중요한 실마리가 될지도 모릅니다. 어째 크툰의 뱃속이라든가, 요그사론의 뇌, 이샤라즈의 심장 같은 고대 신의 장기 일부는 항상 나오는 것 같네요.
"그 물고기들은 비밀을 모두 알고 있다. 그들은 추위를 안다. 그들은 어둠을 안다."
(The fish know all the secrets. They know the cold. They know the dark.)
저 물고기들은 나가들을 의미한다는 설이있습니다. 고대 신과 동맹을 맺은 나가들은 저 대양의 바닥에 누워있는 어둠의 존재를 알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둠의 추위를 알고있을 겁니다. 느조스가 준동하는 그 날에, 고대 신을 따르는 아즈샤라와 나가들도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느조스는 여러모로 기대를 많이 받고있는 흥미로운 고대 신입니다. 처음 언급된 대격변에서 지금까지도 그 그림자조차 볼 수 없는 비밀스런 존재이니 말이죠. 게다가 티탄이 패배시키지 못했다는 언급과 여타 고대 신들보다 더 큰 스케일의 사건의 흑막인 느조스는 상당히 비범한 고대 신인 것 같습니다. 느조스의 군대는 크툰과 요그사론의 군대와 맞서 싸웠다는데, 이 문구가 크툰&요그사론의 연합군이 느조스와 맞섰다는 것인지, 아님 크툰과 요그사론과 느조스 이 세 고대 신의 삼파전이었는지는 애매합니다. 만일 전자라면 느조스의 군대는 다른 고대 신들보다 더 강대했다는 뜻이겠죠. 물론 확실친 않습니다.
느조스가 언제 나타날지는 알 수 없지만, 곳곳에서 나가의 부상과 함께 그가 깨어날 두려운 징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 확장팩이 되든 다다음이 되든, 느조스가 심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은 머지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