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도시 혹은 가라앉은 도시, 니알로사(Ny'alotha)의 존재는 '요그사론의 수수께끼 상자'에서 처음 드러났으며, 그 후 이샤라즈의 속삭임으로 다시 그 이름이 언급됩니다. 그곳은 셀 수 없이 많은 죄악으로 가득한 광기의 장소이며, 그 잠자는 땅엔 물에 잠긴 신과 광기의 존재만이 돌아다닌다고 하는 끔찍한 곳이라고 묘사됩니다.
수수께끼의 상자로부터 들려오는 요그사론의 귓속말 중 많은 부분이 그 잠든 땅에 대해 얘기하고, 잘라토로부터 들려오는 이샤라즈의 환청또한 니알로사의 이름을 속삭이며 그 존재를 암시하고 있지만, 그곳은 여전히 베일에 감싸인 미지의 장소이며, 고대 신 떡밥의 최대의 수수께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니알로사는 단지 그것을 이르는 몇가지의 암시만으로도 원시 아제로스를 지배했던 고대의 암울한 영향력을 느끼게 해줍니다.
잠자는 도시.
신화 속 도시.
니알로사는 단지 추측만 무성할 뿐 별달리 밝혀진 정보가 없습니다. 선사시대의 사건들은 그 기록이 모호하고, 수가 적으며, 특히 티탄의 도래 이전과 그 직후는 말그대로 미지의 역사입니다. 그러니 니알로사에 관한 얘기들은 지금으로썬 모두 추측의 영역이죠. 그럼에도 유저들이 니알로사의 형태와 기원에 대해 나름의 추측이 가능한 건 이 니알로사의 원전이 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대 신의 원류가 되는 크툴루 신화, 고대의 암흑 신화로부터 미지의 공포인 니알로사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동안 어둠 속에 감춰진 고대의 도시, 수없는 악의 존재들과 끝을 모르는 어둠이 뒤덮은 해저 도시라는 컨셉은 이것으로부터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바로 옛지배자인 그레이트 올드 원들이 잠든 오래된 땅. 크툴루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지명이자, 대표적인 장소, 리예(R'lyeh)입니다.
리예, 혹은 르뤼에, 위대한 크툴루가 잠들어 있는 암흑 신화 속의 고대 도시.
리예는 위대한 크툴루(Great Cthulhu)를 섬기는 자손들인 크툴리(혹은 크툴루의 별의 자손들)가 그들의 주인을 위해 지은 거대 도시로, 고대 초대륙인 무대륙(Mu)을 구성하던 땅이자 수도였습니다. 그러나 과거 원인모를 거대한 지각 변동과 재해로 인해 태평양 바닥으로 가라앉아 지금은 불멸의 영면에 든 저주받은 신들의 영지입니다. 그 안에는 크툴루를 비롯해 그가 보호하는 그레이트 올드 원들 및 그의 자손들이 언젠가 깰 깊은 잠에 빠져있으며, 그 외 크툴루와 동맹이거나, 그를 섬기는 다른 종족들이 보호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리예는 크툴루 신화군 작품에서 가끔 언급되거나 등장하는데, 소설에서 묘사되는 그 단편적인 외형은 실로 지구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비정상적으로 일그러진 외계의 기하학으로 이루어진 불가해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묘사합니다. 소설 '크툴루의 부름'(The Call of Cthulhu)에선 한 때 잠시나마 그 일부분이 부상했으나, 머지않아 다시 수면 아래로 침몰했습니다. 훗날 먼 미래에는 다시금 부상하여 두려운 모습을 드러내 그 안에 잠든 광기의 신들의 부활과 함께 억겁의 세월 동안 고여있던 독기를 퍼뜨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진정한 주인들이 귀환하여 잃어버린 영지를 되찾아, 찰나의 지배자일 뿐인 인류에 종말을 가져다 준다는 불길한 미래상을 곳곳에 암시하고 있습니다.
고대 신이 잠들어있다는 니알로사, 그리고 그레이트 올드 원이 잠들어있는 리예. 이 두 도시는 모두 가늠할 수 없는 고대의 시간부터 존재했으며, 지금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통점을 들어 고대 신의 지배시기의 니알로사에 대해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니알로사는 아마 고대 신들이 공포와 폭력으로 원시 아제로스를 통치하던 시대부터 존재한 도시일 겁니다. 그렇다면 아제로스에 존재한 최초의 문명이자, 고대 신에 의해 통치되던 신정국가인 일명 '검은 제국'(Black Empire)의 영토 중 일부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제국의 수도일 수도 있으며, 혹은 어느 한 고대 신의 영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 도시는 고대 신을 섬기는 하수인들이 주인들을 위해 건축한 도시일 것이며, 그곳엔 고대 신을 숭배하는 불경한 제단과 거대한 사원과 함께 그들을 숭배하는 스폰들과 하수인 종족들이 우글거리는 곳이었을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얼굴 없는 자를 비롯한 수많은 종복들이 기어다니고, 정령들이 분노로 날뛰며, 곤충형 종족 아퀴르가 하늘을 뒤덮은 만마전 그 자체였겠죠.
"가라앉은 도시에서, 그는 누워 꿈을 꾸고 있다."
(In the sunken city, he lays dreaming...)
가라앉은 도시 니알로사는 처음부터 해저도시는 아니었을 겁니다. 가라앉았다는 언급을 보면 적어도 처음부터 물에 잠겨있진 않았다는 뜻이겠죠. 아제로스에 군림하는 강대한 검은 제국의 일부로써, 혹은 그 중심부로써, 고대 신의 혼돈의 권능이 뒤덮은 대륙 위에서 위압적이며, 음울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겠죠. 허나 거대한 사건이 아제로스를 강타하면서 고대의 도시는 침몰했을 겁니다. 바로 찬탈자들의 도래와 티탄과 고대 신의 충돌, 신들의 전쟁이 전 아제로스를 휩쓸었던 것입니다.
티탄에 의해 고대 신들의 보루는 무너지고, 검은 제국은 와해가 되었습니다. 고대 신들과 제국의 군대는 심연 아래 속박되고, 어둠의 신들을 섬기던 사악한 종족들은 흩어져 버려 찬탈자들의 시대와 새로운 질서가 도래함을 알렸습니다. 아제로스를 뒤덮었던 혼돈의 권능과 어둠의 군세가 창조주의 불길에 씻겨내려가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 신들의 성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금까지도, 니알로사의 어두운 존재가 오늘날까지 암시되고 있습니다. 이로보아 니알로사는 다른 영지들과는 달리 고대 신들의 끔찍한 비밀과 어둠을 안고서, 티탄의 손길을 피해 그곳을 다스리던 신과 함께 대양의 바닥으로 가라앉은 듯 합니다.
혹은 니알로사는 티탄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질서를 몰고 온 찬탈자의 손길이 고대의 혼돈을 상징하는 광기의 도시를 빛조차 닿지않는 대양의 바닥 아래에 가둬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 꿈틀거리는 악을 '잠재웠을' 겁니다. 다만 찬탈자의 손길이 니알로사에 어느정도로 미쳤는지는 알 순 없습니다. 티탄의 감옥이 니알로사에도 건축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대양의 바닥에 잠긴 채 잠들어 있으며, 그곳에 여전히 돌아다니는 광기에 대한 언급은 적어도 다른 고대 신들의 보루와는 달리 심해 아래서 태곳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고대 신들이 티탄에 의해 패배해 그 성채가 파괴되고, 뿔뿔이 흩어져 아제로스 지하 깊은 곳에 갇힌 채로 티탄의 감옥 속에서 엄중한 감시를 받는 것에 비하자면, 니알로사와 물에 잠긴 신이 대양의 바닥 아래로 침몰한 점에선 비교적 티탄의 영향력이 크게 닿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어느 쪽인지 알 길은 없지만 어찌됐건 니알로사는 아직도 건재하며 빛조차 닿지않는 어둠 아래 도사리고 있습니다.
"니알로사의 잠자는 도시에는 광기의 존재만이 돌아다닌다."
(In the sleeping city of Ny'alotha walk only mad things...)
잠자는 도시 니알로사에 도사리는 '광기의 존재'는 물에 잠긴 신과 그로부터 기원한 고대 신들의 스폰들을 지칭함이 유력합니다. 혹은 고대 신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해저 도시에서 크툴루와 함께 잠들어 있는 자손들처럼, 고대 신도 그의 곁을 지키는 하수인들과 함께 니알로사에 잠들어있을 겁니다.
그것은 고대 신의 대표적인 종복인 얼굴 없는 자들(Faceless Ones)을 가리키는 걸지도 모릅니다. 태초부터 고대 신을 섬겨온 고대의 종족인 얼굴 없는 자들은 두족류 얼굴에 촉수를 갖고있는 해괴한 고대 생명체들입니다. 고대 신 세력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존재들이죠. 검은 제국의 구성원이었던 아퀴르는 대륙 위에 뿔뿔이 흩어졌지만, 고대 신의 충직한 종복들인 얼굴없는 자들은 가라앉은 도시 안에 남아 그들의 주인 곁을 지키고 있을 겁니다.
얼굴없는 자의 자잘한 설정은 D&D의 사악한 생명체인 일리시드(Illithid)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은 실로 그 둘의 원전인 크툴루 자손들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특히 노스렌드에서 등장한 요그사론 휘하의 코끼리를 닮은 얼굴 없는 자들보다, 바쉬르 근해에서 새로이 나타난 수중의 얼굴 없는 자들은 크툴루와 더욱 흡사한 두족류의 얼굴을 취하고 있지요. 이 수중의 얼굴 없는 자들은 요그사론을 섬기던 얼굴 없는 자의 군세와는 다른 부류로 보입니다. 대격변에서 준동하는 물에 잠긴 고대 신과 함께 서서히 깨어나, 수면 위로 올라온 무리들인 듯 합니다.
아님, 얼굴 없는 자들과는 다른, 혹은 그 이상으로 더 두렵고 끔찍한 존재들이 대양의 바닥에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소라스나, 고라스, 슈마와도 같은 경악스런 촉수달린 거대 생명체일 수도 있으며, 우리가 전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 무언가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언젠가 우리는 그 공포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니알로사의 이름.
"니알로사는 오래되고, 끔찍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범죄의 도시이다."
(Ny'alotha is a city of old, terrible, unnumbered crimes...)
니알로사를 묘사하는 이 문구는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소설인 '니알라토텝'에 나오는 어느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내가 사는 곳, 거대한 범죄의 온상이자 끔찍한 이 옛 도시에 니알라토텝이 나타났을 때를 기억한다." - 황금가지판 번역.
(I remember when Nyarlathotep came to my city the great, the old, the terrible city of unnumbered crimes.)
'니알로사'(Ny'alotha)라는 이름에서 크툴루 신화를 아시는 분들은 어느 한 이름을 떠올리셨을 겁니다. 바로 저 구절에도 등장하는 그 유명한 '니알라토텝'(Nyarlathotep)입니다. 그런데 저 니알라토텝이란 이름은 크툴루 신화에 등장하는 어떤 지명이나, 도시를 이르는 명칭이 아닙니다. 니알라토텝이란 이름은 암흑 신화의 일원으로써, 그레이트 올드 원이자 그들의 전령으로서 사역하는 궁극적인 혼돈의 대변자인 어떤 고대의 존재의 이름입니다.
'혼돈의 존재, 니알라토텝. 기어오는 혼돈, 검은 사자, 어둠의 유령 등, 다양한 이명과 수천의 화신을 지닌 얼굴 없는 신.'
니알라토텝은 크툴루 신화 내에서 위대한 크툴루와 함께 가장 유명한 신이며, 신화 내에서의 위치와 역할도 여타 고대의 신들과는 다른 굉장히 독특한 존재입니다. 다른 그레이트 올드 원들이 인간의 존재와 인류 역사에 무관심한, 초월적인 존재로 묘사되는데 반해, 니알라토텝은 인류에 흥미를 가지며, 인간사 혹은 개인사에도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존재로 그려지는 등 유일하게나마 인간성에 근접한 무언가가 보여지는 독특한 신격입니다.
그는 인류에게 금단의 지식과 그릇된 지혜를 속삭이고 이로 하여금 인류가 자기파멸의 실마리를 움켜쥐도록 하는 트릭스터이며, 광기와 혼돈이 퍼지는 것을 즐겨하는 혼돈의 존재로 묘사됩니다. 그는 총체적 혼돈을 대표하는 화신으로, 모든 것을 좀먹으며 끝없이 난타하는 검은 대양의 파도를 몰고오며, 궁극적인 혼돈의 중심으로부터 퍼져나오는 파멸의 물결인 '기어오는 혼돈'(Crawling Chaos)과 동일시되기도 합니다.
니알라토텝은 또한 신화의 일원으로썬, 우주의 중심이며, 모든 것의 근원인 데몬 술탄, '아자토스'(Azathoth)의 심복으로 그와 긴밀하게 결속된 존재로 묘사됩니다. 니알라토텝은 데몬 술탄의 불가해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항시 대기하는 심복이며, 또한 다른 외계의 신들과 그레이트 올드 원들의 뜻을 받들어 사역하는 전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때문에 니알라토텝은 다른 신들처럼 인간들로부터 숭배받기 보다는 고대의 공포를 섬기는 비밀교단과 신도들을 격려하며, 그들을 이끄며 태고의 신들을 섬긴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레이트 올드 원의 의지가 곧 그의 의지이기 때문에 그는 인류의 입장에선 대단히 악의적이며, 또한 두려운 존재입니다. 이 신출귀몰하며 변화무쌍한 고대의 전령은 신화체계상으로 외계신(Outer Gods)이며, 그레이트 올드 원(Great Old Ones)에 속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니알라토텝은 크툴루 신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존재입니다. 때문에 그의 오마쥬가 나온다면 니알라토텝의 이름을 딴 고대 신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고대 신이 아닌 해저도시의 이름으로 패러디되었습니다.
니알로사가 리예와 니알라토텝, 이 둘을 패러디했으나, 니알라토텝과 리예의 연관성은 크툴루 신화 내에서 그리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니알라토텝은 그레이트 올드 원의 전령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크툴루를 비롯한 많은 고대의 존재가 잠들어있는 리예에 대해 알고있으며, 언젠가 리예가 부상하는 날에 부활한 그레이트 올드 원들을 섬기며, 그들의 의지를 받들 것입니다. 허나 굳이 니알라토텝의 이름을 다른 고대 신이 아닌 도시에 이름으로 패러디한 것에 대해선 별달리 짐작가는 바가 없습니다.
그레이트 올드 원들의 사악한 의지의 대변자이며, 그 자체인 니알라토텝의 설정을 따와 고대 신의 무시무시한 비밀을 품으며, 그들의 사악함과 공포의 집대성 그 자체로써의 고대 도시의 모습을 패러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혹은 기어오는 혼돈이란 이명처럼, 니알로사 또한 혼돈을 몰고오는 고대 신의 권능을 상징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아님 그냥 마땅한 이름이 없어 크툴루 신화의 네임드인 신을 대충 골라 패러디한 것일 수도 있고요.
혹자는 니알로사라는 이름은 어느 고대 신의 이름이며, 니알로사라는 도시는 그 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도시 자체가 고대 신이란 설도 있습니다. 재밌는 가설들이지만, 니알로사를 잠든 땅과 가라앉은 도시 등 확실히 지명임을 가리키고 있어, 그닥 신빙성은 없어보입니다. 물론 밝혀진 게 없는 이상 아예 아니라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니알로사의 위치.
그렇다면 니알로사란 도시는 대체 아제로스의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요? 이에 대해 유저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심해일 확률이 가장 크지만, 요그사론의 수수께끼의 상자가 들려주는 속삭임을 근거로 그 외에 다른 장소들을 지목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유저들이 추측한 장소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에메랄드의 악몽.
"니알로사의 땅에는 오직 잠이 있을 뿐."
(In the land of Ny'alotha there is only sleep...)
잠자는 도시, 니알로사의 잠든 땅 등....이 문구들로 근거해, 니알로사는 에메랄드 꿈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을 거라는 설이 있습니다. 혹은 에메랄드 악몽 그 자체이며, 에메랄드의 꿈 안에 나타나, 그곳을 타락시킨 원인이라는 가설입니다. 허나 물에 잠긴 신과 니알로사는 가라앉은 도시(sunken city)라는 언급을 보면, 그닥 신빙성은 없어보입니다. 아니면 말퓨리온이 알른의 균열에서 느낀 심해로부터의 악의 기운을 볼 때, 니알로사가 에메랄드 악몽에 있다기보다는 그 알른의 균열이 니알로사와 이어져있으며, 거기서 새어나온 기운이 악몽을 초래한 근원일지도 모릅니다.
숲.
"말 없이 노려보는 깊은 산속의 집들은 늘 꿈을 꾼다. 집들을 파괴하는 것이 오히려 자비이리라."
(The silent, sleeping, staring houses in the backwoods always dream... It would be merciful to tear them down...)
이 문구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인 '그 집에 있는 그림'(The Picture in the House.)의 구절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오지의 산간 속 침묵과 졸음에 잠긴 나무집만이 초창기부터 숨겨져 온 비밀을 말해 주고 있다. 망각에 이로운 졸음에서 깨어날까 봐 두려운 것인지, 집들은 많은 말을 전해 주려 하진 않는다." - 황금가지판 번역
(Only the silent, sleepy, staring houses in the backwoods can tell all that has lain hidden since the early days, and they are not communicative, being loath to shake off the drowsiness which helps them forget. Sometimes one feels that it would be merciful to tear down these houses, for they must often dream.)
저 구절을 근거로 깊은 산속에 잠든 집들과 잠든 땅 니알로사를 서로 연관지어 니알로사는 나무나 숲, 산지와 관계된 장소에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입니다. 숲 속에 니알로사가 있다는 이 가설에서 지목하는 유력한 숲은 티리스팔 숲의 속삭임의 숲입니다.
티리스팔 숲.
하이엘프가 잠시 정착해 살았으나 알 수 없는 사악한 기운에 숲을 떠나 다른 곳으로 정착했다는 미심쩍은 일화가 있는 장소입니다. 더구나 대격변에선 요상한 이벤트까지 추가되어 그 궁금증과 수상함을 증폭시켰지요.
영상이 사악한 기운에 대한 추측은 무성했고, 그 아래 고대 신이 도사리고 있다는 설이 지배적이었지만, 개발진은 그 아래 고대 신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대신 땅파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블자가 말장난을 했다치면 고대 신은 아니고, '고대 신과 관계된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은 없진 않겠죠?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혹은 요그사론의 수수께끼 상자가 말하는 검은 숲의 존재를 들어, 이 티리스팔 숲이 검은 숲과 관계있다라 추측하여, 니알로사는 검은 숲 안에 있는 도시일 거란 의견도 있었습니다. 크툴루 신화에서 그레이트 올드 원, 니알라토텝의 화신이 주로 출몰하는 '은가이 숲'(Wood of N'gai)에서 따와, 니알로사와 검은 숲의 관계를 추측해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다만 이 역시 가라앉은 도시라는 문구를 봤을 때 바다가 아닌 숲에서 니알로사를 찾을 수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심해.
"가라앉은 도시에서, 그는 누워 꿈을 꾸고 있다."
(In the sunken city, he lays dreaming...)
가라앉은 도시라는 문구로 보아 니알로사는 해저도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도시에 잠들어 있는 존재는 물에 잠긴 신이 유력하며, 알른의 균열에서 느낀 바다로부터의 악의 기운과 추종자들이 언급하는 저 아래 잠들어있는 신 등의 여러 암시로 보아 심해에 고대 신과 니알로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유력합니다.
"대양의 바닥에선 빛조차도 죽으리니."
(At the bottom of the ocean even light must die...)
다만 니알로사가 어느 바다 아래에 있는지가 문제겠네요. 대격변에 등장한 바쉬르(Vashj'ir), 그리고 나가들의 수도인 나즈자타(Nazjatar) 아래에 니알로사가 있을 거란 설이 있습니다. 바쉬르에선 고대 신의 영향력이 크게 드러났고, 아즈샤라와 명가를 나가로 만든 것이 느조스이기에, 바쉬르 혹은 나즈자타 아래에 고대 신이 모셔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의문인 건 티탄이 도래하기 전부터 존재했을 니알로사가 만년 전 영원의 샘 폭파로 촉발된 세계의 분리로 생겨난 '대해'(Great Sea) 아래 잠겨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대해는 칼림도어 대륙이 찢겨나간 균열로 생긴 곳이니까요. 니알로사는 적어도 티탄이 아제로스에 강림하기 전이나 고대 신의 패배 직후에 가라앉았을 터인데, 그 이후로 생겨난 칼림도어 대륙과 진 아즈샤리(현재는 나즈자타) 아래 숨어있었을까 의문스럽네요. 니알로사가 지저도시가 아니라면야 저 위치들은 약간 무리일 듯 싶습니다.
때문에 저는 대해보단 다른 더 광막한 바다 아래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의심하는 대양은 바로 '장막의 바다'(Veiled Sea)와 '성난 바다'(Forbidding Sea)입니다.
'장막의 바다'(Veiled Sea)와 '성난 바다'(Forbidding Sea)
아제로스의 대륙 반대편에 위치한 이 두 개의 대양은 어떠한 대륙도 보이지 않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티탄의 손길로 만들어진 고대 칼림도어 대륙의 위치와는 정 반대인 그곳에 고대 신의 영토가 있지 않았을까요? 고대 신들이 지배하던 검은 제국의 대륙이 있던 곳이자, 고대 도시 니알로사가 그 아래로 가라앉은 것을 아닐까요? 누구의 손길도 닿지않은 저 광활한 대양에는 미지의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지만, 아제로스의 반쪽을 차지하는 저 바다를 블자가 그냥 내버려둘 것 같진 않습니다. 훗날 나가들이 나즈자타에서 올라오고, 물에 잠긴 신이 준동할 때, 저 대양에서 니알로사가 떠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님 굳이 저 대양들이 아니라도 다른 바다에서 떠오를 수도 있겠죠. 마치 크툴루의 부활과 리예의 부상처럼요. 어디든 그렇게되면 우리는 태고의 시간 동안 아제로스의 어둠 안에 잠들어있던 가장 끔찍한 악몽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아직 니알로사에 대한 단서는 밝혀진 것이 너무 없습니다. 그 땅과 안에 잠든 신이 나올 시기도 더욱 묘연하고요. 하지만 그 도시는 분명히 존재하고, 언젠가 우리는 그 니알로사의 잠든 땅을 거닐며, 그 곳에 누워있는 심연의 어둠과 맞닥뜨릴 것이 분명합니다. 아제로스의 가장 어두운 그곳이 우릴 집어삼키기 위해 기어올 것입니다.
우리는 예전에 고대 신들을 패퇴시켰던 것처럼 그 안에 잠든 광기와 공포를 굴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이샤라즈가 우리에게 경고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넌 니알로사에 잠들 것이다."
(You will rest in Ny'alot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