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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아이콘 일로와라
댓글: 2 개
조회: 406
2011-04-30 16:25:53

8살 때였던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8살때의 여름.


그 여름은 내 최악의 여름이었다.


초등학교 입학후 처음 맞이한 방학은 날 들뜨게 했고 연례행사처럼 이루어지던


할머니댁 방문은 8살 여름에도 어김없이 행해졌다..


"할무니 할무니~"


"어이고 내 똥강아지 왔누~"


할머니는 언제나 그랬듯이 날 반갑게 맞아주었고 난 할머니 집 옆에 있는 개울에 놀러 갔다.


한참은 놀았던것 같다. 그날 잡은 송사리가 꽤 됐으니..


"깨갱 깨갱"


한참을 놀던 도중 어느 짐승의 울음소리가 내 청각을 어지럽혔고 난 본능을 따라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곳엔 차마 볼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큰 뱀이 강아지를 감싸고 큰 주둥이로 강아지의 목을 물어뜯고 있었다.


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옆에 있는 큰 돌을 집어 그 뱀에 머리에 내리 찍었다.


'푸직'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뱀은 힘없이 허물어졌고 난 강아지를 데리고 울면서 할머니께 달려갔다.


"할무이 할무이 강아지가 죽을라꼬 해"


난 할머니에게 울면서 강아지를 고쳐 달라고 했고 할머니는 열심히 치료를 하셨지만 그 강아지는 끝내죽고 말았다.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울다가 지쳐 잠들면 또 깨어나서 울기를 반복했다.


그때 잠결에 들은 할머니의 대사는 내 뇌리속에 깊숙히 박혀 36세라는 지금도 떠오르곤 한다.


"다 인연이란 게 있는 게다.. 그 강아지도 언젠가 너를 한번 도와 줄 거다"
.
.
.
.
.

찌는 듯한 날씨


나의 불쾌지수는 상당히 올라가 있었다.


오늘 같은날 집에서 선풍기나 쐬면서 낮잠 한숨 자면 소원이 없겠건만 정수기 회사 영업사원인 나는


결코 그럴수가 없었다.(말이 회사지 거의 피라미드 수준이다.)


할일없이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 짜증나는 날씨에 누구야'


난 불만이 가득 담긴 얼굴로 뒤를 휙 돌아봤고 그 자리엔 어쩔줄 몰라하는 여자 한명이 서있었다.


백옥같은 피부에 오똑한 코 앵두같은 입술.. 그야말로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과 흡사한 외모를 지닌


여자였다. 시내한복판을 돌아다니면 매니저란 작자들이 명함을 내밀만큼..


"혹시.. 전생을 믿으세요..?"


그녀는 나에게 터무니 없는 말을 했고 난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냐는 식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 도를 믿으싶니까 그런사람이 아니구요.. 그냥 그쪽을 보니 전생이 있을거 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녀는 무안한지 나에게 눈웃음을 쳤고 난 그녀의 웃음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그후로 그녀와 나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고 혼사가 오가는 사이가 되었다. 그녀와 나는 정확히


띠동갑이었다. 24살의 꽃다운 나이에 나에게 시집을 온 것이다.


그때 문득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마디.


'다 인연이란 게 있는 게다.. 그 강아지도 언젠가 너를 한번 도와 줄 거다'


아마 그녀는 강아지가 환생한 것일 것이다. 정말로 그녀는 천사 같았다.


얼마후 우리는 결혼을 하게되었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최고급 호텔에 최고급 그녀.. 정말 노총각이었던 나로써는 믿기 힘든 현실이다.


난 이불을 덮어쓰고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너무 긴장한 탓인가.. 졸음이 쏟아졌다.



퍽...퍽...퍽...

무언가 크게 울리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지만,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정신을 차려 눈을 떳을때,

 

 

내 눈앞에는 그녀가 순수해 보이던 그 눈으로.. 앵두같던 입으로.. 뭐라고 중얼거리며 돌로 사정없이 무언가를 찍고있었다.


난 그녀에게 뭐하냐고 물어볼 생각이었으나, 좀만 생각을 해보니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그녀는 이미 내 얼굴을 돌로 사정없이 내리 찍고 있었고, 그 순수한 입으로 중얼거린 것은...

 

 

 

 

 

 

 



"그때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어? 그때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어?"

 

 

 

 

 

 

 

 

 

 

 

- 네이트판 펌-

Lv65 일로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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