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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굴단)공격대멘토링길드의 [깜찍이여니]입니다.

깜찍이여니
댓글: 43 개
조회: 3039
추천: 23
2013-05-06 16:44:23

안녕하세요. *^0^*
<굴단>서버에서 공격대 멘토링 길드를 운영중인 길드 마스터 [깜찍이여니]입니다.

 

저는 약 10년간 <굴단>서버에서 와우를 즐겼습니다.
한때는 대기자도 있었던 저희 서버가 어느날부터 인구수가 적어지고,
파티창은 수다창으로 변했습니다.
판다리아 초기만해도 무수히 많던 공장님들이, 공대원이나 길드분들과 듀로탄 등의
인구 많은 서버로 이전하고 나니 남아있는 분들이나 새로 복귀하는 분들은
파티가 적어서 레이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였습니다.

 

<굴단>서버를 살려보고자 공격대멘토링길드를 신청하게 되었고,
나름 하루하루를 바쁘게 실생활시간도 줄여가며 <굴단>서버의 레이드 활성화를 위해
같은 뜻을 갖고 계시는 분들과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기존 길드명인 [오염된 얼라]를 사용하면 타 길드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실까봐

막공 타이틀인 [소림사]로 임시변경하여 멘토링길드를 운영하였습니다. (길드에 꼭 가입하지 않아도

레이드 같이 가고 싶은 분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서...또한 도와주시는 분들 중 지인분들이 각각의 다른 이유로

자신의 길드를  지켜야 하는 분이 많아서...)

와우 처음 하시는 분부터, 그동안 레이드 다니고 싶은데 파티가 없어서 못 가셨던 분들,
새로 복귀하시는 분들을 모시고 학원팟부터 선수팟까지, 주팟부터 골팟까지 다양하게
운영했습니다.  잠수하던 유저분들도 복귀하시라고 연락드리고 타게임하던 분들도 다시 오게
만들고 제 몸이 여러개였으면 싶을 정도로 바쁘게 지냈습니다.

공격대 인원이 점차 늘어나서, 어느덧 매주 두세차례씩 금고, 공심, 영봄 25인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천둥왕도 서버 유일하게 25인을 돌렸고 10인도 자주 돌려 레이드에 최대한
누락되는 분이 없도록 자주 자주 파티를 만들어 쉬지않고 레이드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서버통합 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모든게 하기 싫어졌습니다. *ㅠ_ㅠ*
10년가량 굴단섭에서 많은 일을 겪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제 인생의 20대를 와우와
그리고 굴단이란 곳에서 보냈는데, 이제 새로운 서버에 가서 새로 인연도 쌓고 새로 뭔가 한다는
것이 30대가 되니 두려워 지기까지 합니다.
많은 분들이 말하십니다. 어짜피 지인분들 다같이 가는거니 달라질 게 뭐가 있느냐고...
하지만 몇몇 분들은 저처럼 아쉬운 마음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이름대신 불리웠던 아이디를 바꿔야하고, 와우를 처음 시작해서 파릇파릇하던 시절
인연을 맺으셨던 분들이 돌아올까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회색아이디들을 길드목록에 또는
친구 목록에 남겨두고 가끔씩 볼때마다 살포시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했던 즐거운 추억들을
이제는 회색 목록이 지워지듯이 지워야합니다.
아끼던 길드 동생들이 바쁜 삶속에 가끔씩이라도, 몇년만에 한번씩이라도, 누나를 찾아 오게
했던 제2의 고향 <굴단> 서버를 이제는 떠나야 하는군요.

 

저는 와우를 알기전엔 그 어떤 게임도 한 적이 없습니다.

게임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보이고 시간낭비라 여겼습니다.

그러던 제가 10년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큰 수술 이후, 일도 그만둬야 했고 매일 누워서 미음이나 먹으면서 고작하는 일이 TV 뿐이였던 저는

우울증이 와서 매일 개그프로그램을 보면서 조차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전에 알던 오빠가 연락이 되어 찾아왔었습니다. 지나간 이야기 등 이것저것 대화 중에

와우라는 게임을 권하셨고, 말이 나온 김에 가르쳐준다면서 근처 피씨방에 가서 캐릭터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때 그 오빠가 만들어 준 캐릭터가 지금의 [깜찍이여니] 캐릭터였고, 못생기고 검은 피부의 휴먼 여자 캐릭입니다.

그날 집에 와서 와우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만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처음 접했을 때 노샤에서 골샤까지 멀뚱멀뚱 걸어나와 엘윈숲에서 뭘해야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렀던 날이

새삼 떠오르는 군요. 그때 만났던 친절했던 노움캐릭터 유저분이 문득 기억이 납니다. 양갈래머리를 하고

폴짝 폴짝 뛰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또 40랩때 가덤에서 한달동안 [새색시]라는 호드 도적때문에 난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나만 스토커하는건지

무덤에서 뛰어와서 주변에 없는지 확인하고 부활해서 빵을 먹고 피를 채우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또 죽이고,

일명 시체지키미를 한달간 당하고 같은 자리에서 1랩업도 못하고 접할때마다 죽은 내 시체를 바라보면서

큰병을 감당하기 어려운 나이에 현실에서 죽는게 두려웠던 때라 게임에서 조차 죽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색빛 화면을 바라보며 한달동안 울다가 결국 처음 와우를 시작하게 권했던 길드오빠에게 그만두겠다고 여기까지가

한계인 듯 하다고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길드분 뿐만 아니라 그 호드에게 그동안 당했던 얼라분들이

40명 두공대가 모여서 게임톡도 없던 시절인데 공개창으로 지휘하는 분을 따라서 가덤을 쓸고 다닌 감동적인 날도

떠오르네요.

게임 초보인 제가 우여곡절끝에 만랩(60랩)을 찍고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함께 했던 시간들, 40명 고정 공대도 들어가

뭣도 모르고 힐했던 날들, 어렵게 캐릭을 키웠던 저이기에 다른 분들 캐릭 키울 때 도움이 되려고 법사캐릭 보기캐릭 등 부캐를 키워서 길드분들 인던 버스를 돌아주던 날들, 길드원이 전부 현실에서 알고 지내는 언니 동생 오빠들인지라

일주일 한번씩 모이면 늘상 와우얘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던 날들, 새로운 확팩이 나올때마다 서버최초 만랩을 달아보겠

다고 며칠밤을 지새우며 캐릭을 키웠던 날들, 막공에서 실수하면 나때문에 전멸했다고 혼자서 펑펑 울다가 남친이 와서

놀라 와락 안아주었던 날도, 쟁은 싫어했지만 힐러유저다보니 여기저기 불려다니면서 힐도 했었고, 노스땐 투기장도

해본답시고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잘하는 지인분의 리딩에 따라 하나둘 익혔던 날들...

 

되돌아보니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글을 적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

최상위공대에도 들어가서 남들보다 빠르게 최종보스도 잡아보고 업적도 하고,

제일 좋은 아이템을 입으면 으쓱해서 대도시에서 자랑하던 날도 있었고,

서버최초 @@정복, 서버최초 @@@킬, 등등 와우안에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했던 거 같습니다.

 

지옥안개 잡을 땐 사제가 없으면 힘들다해서 여기저기 지원 요청이 와서 사제캐릭만 9개를 키우게 되고,

레이드 갈때 신기가 없어서 출발을 못하는 상황이 여러번 반복 되자 신기도 6개나 키우게 되고,

신기 사제 말고 다른 힐러도 필요할 땐 복술 회드도 키우게 되고,

탱커가 안구해진다는 말에 탱도 키워서 실수 안하려고 울면서 공략도 익히고,

이러다 보니, 계정3개에 캐릭들이 꽉꽉 차서 만랩 30개가 넘는 군요... @0@a;;;

 

와우안에서 울고 웃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생활에서 큰 행복을 주었습니다.

와우에서 만난 남친과 결혼을 해서 이제는 나란히 앉아 와우를 즐기고 있고,

명절 때 시댁 내려가는 전쟁같은 귀향길에 시형님과 시아주버님과 와우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내려가고,

시댁에서도 저녁이면 오손도손 앉아서 와우 이야기에 하루종일 피곤했던 몸을 잊게 해주던 밤,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도 늘 일하는 컴퓨터 옆에 다른 컴퓨터에 와우를 항시 접속해두고,

와우메신저로 늘상 와우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일상생활에 한 부분이 되어버린 와우라는 게임...

다른 친구들이 20대에 즐겼던 미팅, 소개팅, 춤, 술자리, 여행 등등 많은 추억이 제겐 적지만,

큰병을 가지고 집에 거의 누워 생활 하던 저의 20대에서 자칫 포기할 수도 있었던 저의 삶을,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었던 저의 웃음을 다시 찾아 준 와우안에 많은 사람들이 제겐 가장 소중한 추억입니다.

 

좋은 템도 확팩이 나오면 다 필요없고, 수많은 골드도 세월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고,

각종 업적들도 업적란에 한줄 더 그어지거나 점수 10점 20점 추가될 뿐,

와우 10년을 즐기고 남는건 사람 뿐입니다.  *^0^*

 

 

그동안 저에게 제인생의 잊지 못할 많은 추억들을 남겨준 분들, 
저와 같은 마음으로 <굴단>서버를 살려보고자 함께 노력하신 분들,
<굴단>공격대멘토링길드 <소림사>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
이런 공간을 통해서라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와우를 사랑하시는 분들 또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신 분들께
필드의 평안과, 득템의 행운과, 주사위 신이 강림하시길 기원합니다.
게임하느라 자칫 못챙기시는 건강도 꼭 챙기세요.
긴 안녕의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

 

 

 

Lv31 깜찍이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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