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룬지는 계속되는 방해로 겨울맞이 축제 전야를 즐기지 못해 언짢은 상태였습니다. 예전부터 해마다 금화를 세며 전야를 즐기던 그의 즐거움은 이미 유령들로 인해 물거품이 되었고 – 물거품 하니
스팀휘들 탄산주가 생각나네요! – 불쾌한 것들을 보여주며 가르침인지 뭔지를 주려는 그들에게 지칠 만큼 지쳤지요. 그래도 이제 한 명만 더 만나면 마음 편히 금화 세기에 열중할 수 있습니다.
금화를 가지런히 쌓으며 나는 규칙적인 짤랑 짤랑 짤랑 소리에 빠져 들려던 찰나, 기묘한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다 보면 감각이 생전과 같지 않은 것은 당연하니까요. 아시잖아요? 듣기로는 굉장히 당황스러운 경험이라 하더군요. 한때 살아있다가 죽었는데, 다시 깨어나 보니 죽지도 않았지만 살아 있지도 않은 상태니까요. 아무튼,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속삭임은 어쩐지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요.
스크룬지는 침실의 창 밖을 내다보았고, 거기서 은은한 빛을 발산하는 희미한 형체를 발견했어요. 이상한 속삭임은 그 형체로부터 희미하게 퍼져 나오고 있었고, 스크룬지의 머리 속으로 곧장 흘러들어와 메아리쳤습니다. 그는 어둠 속을 뚫고 형체의 정체를 알아 내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습니다.
만약 스크룬지가 한숨을 쉴 수 있었다면 지금 내뱉었을 겁니다. 그 형체는 바로 아제로스의 생명체라면 누구나 살아가며 한두 번 즈음 만나봤을 영혼의 치유사였어요. 물론 그보다 더 많이 만나 본 사람들도 있겠지요. 스크룬지는 아마 상위 95% 정도에 들어갈 거에요.
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의 방에 빛을 비추었어요. 심지어 우리 굴뚝나무 목장조합의 축제 먹거리 (예를 들어
축제일 치즈케이크 같은)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왜 아직도 그녀를 해고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은… 미래를 보여줄 겨울맞이 축제 유령인가?” 스크룬지는 그가 처음 죽었을 때의 (포세이큰이 되기 전) 기억이 떠올라 말을 더듬었습니다. 당시 그의 파티에 있던 사제의 “바닥 피하라고!”와 “생명석 쓰라고!” 따위의 외침이 아직도 그의 기억 뒤편에서 맴돌았어요.
스크룬지는 안좋은 기억을 몰아내기 위해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의 귀에서 먼지 뭉치와 은화 두개가 튀어 나왔어요. 바닥에 떨어진 은화가 두어 번 튀더니 굴러갔습니다. 스크룬지는 은화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귀에서 뭔가 굴러다닌다 싶었는데, 일단 그게 뭔지 알게 된 거죠. 어찌 되었든 공짜로 동전을 얻었으니, 좋은 것 아니겠어요?
아무튼, 정신을 가다듬은 스크룬지는 다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유령을 바라보았어요. 그녀가 그를 보며 끄덕인 듯 했어요. 사실 흐릿해졌다가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요.
언제나 그렇듯 스크룬지는 갑작스럽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는 고야 마님과 그녀의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암시장 경매장에서 새롭게 획득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죠.
“이번에 들어온 게 뭐지?” 고야 마님이 물었어요.
“모자 하나, 오래된 열쇠 몇 개, 전장 물품이 담긴 야만의 상자 하나, 탈것 몇 가지, 그리고 새거나 다름 없는 침대보도 있어요.”
고야 마님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스크룬지는 눈 앞의 물건들이 굉장히 친숙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 오래된 열쇠들은 본래 자신의 열쇠 고리에 달려 있었지만, 몇 년 전에 잃어버렸고, 침대보도 자신의 것과 매우 유사했지요. 하지만 모자…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모자였어요.
“유령이여, 설마 저것은 내 모자요? 누가 제 모자를 훔친 거요! 도적인가? 망할 도적들. 맨날 찌르고 훔치고.. 내 모자를 당장 돌려주시오!”
유령은 그저 공중에 떠서 그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 이상한 속삭임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죠.
“다 팔아버려야겠어.” 고야 마님이 말했어요. “저기 찾아가지 않은 물품 상자에 넣으면 되겠군. 요즘 같은 시대에는 뭐가 돈이 될지 모르는 법이니까. 어찌되었든, 이제 ‘그곳’의 스크룬지에게는 더 이상 쓸모가 없을 테니.”
스크룬지가 만약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면 지금 이 순간, 뼈 속을 넘어 영혼까지 얼어붙을 만한 한기에 부르르 떨었을 거에요. 하지만 여러분에게 아래의 굴뚝나무 목장조합 상품만 있다면 그 어떤 한기도 이겨낼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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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스크룬지에게로 돌아가도록 하죠. 그는 아마 하고 싶은 질문이 많겠지만, 이번 유령은 말이 참 없어서 기대를 안하는 게 좋겠죠.
스크룬지는 지금 보이는 장면이 매우 불쾌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마지막 유령은 스크룬지에게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네요. 바로, “늦기 전에 굴뚝나무 목장조합 물품을 구매”해야 하는 것이죠! 입에 착착 달라붙는 문구 아닌가요? 곧 광고 노래도 나올 예정이니 기대하세요.
스크룬지 주위 배경이 또다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경매장이 아닌 공동묘지 한 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유령이여.” 그가 물었어요. “여기는 왜 온 것인가? 나는 언데드라네. 내가 또 죽을 수는 없잖소. 도대체 여기 어떤 불쌍한 녀석이 있는 거요?”
스크룬지는 유령을 올려다 봤지만, 그녀는 그저 그를 바라볼 뿐이었고, 으스스한 속삭임은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죠. 그는 이번에도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묘지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익숙한 이름이 쓰여진 묘비를 하나 발견했어요.
“여기 이곳에 밥 빅하트 잠들다 – 그가 사랑하는 오우거에게 잡아 먹혀 버리고 말았다. 남은 부위들만이라도 편히 쉬기를.”
스크룬지는 고개를 저었지만, 그의 표정은 슬픔 보다는 분노에 가까웠어요. “흥. 또 농땡이나 피우고 있다니. 하지만 다 방법이 있지. 내 당장 너를 언데드로 되살려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마.”
그는 다시 영혼의 치유사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가 깨달아야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에게 전혀 전달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게 분명했죠.
“이봐요. 끝까지 아무 말도 안해줄 거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딱히 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어요.
예상대로 그녀는 답이 없었고, 으스스한 속삭임만이 들려왔어요. 스크룬지는 묘지를 더 둘러보기로 결정하고 이리저리 걸어 다녔어요. 그러다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이상한 것을 발견했죠.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묘비와 관 하나가 들어갈 만한 구덩이가 파여 있었어요.
“내가 이걸 보고 겁을 먹어야 하는 건가? 내가 이미 죽은 몸이라는 걸 알고나 온 거요?”
그는 구멍 속을 들여다 봤어요. 구멍 속에는 빛 바랜 금화 몇 개와 썩어들어간 굴뚝나무 목장조합 상표들 사이에, 명백히 (다시) 죽은 듯한, 자신의 시체가 있었어요.
“잠깐. 내가 어떻게 또 죽을 수가 있소? 죽은 자를 또 죽일 수가 있다고? 재죽음인가? 말이 안되잖소. 내 재산은 어디로 간 거요? 그리고 왜 내 무덤에 굴뚝나무 목장조합 상표가 저리 많은 거요? 어차피 대답 안해줄 것 뻔히 아는데 나는 왜 당신에게 질문을 계속 하고 있는 거요?”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렬한 소리와 빛이 지나가더니, 스크룬지는 다시 그의 침실에 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