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뻘소설은 올려야 제맛 -6- 그들의 이야기
“처음 뵙겠습니다. 찌루라고 합니다”
“여어. 마스터가 말한 꼬마애가 너였구나”
호탕하게 웃으며 찌루의 등을 치는 흑인 대머리 남자. 왠지 모르게 싫지는 않은 정겨운 분위기였다.
“난 저기 있을 테니 알아서들 해라”
“네. 마스터”
화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중에게 존경을 담은 대답을 날리는 대원들이었다.
“흠.. 찌루는 몇살?”
찌루에게 말을 거는 한 여자가 있었다. 겉보기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였다.
“전 올해 15살입니다”
“아이고.. 애기는 애기구나”
“큭큭. 내가 보기에는 다 똑 같은 애기들이거든?”
“자자. 잔소리들 집어 치우고 찌루. 넌 어떻게 여기 오게 된거냐?”
찌루는 그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얘기 했다.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같은 밥을 먹게 된 그들에게 감출 이유 따위는 없었다.
“으흐흑”
찌루의 이야기를 듣던 대머리 남자는 눈물을 터트렸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찌루의 이야기는 충분히 눈물이 나고도 남을 이야기였다. 다른 대원들 역시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었다.
“으흑.. 으흑.. 난 회계원리라고 한다”
“어이 회계 추하게 울지 말라고.”
“시끄러워 밉상미 으흑흑”
“난 밉상미다. 저쪽은 히미르, 지엣지, 리비움, 레드펭귄, 서리화, 천상의폭풍, 어왓이라고 하지. 저기 구석에 앉아서 웃고 있는 바보는 돌붕어, 그리고 여관주인 아저씨는 김곱등이라고 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해보자.”
“으흐흐흑. 우리도 우리 얘기를 해줘야 하나?”
“뭐 좋은 얘기라고..”
“그래도 같은 대원들인데 서로 이야기는 해야지”
“그런가..”
“이봐. 회계원리 너부터 해보라고”
“흑흑. 난 동부대륙 출신이 아니야. 서부 대륙 사람이지”
“서부 대륙이요?”
“그래. 여기서 유일한 서부 대륙 출신이야. 원래는 농사나 짓고 지내고 있었는데 보다시피 난 흑인이고, 어느날 상인들이 내가 힘 쓰는걸 보더니 같이 일하자고 하더라고. 그러더니 날 노예로 팔아 넘겼지.”
“나쁜 놈들이군요”
“그렇지!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마스터를 못 만났을거야. 하루종일 소처럼 밭만 갈던 나를 구해준게 대장이니까”
“큭큭. 무식하게 힘만 쎄지 순둥이라 도망도 못 치고 있었거든”
“이봐. 리비움. 한번 싸워 볼래?”
“어이구. 너랑 붙었다가 뼈 상한다. 난 리비움이다. 보다시피 도적이야.”
“가장 흑영대다운 사람이네요”
“그렇지. 뭐 예전에는 다른 암살단에 있었어. 달핀 대주교 밑에서 일을 했었지.”
“달핀 대주교요? 대주교가 암살단을 운영한단 말이에요?”
“그래. 그리고 난 명을 받아 반대파를 살해 하러 갔었지. 그리고 한 부부를 죽이던 순간 문이 열리면서 딸이 들어 오는거야. 대장은 아니고 우리를 지휘하던 인간이 나에게 그 아이마저 죽이라고 했지. 이제 겨우 3살정도였는데 말이야. 그래서”
“그래서?”
“아이는 차마 죽일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 놈을 죽여 버렸어. 그리고 정처없이 도망다니다가 마스터를 만났지”
“아..”
“자자. 리비움 얘기는 그 정도로만 하고 난 밉상미. 나 역시 달핀 대주교의 수하였어. 난 그녀가 세상에 다시 없을 착하고 위대한 사람인줄 알았지.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그래도 한동안 그녀 밑에 있었어. 뭐.. 여기 있는 한 사람 떄문이긴 했지만..”
“아.. 염장질 또 시작하네.. 그 여자분이 저기 계시는 지엣지라는건 언제 말할건가?”
“흑인대남씨. 지금 얘기 할라 했거든? 회계원리가 말했던대로 지엣지랑은 대주교의 수하가 됐을 때부터 알게 되서 난 줄곧 그녀를 호위하는 기사였지”
“호위 기사?”
“난 지엣지. 거꾸로 해도 지엣지. 기억하기 쉽지? 내가 이어서 얘기 하는게 날 듯 하네. 난 달핀 대주교의 딸이야.”
“네???????????????”
“뭐 그리 놀랄건 없어. 엄마라는 생각은 잊어 버린지 오래니까”
“하지만.. 흑영대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리고 대주교는 미혼 아닌가요?”
“그래. 달핀 대주교, 르보 공작, 베어 공작. 이 세 사람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볼 수 있지. 어릴 때부터 난 달핀이라는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 사람은 바빴지. 그리고 내가 4살이었나. 내 눈 앞에서 숨겨왔던 아버지를 죽였지. 나도 죽일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겨우 말려서 살았지. 내가 어리니 아무것도 모를 거라면서 말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빌어먹을 머리는 똑똑해서 다 기억을 하더군.”
“그래서 난 그녀와 함께 도망쳐 나왔지. 그리고 둘이서 추격대에 쫓겨 도망가고 있는데 우리를 구해준게 바로 마스터야.”
“어이 이봐들. 왜 내 얘기는 빼먹어?”
“아아. 우리랑 같이 도망친 또 한 명이 바로 천상의폭풍이야”
“그냥 천폭이라 불러. 나로 말하자면!”
“내 불알친구”
“얌마!”
“그것 뿐. 자 다음 어왓인가?”
“난 어왓. 마법사야”
“마법사가 정말 존재 하는군요”
“스톰윈드에서 보지 못했나?”
“전 노예라서..”
“하긴 그렇겠네. 난 달라란에 속해 있는 마법사였지. 우리 스승님은 꽤 유명한 마법사셨고. 그런데 어느 날 다른 파벌의 놈들이 스승님을 모함해서 죽였고, 나도 쫓기는 입장이었지”
“그리고 마스터를 만나셨겠군요?”
“어떻게 알았지?”
“다들 그렇게 얘기가 되는거 같아서..”
“똑똑하네. 마법사 해볼 생각 없어?”
“에헴.. 마법사들이 똑똑하다는건 다 옛말이지. 대세는 흑마법사야”
“영감. 한번 붙어 볼까?”
“진정들 해라”
“난 레드펭귄. 마법사들보다 훨씬 위대한 흑마법사님이시지”
“흑마법사라면.. 보통 나쁜..”
“그건 일반 사람들 생각이고. 내가 흑마법사가 된건 마법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마법사가 될까 했는데 저 마법사 놈들은 귀족이 아니면 받아 주지 않더라고. 그래서 열받아서 흑마법사가 됐지 큭”
“흑마법사들은 이래저래 나쁜 놈들이라서 동네 처녀들을 자꾸 데려다가 제물로 삼더래”
“이봐. 어왓!”
“그래서 자기는 결국 그 꼴보기 싫어서 도망쳐 나왔다나?”
“난 정의로운 흑마법사니까. 큭큭큭”
“그래서 하는게 암살단이냐…..”
“쩝..”
“나는 서리화다. 주술사지.”
“인간도 주술사가 되나요?”
“아마 세계 최초의 인간이 주술사가 된 경우일걸? 그렇지 서리화?”
“그래.”
“뭐 원체 비밀이 많은 놈이니까 그냥 넘어 가자고. 그리고 저기 바보는”
“헤헤헤헤헤헤헤헤. 돌붕돌붕”
“돌붕어 얘기는 내가 해주지”
“네. 천폭님”
“마스터의 말에 따르면 돌붕어는 귀족이었데. 그런데 7살인가? 갑자기 집에 나쁜 놈들이 찾아와서는 그의 부모님과 형제들을 죽였데. 가장 어렸던 돌붕어는 부모님이 비밀 공간에 숨겨둬서 살았지만, 좁은 틈사이로 가족의 죽음을 본거야. 그리고 어두운 곳에 꽤 오랜 시간 갇혀 있었나봐. 마스터가 우연찮게 발견 했을 때는 정신이 반쯤 나가 버렸다고 하시더라고”
“헤헤. 돌붕어 화중씨 좋아”
“얌마! 마스터라니까!”
“화중씨 헤헤”
“저래 보여도 마스터의 명이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사가 되지”
“다들 뭔가 사연이 많으시네요”
“그런 사람들이 모인 흑영대지. 그만큼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것도 깊고 말이야”
다들 잠시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를 하게 되었고,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 분위기를 깬 사람이 여관주인인 김곱등이었다.
“이봐들. 내 소개 해도 되나?”
“여관주인 김곱등. 끝”
“밉상미!!”
“알았어 해봐.”
“에헴! 세상에서 내가 모르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난 정보통이자 여관주인인 김곱등님이시다!”
“네..”
“저기.. 그게 다야?”
“뭐.. 마땅히.. 할 말이..”
“쩝..”
김곱등은 입맛을 다시면서 한걸음 물러 섰다.
“자. 얘기들 다 했으면 식사 하자. 그리고 찌루는 내일부터 훈련이다”
“네! 마스터!”
“화중씨. 나 밥 좋아!”
식사라는 말에 방긋 웃는 돌붕어였다. 어린 아이처럼 화중에게 다가가 몸을 비비는 돌붕어는 덩치에 맞지 않게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화중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한대 때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하하하하”
모두의 웃음 소리가 가득한 여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