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문제
난 가끔 통전게에 1800점, 1950점 인증글이 올라오면 나는 진심을 담아 축하 댓글을 남긴다.
왜냐하면 나도 첫 승부사를 찍던 날, 손이 떨릴 만큼 긴장됐고, 도파민이 터지던 그 감정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유저들이 1인 조합전에서 1800점, 1950점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와우 투기장이 너무 고여버린 탓에
누군가는 죽어라 해도 1800을 못 넘고, 누군가는 대충 해도 2100을 찍는 게임이 돼버렸다.
두번째 문제
요즘 ‘4대 수문장’, ‘4대 빌런’ 같은 말로 특정 유저들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주로 1800~2000 구간에서 자주 보이는 사람들이 대상인데, 어느 치지직 방송 채팅창에서 그런 유저들을 까는 걸 보게 됐다.
처음엔 그냥 웃고 넘기려 했다.
하지만 채팅을 계속 보다 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내가 저런 대상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당사자들이 저 채팅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1800~2000 구간이면 그들이 초보는 아닐텐데 그런 플레이가 ‘역겹다’는 식으로 조롱당한다면, 새로 PVP에 도전하려는 유저들이 무슨 용기로 입문하겠는가?
점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남을 깎아내리는 게 당연한 권리가 되는 건가?
물론, 그들의 플레이가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별명이 붙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1인 조합전에서는 점수(Rating)가 모든 걸 말해준다.
그들과 매칭되고 싶지 않다면 더 위로 올라가면 된다.
2100이상 고레이팅부터는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된다.
매칭 잡는 것조차 하루 한 판도 힘들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힐러 한 명은 ‘갑 중의 갑’이 된다.
오래전부터 해온 유명세와 친분 등의 영향력을 ‘권력’처럼 휘두른다.
자신이 고점 매칭을 열어주고 있다는 자의식 때문인지, 마음에 들지 않는 딜러의 플레이를 대기실에서 대놓고 지적하고 공격한다.
"어떻게 저렇게 무례할 수 있지?" 싶은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간다.
심지어는 같은 팀일 때 일부러 져서 점수를 떨어뜨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친분이 있는 같은 고점 상대힐러한테 오늘 물 안좋으니까 투기장 문닫자고 한다.
그러다 보니, 딜러들은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은근히 눈치를 보게 된다.
그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와PVP는 지금도 인원 부족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식의 조롱과 배척이 판치고 있다.
그 와중에 "북미 간 유저를 다시 불러오자", "신규 유저가 유입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이 게임에 남고 싶고, 새로 들어오고 싶을까?
떠난 사람들에게 나는 미안해서 그런말을 못하겠다.
현생 때문에? 게임이 늙어서? 아니다.
다 니네들이 내 쫓은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