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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운무의 명성힐에 대하여

아이콘 텍사스불닭
댓글: 4 개
조회: 1733
2014-12-29 06:45:20
말 그대로 잡담입니다(글이 좀 깁니다).

수도사는 '판다리아의 안개'에 들어오면서 생긴 직업입니다.
와우라는 '서양색' 판타지 세계에 최초로 '동양색' 배경이 등장하면서 이에 걸맞는 직업이 필요했기 때문일 겁니다.
만약 수도사가 없었더라면, '판다리아의 안개'는 마치 '서양'에 의한 '동양'침략으로도 보일 수 있었겠지만 수도사의 등장으로 이러한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수도사를 등장시키려는 블리자드의 판단은 매우 적절했습니다. 또한 그 이후 이뤄진 이미지 설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양인들이 동양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는 환상은 '취권'같은 중국의 무협영화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와우보다 이전에 출시되었던 워크래프트3:프로즌 쓰론에서 등장하는 최초의 판다렌은 동양식 삿갓과 의복에 한쪽은 호리병이 걸려있는 지팡이, 한쪽엔 술통을 든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고, 그가 바로 오그리마 건설에 일조한 판다렌 영웅, 첸 스톰스타우트입니다. 블리자드에서는 이미 판다렌과 동양색에 대하여 '권법가'로서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술을 좋아하는 모습까지도요.

이처럼 수도사의 등장은 마치 원래 와우에 존재했던 것처럼 적절했습니다(물론 '판다리아의 안개'라는 확장팩이 애초에 와우와 어울리지 않기는 했지만요). 하지만 문제는 수도사가 등장하고나자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중 한가지 문제점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운무의 '명성힐' 방식입니다.

현재 운무는 현룡지세태학지세의 둘로 나눠진 태세를 기반으로 힐을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현룡지세에서는 기존의 다른 힐러 클래스들처럼 지속적인 힐링만이 가능합니다. 기와 마나를 운용하여 하나의 혹은 여러대상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운무 수도사는 현재의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발군의 힐량을 보여주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운무에게는 현룡지세 말고도 태학지세라고 하는 태세가 또 하나 있습니다. 태학지세에서는 현룡지세에서 쓸 수 있던 힐링 스킬들이 몇가지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대신 몇가지 타격스킬들이 생깁니다. 왜 이런식으로 태세변환이 되느냐하면 태학지세에서는 적을 '공격'하면 그 데미지에 비례하여 주변 아군을 '치유'하는 이른바 '명성힐'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와, 그러면 딜한만큼 힐이 되니까 겁나 좋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대다수의 운무 플레이어들께서는 태학지세를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태학지세 자체의 딜&힐은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룡지세에서의 운무는 1인분을 하지만, 태학지세에서의 운무는 1인분도 못하는 힐러라고들 합니다. 왜 일까요?

이쯤에서 앞서 말씀드린 '수도사의 이미지'에 대한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겠습니다. 수도사는 '권법가'의 이미지로 설계되었습니다. 양조와 풍운은 그 나름대로 권법가의 모습을 나타내지만, 권법가로 힐러를 만드는 것은 뭔가 애매합니다. 권법이란 단어 자체가 격투와 관련된 단어인데, 그와 반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치유'라는 개념을 심어야 하니까요. 블리자드에서는 결국 '명성힐'이라는, '격투'와 '치유'의 개념을 혼합한 새로운 방식의 힐링 개념을 만들어냄으로써 수도사의 이미지도 지키고, 힐 특성도 지켜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습니다. 명성힐은 딜에 비례하며 힐량이 증가합니다. 그런데 운무라는 특성은 힐러입니다. 즉, 딜러만큼의 딜이 나와서는 안되겠죠. 따라서 딜량은 딜러에 한참 못미칩니다. 그런데 또 이 딜량이 낮다보니 힐량도 높지 못합니다. 그런데 운무는 힐러라고 만들어 놓은 특성입니다. 1인분의 힐량은 뽑아내야 하는데, 명성힐 중에는 그만큼의 힐량이 뽑히질 않습니다. 태학지세로 드군 영던 5인을 돌아보시면 어느순간 현룡지세로 빨대를 꽂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겁니다.

즉, '딜+힐 = 1인분의 운무'을 만들어내려 했던 개발자들의 의도는 0.5인분도 해내지 못하는 딜&힐의 부적절한 조화라는 실패작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힐러이니 딜러보다는 딜을 적게내야 하는데 그러면 힐이 부족해지고, 힐이 부족한 힐러는 힐러로서의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스마트 힐이 좋다지만 스마트힐이 적재적소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 양이 부족하다면 아무 의미 없게 되겠지요. '寶芝林의 황비홍'은 권법과 치유에 능한 수도사의 표본이었겠지만 
황비홍은 그래도 최고의 권법가였습니다.

격투를 할꺼면 격투, 치유를 할꺼면 치유였으면 좋았을 것을 블리자드는 그놈의 '치유하는 권법가'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드군에서는 아예 '태학지세'라는 새로운 태세까지 등장하면서 명성힐을 밀어주려고 하고 있으니까요(오히려 태세변환 없이도 명성힐이 됐던 판다때가 더 좋....) 제발 그놈의 '명성힐' 때문에 '현룡지세'에까지 안좋은 영향이 끼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약1: 명성힐을 밀어줄꺼면 딜을 황비홍처럼 하게 해주던가, 힐을 제몫을 하게 해주던가, 그마저도 아니면 삭제하던가.
요약2: 명성힐에 혹해서 운무시작하지 마세요. 운무는 '안개'가 진리입니다.
요약3: 내가 명성힐에 혹해서 운무했다는게 함정.

Lv37 텍사스불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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