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즈샤라에 서식중인 판다는물지않아요 입니다.
5.2때 풍운에 입문해서 당시 풍운딜이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재창시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과 수도 게시판에서 눈팅으로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가이드 글을 썼었고 그 글이 인증글이 됬었습니다. 뭔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게 기분이 좋았고, 그 후에도 부족하지만 그간 열심히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에도 답했고, 누가 요청 하지도 않았는데 글을 쓰곤 했습니다. 다음에는 뭐 쓸까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고, 그것을 위해서 외국 포럼을 뒤져가며 자료를 찾는것도 재밌었습니다. 그냥 제가 재밌어서 한 일인데, 어느새 모르는 분들도, 타섭에 계신 분들도 인벤에서 글을 봤다면서 질문을 해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현실에서 그렇게 잘난게 없는 인간이라 그런지 그런 일이 마냥 기분이 좋기만 했습니다. 이런 일로 인해서 제가 좀 코가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현실은 그저 고정막공에 근근히 살아가는 일개 막공러일 뿐인데 말이죠.
금요일이었죠. 아침에 직장에서 업무를 보고 쉬는 시간에 인벤 수도게시판을 보다가 시엘신민아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2차 스탯 세팅에 관한 글이었고, 저는 개인적으로 신선하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당시 템렙 581이었던 제 스펙에서는 민첩, 특화, 치명타를 합쳐서 약 5천가량 깎아야 하는 15000의 가속수치는 좀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제 기준에서 판단한 바 나머지 5천의 수치를 버리면서까지 가속을 그렇게 끌어올리는 메리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하여 "극단적"이었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좀 더 꼼꼼히 비교해보고 그 수치가 어디서 왔냐를 따져봤어야 됬는데, 어리석게도 제 기준에서만 판단을 하였고, 그로 인해서 열심히 글을 쓰신 시엘신민아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습니다.
뭐, 지금 와서 따져봤자 뭐하지만, 저와 시엘 신민아님의 민첩과 2차스탯(민첩과 2차스탯의 수치를 맞추기 위해서 민첩을 *2한다고 치고)을 비교한다면 도합 5600가량의 차가 났습니다. 템렙은 당시 제가 581였고, 시엘신민아님은 583이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모든 붉은 보석홈에 민첩을 박았는데, 시엘신민아님은 민첩보석과 민/가를 적절히 섞어놓으셨고, 재연마 역시 저는 치명타로 밀고 적절히 특화옵도 남겨놓은 세팅이었는 반면에 시엘신민아님은 가속을 취우선으로 재연마 하셨습니다. 여기까지 대충 고려해서 약 2000정도의 차이가 났으며, 나머지는 시엘신민아님이 착용하신 째깍이에서 온 2차스탯의 격차 + 템렙차에서 오는 스탯의 격차였습니다. 충분히 차이가 나고도 남을 수치였으며, 이걸 사전에 꼼꼼하게 비교해보지도 않고 "극단적"이라고 표한 것이 제 잘못이었습니다.
당시 시엘신민아님과 다른 한분의 댓글을 보면서 아차 싶었고, 바로 사과하기는 했지만 하루종일 마음이 편치 못하더군요. 내가 과연 뭘 잘못한걸까, 극단적이라는 표현이 왜 잘못된걸까 하는 생각에 업무를 보는 내내 그 생각이 나서 집중을 못 했습니다. 나중에 위에 언급한것처럼 이래저래 비교해보니 제가 생각이 짧았던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주말동안 이 일에 대해서 좀 생각해본바 제가 그럴만한 실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코가 높아졌고 거만해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행보를 돌아본바 내가 좀 나댄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중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수도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고 그냥 조용히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노파심에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그 어떤 사람의 영향도 아닌 제 스스로 내린 결정입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몇 분께 5.4 풍운의 전반적인 딜링 가이드를 작성하겠다고 약속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약속드린지 꽤 지나기도 해서 더욱 더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제가 그 글을 통해서 풍운이란 특성에 대한 하나부터 열가지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다루려고 했습니다. 늦어진 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제가 취직을 하면서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로 줄어들기도 했고, 덩달아 글을 쓸 시간도 없긴 했습니다. 그래도 퇴근하면서 몇 줄이라도 그간 조금씩 써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커버할 내용이 많아서 퇴근 후 몇 글자씩 쓰는 속도로는 진도가 잘 안나가고 있던 실정이었습니다. 은근히 심적인 압박을 느끼고 있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말씀드리자면 좀 홀가분해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역시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참 그간 공인도 아니고 어쩌다가 정리글 한번 쓴게 인증글 되고선 혼자서 설레발 쳤던 몇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하나 쓰고 몇일간은 게시판을 들락날락거리면서 댓글 달린게 있나 없나 확인하는게 제게 제일 중요한 일과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해보니 좀 우습긴 하네요 ㅎㅎ;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글 역시 혼자서 오버하는 감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간 생각을 좀 해본 결과 이 일을 통해서 발견한 제 모습이 좀 싫기도 했고, 인벤에 너무 매달리는 것 같아서 그냥 아예 더이상 수도게에 글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 떠나지는 않고 계속 남아서 눈팅은 하겠지만, 앞으로 글이나 댓글을 쓰는 일은 없을겁니다.
그간 부족했던 제가 썼던 글을 읽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그간 저 자신도 많이 즐거웠다고 말씀드리며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