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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탱커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탱 처음 시작한 썰

용조련술
댓글: 11 개
조회: 2902
추천: 15
2023-02-23 13:17:45

[※ 음슴체 주의]


는 와우를 격아 때 마법사로 처음 시작했음.

스토리를 안보고 게임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나는 호드에 정체성을 두고 있음에도
워크래프트를 즐기던 시절부터 늘 제이나에 대한 로망이 컸었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와우도 마법사로 시작하게 됨.

와우를 시작한 당시 나는 글로벌을 무서워하며 
길드팟에 꼽사리 끼어서 15단 주차 한 번 하고 싶어하는 
소위 말하는 버스충이었음.

딜사이클 연습이나 공략 한 번 읽는 것도 어려워서 금방 질려하고
던전 한바퀴라도 더 가서 부딪혀보면 늘지 않을까하는 
막연함으로 게임을 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게 참 민폐였었다고 생각함..

그런 모습의 나는 어둠땅까지 이어졌는데
클래식으로의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꾸준히 본섭으로 돌아오라 손을 내밀어주고
케어해주시던 고마운 사제님이 한 분 계심.

15단 버스충에게 손을 내미는 최정예 정공의 사제라니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었음.
(용군단에선 접속하지 않고 계심ㅠ)

본섭 복귀 후,
그 사제님 계신 길드로 옮겨가게 됐는데

길드원을 따라 처음 20단이라는 단수를 경험하게 된 날에
와우에 대한 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지게 됨.

"정말 잘하고 싶다."

근데 마법사를 더욱 깊게 파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되고 필요로 하는 뭔가를 하고 싶었음.

실제로 농구를 해도 포인트가드를 봐왔고
축구를 해도 미드필더를 좋아하고 즐겼던 나의 성향이
게임에도 영향을 미쳤던거 같음.

그렇게 처음 시작한게 보호 성기사였음.

근데 방패랑 무기는 들었는데
막상 앞에 서서 파티를 리드해야 한다는 입장이 되니까
엄청 긴장되고 머리가 하얘짐.

마법사를 할 적엔 
탱커 뒤에서 사거리 잡고 딜만 해서 몰랐던
또 다른 시야가 존재하고 있었음.

뭘 풀링하고 어떤 루트를 가야하는가는 머리에 없었고
택틱 따윈 존재하지 않았음.

신성화는 잊어버리고 안깔지 않나
정패보다 3버블 영서로 자힐을 더 자주 땡기고

딜러들의 쿨기 생각 없이 한무리씩 풀링하는
그저 법사에서 보기로만 바뀐 초보 와우저 그 자체였음.

"역시 난 안돼." 라며 와우를 접어버릴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나의 와생을 바꿔줄 선생님 한 분을 만나게 됨.


당시 나는 쳐다볼 수도 없이 높은 단수를 플레이하던 
랭커 복술님이 길드에 새로 오셨는데

15단을 간간히 다니던 쩌리 탱커였던 나랑 주차나 하자며
자주 불러주시고 잘하고 싶다는 내 고민을 들어주신 이후부터  
복술님과의 쐐기는 점점 개인과외가 되어갔음.

처음엔 상냥했던 선생님은 점차 매서운 회초리를 치시며 피드백을 하셨고
선생님의 마나를 보며 탐이 필요할까 싶어 잠깐이라도 멈췄다간

"왜 다음 풀링 안하세요? 이렇게 멈춰있는 10초가 모여서 몇분이 되고
1, 2분이 모자라서 시클을 못하는 파티가 얼마나 많은데!
멈추지마! 내 마나는 알아서 할테니까 다음 풀링 쭉쭉 하세요!"

그렇게 나는 힐러에게 탐할 시간 따위 주지 않는 무자비한 탱커가 되어갔음.

심지어 생존기를 올리는 것까지 탱커 아닌 힐러였던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았음.

이 던전의 어느 구간에서 이 기술은 탱커에게 매우 아프다.
급사가 자주 날 수 있기 때문에 헌수를 타이밍에 맞게 반드시 올려라.

이걸 자르지 않으면 탱커가 아프고 
저 차단이 새면 파티에 치명적이니 반드시 차단해라 등등..

그리고 그땐 내가 차단 지정을 해주지 않고 
선생님의 지정에 맞춰서 짤을 봤는데
보기인데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하게 차단이 샜었음.

그렇게 선생님의 회초리는 또 매섭게 날아왔음.

"주시차단 모르세요?"

"그게 뭐죠..?"

선생님의 한숨이 디스코드 너머로 깊게 들려왔고
주시차단 매크로를 알려주시며 반드시 숙달하라고 강조하심.

이후부터 차단이 새면 주시차단 유무를 확인하셨는데
처음엔 주시대상 지정이 어색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 풀링 내 징표에 주시대상을 찍는게 자연스럽게 됐고
차단이 새는 횟수는 눈에 띄게 낮아졌음.

그리고 접종하기 전에는 고단 스트리머의 방송을 같이 보며
내 플레이와 비교하여 피드백을 주셨고

탱커라면 자기의 루트와 택틱이 있어야 한다며
MDT를 보는 습관까지 들여주셨음.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며 경험을 쌓아갔지만
단기간에 기량이 수직상승하고 단수가 높아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음.

그리고 선생님 또한 와우저였기에 언제까지고 와린이만 계속 붙잡고 
쐐기를 가르쳐주실 수 없는 노릇이었음.

선생님은 고단 등반을 위해 길드를 또다시 옮겨가셨고
그렇게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음.


하지만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들은 남아있어서
이젠 이걸 완전히 내걸로 만드는 체득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음.

선생님이 떠나고 맞이한 어둠땅 3시즌은 나에게 있어 
진짜 와우저로 거듭난 시즌이 되었음.

20단을 시클하더니
22단을 시클하게 되고
결국 24단까지 돌파하며 
내 자신도 놀랄 정도로 신기한 경험을 했고 
정말 재밌는 시즌이 되었음.

어둠땅 4시즌은 보기를 떠나 
혈죽을 키워 26단과 27단의 문을 두들겨보며
다가오는 용군단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키워나갔음.

15단도 어려워하던 버스충이었던 내가 27단이라니 기적이다 정말

내가 25단 이상을 도는 유저여서 같이 등반하면 정말 재밌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던 복술 선생님은 지금 더 이상 와우를 하지 않으심.

이제는 내가 더 아쉽다. 


나는 어쩌면 사람들을 잘 만난 운이 좋은 사람일지도 모름.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그 외에도 나에게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고
공통적으로 언급하시는 한마디가 있었음.

"탱커는 경험이 곧 실력이다."

결국 탱커는 쳐맞아봐야 뭐가 아프고 어느 구간이 위험한지 알게 됨. 
그래야 더 효율적인 루트를 찾게 되고 택틱을 만듦.

탱커를 시작하는 모든 초보탱에게 말하고 싶은건 2가지임.

1. 두려워하지 말고 많이 쳐맞아봐라 
2. MDT랑 친해져라

매일 공부하고 매주 공부해야하는게 탱커인거 같음.


이렇게 얘기해서 초보탱들 글로벌에 방생시키고 
파티 터트리려는거냔 욕도 들을 수 있겠지만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른 와우저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이 글을 쓰면서 잊고 있었던 중요한 부분을 떠올리게 됨.

배우고자 하는 열정 있는 와린이들은 
따뜻하게 끌어주는 모두가 되는 바람으로 긴 글을 줄임.

와요일 다들 득템하시고 좋은 한 주 되시길!


*p.s: 난 이번 주 보홈만 뚫었음 ㅅㅂ

Lv41 용조련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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