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2단은 고단일까?

안녕하세요?

게시판을 둘러보는데 재미난 이야기가 나왔더라구요.

"12단은 고단일까?"

몇단부터가 고단인게 이게 뭐가 중요하지? 라는 생각도 할법 한데,

종종 돌이 깨지는 글로벌에서 "아 그래도 이 정도면 고단이니까 돌이 깨질법해" 라고 멘탈관리를 하려면,

스스로 어느 정도의 기준선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 물론 그렇다고 저단에서 돌 깨진다고 멘탈도 같이 깨지라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글을 쓰기에 앞서 간단하게 소개를 드리는게 맞는 것 같아서 제 아이디부터 깝니다.

"백혈마존" 이구요.

본섭은 내부전쟁에 들어서 처음으로 하고 있고,

클래식에서 주로 레이드 했었습니다.

본섭에서도 레이드 위주로 하고 있고,

쐐기는 일주일에 딱 8바퀴만 돕니다. 10단 8바퀴.

9단도 안가고 11단도 안가고, 제 돌도 안쓰고,

글로벌에서 10단 돌만 골라가는 탱커입니다.

요즘은 10단 포탈 모으려고 노력중입니다. 현재 5/8.

굳이 소개를 드리는 이유는,

저는 12단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려고 하는거죵.

그걸 감안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12단을 시클한 기록은 몇 개?

우선 첫번째로 12단을 시클한 기록이 1700개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Raider상에서 12단을 시클한 기록은 1179개 였습니다.

혹시 11단을 2상한 기록까지 12단으로 계산하신건가 싶어서 11단 2상도 확인해봤는데,

이건 2444개더라구요.

일단 이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1700개와 1170개는 분명히 다르니까요.

2. 12단 클리어한 파티 vs 12단 클리어한 유저숫자

논쟁의 주안점은 "12단을 클리어한 파티가 이렇게나 많으니, 12단은 고단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와

"중복된 유저가 많으니까 유저숫자로 봐야한다" 였습니다.

유저 숫자를 Raider에서 뽑아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로그사이트에서 뽑아봤습니다. 

대충 뽑아내는데 1시간, 정리하는데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뭐 특별하게 csv 파일등으로 뽑아낼 방법은 없어서 그냥 CTRL+C, V로 정리했구요.

로그 사이트 보면 중복된 기록이 2개씩 들어가있더라구요.

이런식으로요.

보시면 같은 기록이 2개씩 올라가있죠.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여튼 중복된 데이터들 전부 싹 정리하면, 총 1153개 정도 나옵니다.

Raider의 파티숫자랑 비슷하죠?

이걸 이제 유저 아이디로 나누면 아래처럼 나눌 수 있습니다.

이걸 다시 중복된 내용을 정리하면,

12단을 시클한 유저는 1470명이 나옵니다.

특변까지 고려하면 1404명 정도로 줄어드는데, 뭐 크게 차이없으니까 1470명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1470명은 많은 걸까요?

비교를 위해서 Leader보드에 기록 된 쐐기 인구를 가져와봤습니다.

탱커는 27,425 명 / 힐러 25,656 명 / 딜러 78,068 명.

총 131,149명이었습니다.

1470/131149 = 1.12%

상위 1.12%에 해당하는 유저라고 볼 수 있겠군요.

상대적인 비교를 하자면,

현재까지 신화 오비낙스를 잡은 캐릭터가 총 862명입니다.

라샤난을 클리어한 캐릭터는 총 8,980명입니다.

레이드와 굳이 비교하자면,

라샤난보다는 훨씬 쉽고, 신화 오비낙스에 가까운 난이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인구수 대비 비교해봐야겠지만, 

쐐기 인구가 레이드보다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라샤난보단 어렵고 오비낙스보단 쉽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본캐/부캐, 아 저는 레이드 안도는데요? 아 저는 쐐기 안하는데요? 등의 구구절절한 사유들은 전부 고려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통계로 잡을수가 없어서용.

3. 그래서 12단은 고단이야?

쐐기도 잘 모르는 제가 12단이 고단이냐를 답하는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애초에 이 주제에는 함정이 있는게,

던전별로 12단을 클리어한 모수자체가 현격하게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아라카라를 12단 이상 클리어한 파티는 280파티지만,

12단이상 바위금고를 클리어한 파티는 67개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12단이 고단이냐를 따지는 것보다,

바위금고 12단이 고단이냐? 아라카라 12단이 고단이냐? 를 따지는게 빠르겠죠.

물론 아라카라 12단이 저단이고 바위금고 12단이 고단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12단이 고단이야?" 라는 물음을 들었을때,

누군가는 "뭐 아라카라 정도는 12단 깰만하지 않나?"를 생각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바위금고 12단은 진짜 어렵다"를 생각할 수 있다는거죠.

레이드에 대입하자면,

신화 레이드는 최상위권 유저를 위한 컨텐츠야? 라는 질문을 했을때,

"4신화는 그다지 어렵지 않아" 라는 답과

"너프전 올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해" 라는 답이 동시에 나올 수 있겠죠.

애초에 몇단부터가 고단인지 누가 정해놓은 바도 없고,

따져야될 기준도 한 두개가 아니라서 이야기가 하기가 쉽지 않죠.

제게 물어보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해드릴 수 있습니다.

12단은 고단입니다. 왜냐하면 저 데이터들 CTRL+C, V 하는데 1시간조차 걸리지 않았거든요 ㅋㅋㅋ

애초에 고단이 아니었다면, 데이터 뽑아내다가 걍 던졌을겁니다. 너무 많아서요.

그리고... 던전의 난이도는 파티원이 정해주는것 아닌가요?

4. 12단에서 던전들의 상대적인 난이도

12단 이상에서 시클 기록이 가장 많은 던전은 

아라카라 > 티르너 > 새벽인도자 > 보랄러스 > 실타래 > 그림바톨 > 바위금고 > 죽상 순이었습니다.

실타래 이후 3개 던전은 그냥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경향은 글로벌(전세계) 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12단 시클을 노린다면, 우선 아라카라부터 정복하고, 티르너, 새벽인도자, 보랄러스, 실타래까지 차례대로 정복하면 될 것 같습니다.

5. 그외

쐐기에서 탱/힐은 귀족중의 귀족인데,

12단이상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기록들이 "구인이 완료되어 출발을 했으며, 시클까지 했음" 을 인지하고 본다면,

탱커가 얼마나 초귀족인지 알 수 있습니다.

12단 이상 탱커 : 243명 / 탱커 상대인구 1

힐러 : 266명 / 탱커 상대인구 1.09명

딜러 : 961명 / 탱커 상대인구 3.95명

8개 던전 12단을 같은 조합으로 클리어한 팀은 한국에서 6개 팀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12단이 정말 어려워보이는 난이도네요.

캐릭을 스왑했다 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봅니다.

특정 조합이 강요된다면 그것 역시 고단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