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단수 갱신을 위해 야심차게 지원한 그림바툴 11단.
이것만 시클한다면 나는 올11단이 될 수 있다.
나의 목표는 명확하고 의지는 확고했다.
'시클이 아니면 죽음을!'
파티원들의 스펙과 점수는 능히 11단을 시클을 하고도 남을 정도.
나의 마음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파티에 그림바톨의 신, 조드 뚱빼미까지 있으니 이건 시클각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출발한 그림빠뚤.
1넴 가는 길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총탄대신 대지 화살이 날아다니고 포탄과 수류탄대신 대규모 진동이 터지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수라장이었다.
대지술사 : 으아아! 대규모 진동!
나 : 어림없다! 영혼의 절규!
대지술사 : 으아아! 무서워! 대규모 진동!
침묵이 없는 사제인 나는 무력했고 그 죄로 인해 나에겐 더 빡센 힐업이 강요되었다.
어찌저찌 1넴 잡고 2넴까지 잡았다.
난 그래도 제법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전탱은 그리 생각하지 않으셨나보다.
전탱은 흡사 헷또가 나간 사람처럼 3넴 가는 길에서 투척과 돌진까지 사용해서 이 악물고 못본척 지나가게 해주겠다는 착한 오우거 친구들까지 끌어당겨서 초빅풀을 했다.
그리고 내가 탐할 시간을 단 1초도 허비하지 않았다.
물빵을 먹으려고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기가 무섭게 전탱은 용맹하게 적 무리에 돌진을 박았다.
'그.. 그만둬! 죽을거 같아!'
내 마음의 소리는 닿지 않는듯 했다.
파티가 하나의 오케스트라 악단이라고 한다면 전탱은 독재적인 지휘자였다.
3넴 앞의 용암술사 두마리 앞에 섰을때 나 마나는 30%에 불과했다. 빡힐업을 해야하기에 탐도 하고 딜러들에게 점사해줄 것을 간청할 생각으로 키보드로 "탐"을 치고 엔터까지 침과 동시에 전탱이 용암술사에게 돌진을 박았다!
육성으로 "저 XXXX!"라는 욕지거리가 터져나왔다.
그는 채팅이나 힐러의 마나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순간 뇌리에 스치는 생각.
'전탱도 방패만 들었을뿐, 전사였구나.'
비로소 난 그의 본질을 깨닫고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그림 바톨을 시클할 수만 있다면!
내 백토가 진골이 된다한들 무엇이 대수랴!
날 더욱 쥐어짜내라 전탱이여! 너의 꿈을 펼쳐보아라!
펑!
3넴에서 쫄몹이 터지면서 우리는 전멸했다.
전탱 : 여기까지 하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