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쐐즌검 손님팟 버스가 왜 문제냐?
글로벌로 17단 모으는데 19단 시클한 3700점 수사가 신청 왔길래 "와주셔서 감사하다" 하며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점수에 맞는 실력이 아니라, 속은 기분에 레이더를 찾아보았습니다. 18~19단은 초고단랭커들하고만 갱신을 했기에 버스가 의심되더군요. 그 선수들 중에 친구의 지인분이 있길래 손님인지 물어보니, 이번 시즌에만 수백만원 바친 큰손호구라며 그런 단골손님만 5명 있다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었습니다.
쐐즌검 손님팟은 최정예 손님팟과는 다릅니다. 최정예 손님팟으로 누군가가 최정예를 못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쐐즌검은 상대평가로 0.1%에게 주어지는 업적이고 순위 경쟁이라 누군가를 밀어내는 구조입니다. 내부전쟁부터 갱신 꿀주가 없어졌고 단단돌로 버스태우기 더 쉬워져서 그런지, 손님이 몇 배로 늘어났습니다. 제가 찾아본 현재 3500~3700점대 쐐즌검 업적 손님만 5명인데, 다른 모르는 손님들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고단 쐐기판과 손님팟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고단랭커 탱들 레이더 기록을 살펴보면 누가 손님인지 티가 납니다. 지금은 쐐즌검 컷(3713점) 밑의 손님들이 많아서 주목도 별로 안받습니다. 보통 차근차근 올16->올17->올18 올라가기 때문에 아직 대부분 16~18단 버스 받고 있으니까요. 시즌이 한달쯤 남았으니 꾸준히 버스 받아 시즌 말엔 슬쩍 쐐즌검에 들어가 있겠지요.
"해외에서도 다 그러지 않냐?", "자본주의 사회인데 어쩌냐?", "대리만 아니면 되지 않냐?" 이런 말들은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본질을 흐리기만 할 뿐입니다. 투기장이나 쐐즌검처럼 한정된 상위 %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을 골드나 현금을 주고 거래하는 것은, 순위조작 즉 승부조작과 같은 어뷰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2. 이미 논란이 있었던 쐐즌검 손님팟 버스
용군단때 한 힐러님이 버스냐 아니냐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했던 "돈 받았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답변 안하셨습니다. 선수 중 제 지인도 있었고 돈 받은 선수가 한둘이 아닌데, 아무 대가가 없었다는 거짓말을 할 순 없으니까요. 그래도 손님팟으로 돈 걸 "그럴 실력 되니까 상관 마라"는 식의 태도는 아니었다 봅니다. 그 당시 비슷한 논란이 3명정도 더 있었고 많은 유저들이 신고를 넣었지만, "대리냐 아니냐"가 주요 논점이었고 실제로 대리는 아니었으니 쐐즌검 업적은 다 받으셨었습니다.
3. 손님팟 가격은? 선수가 얼마나 버냐?
현재 쐐즌검은 18단 이상 해야 되는데 18단 버스를 태워줄 19~20단 초고단선수 풀은 엄청 좁습니다. 손님팟 광고하고 있는 아이디를 대충 세어 봐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가격 문의를 해보니 지금은 15단 1판이 50만골드, 18단 1판이 100만골드라네요. (똑같은 단수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싸집니다. 몇 주 전에는 15단 1판이 100만골드, 18단 1판이 150만골드였습니다.)
현금이 골드보다 싸다고 현금거래도 유도하더군요. 현금거래나 광고는 wow 운영 정책의 위반행위이며 블리자드의 강력한 제재 대상입니다. 그러니 오픈카톡으로 숨기며 광고하고, 스트리머 선수라면 방송 끄고 도는 거겠지요. 계좌로 거래하면 증거도 없구요.
18단 1판 해주고 선수 4명이서 나누면 1인당 30분에 2만 5천원, 즉 1시간에 5만원을 버는 셈입니다. (몇 주 전에는 1시간에 7만 5천원을 벌었겠네요.) 쌀먹이란 말이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직장인이 퇴근 후에만 해도 한달에 1인당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300만원 그 이상도 번다 합니다. 예전에는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서 그렇게 팀짜서 밤낮으로 등반하고 시즌초부터 파밍하러 새벽까지 달리시는 줄 알았습니다.
4. 쐐기 손님팟 버스 자체가 나쁘다는 거냐?
아닙니다. 쐐즌검 업적과 상관 없는 아래 단수를 골드 받고 버스 태워주는 것은 밀려나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습니다. 그리고 인맥으로 버스 태워주는 것까지는 솔직히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친한 친구라면 돈 거래 없이 도와줄 수 있는 건데 같이 놀지 말라 할 수도 없구요.
10~15단 손님팟은 쐐즌검 선수까진 아니라도 17단정도 다닌다면 선수 가능합니다. 손님이 원하는 단수는 10단부터 다양하니까요. 레이드 손님팟보다 훨씬 구인도 쉽고 시급도 높아요. 오픈카톡방 파서 손님 받고, 본인과 비슷한 실력의 선수 지인 3명만 부를 수 있으면 됩니다. 특히 시즌 초엔 10단 주차, 올포탈 수요가 매우 많은데 10단도 어려워서 비싸기 때문에 몇 배로 많이 법니다.
실력은 좋은데 동기가 없어서 등반 안하는 분들? 쐐즌검이나 근처 점수인데도 선수 안하는 분들? 쐐기하면서 골드 벌고 싶으시면 10~15단 손님팟 하세요.
5. 18단이 버스가 가능하냐?
고단 쐐기에 관심 없으신 분들은 "1명 손님 데리고 18단 버스가 가능하냐? 쐐즌검이 가능하냐?" 의아해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기록들이 증명하고 있듯이 대리가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16~18단 실력인 사람이 19~20단 실력인 사람들에게 버스타면 됩니다. 최상의 아이템을 입은 튼튼한 선수들이 1.5인분씩 딜해주고, 이미 고정팀에서 정해놓은 생존기 순서 등 모든 것을 불러주면 그대로 누르고, 힐러 손님이라면 "딜은 하지 말고 힐만 하라"고 하거나, 디코에 1명 더 들어와 실시간 화면을 보며 아바타처럼 코치해 주는 등 최대한 맞춰주니까요.
이걸 보고 "그래도 기본 실력이 어느 정도 있으니 쐐즌검 했겠지" 라고 합리화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물론 10단 실력인 사람을 18단 버스 태우기는 불가능하겠지요.) 16~18단 실력이면 원래대로라면 쐐즌검에는 못 듭니다. 쐐즌검 컷 밑 3500~3700점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19~20단 선수들이랑 같이 하면 쐐즌검 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앞으로 점점 쐐즌검 버스가 늘어나서, 쐐즌검 100명 중에 20명이 선수고 80명은 전부 돈 내고 버스 받은 손님이게 된다고 가정합시다. 그게 과연 정상적인 일입니까. 손님이 5명이든, 80명이든. 지금은 명수가 적으니 괜찮고, 앞으로 명수가 많아지면 심각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pvp도 초반에는 돈 주고 업적 따는 손님팟이 소수였어서 사람들이 무시하고 방치했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버스가 많아지고 업적 가치가 내려가 허탈한 사람들이 떠나면서 pvp가 망한 시기를 앞당긴 요인 중 하나가 되었죠.
6. 마무리
지금도 팀원들끼리 열심히 노력해서 쐐즌검을 향해 등반하려는 간절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쐐즌검 버스는 남들의 그 몇 달을 돈만 바르면 제칠 수 있습니다. 우선 시즌 내내 쐐즌검을 목표로 했던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등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쐐즌검에 든 사람들도, 버스가 늘어나며 가치 하락한 업적이 되고 있으니 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결국 쐐기 등반 컨텐츠에 흥미를 잃고 실망한 유저들이 하나둘 떠나면, 와우저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이런 글 하나 쓴다고 버스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건 압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를 아무도 부정적으로 보거나 지양하지 않고, 아무도 선의로 감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쐐즌검 업적은 시즌마다 100명정도 받습니다. 예전 쐐즌검 버스 논란때도 100명 중 누가 버스였는지 사람들은 다 알아내어 게시판에 올렸고 두고두고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저도 제가 알게 된 손님 5명이 쐐즌검에 들었는지 볼 것이구요. 아이디가 주목받게 되면, 몰래 부캐나 다른 직업 캐릭터를 만들어 다시 버스를 받거나, 아이디 변경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정당하게 노력중인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몇백만원씩이나 주고 딴 업적이 과연 옳은 것인가? 선수도 손님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내 질서와 균형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골드 벌 방법은 약초캐기, 제작 등 많습니다. 와우가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점점 썩는 걸 내버려둬서, 더 사람들이 힘빠져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Totemu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