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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칼럼] 마법사는 '탑신봉자'다.

아이콘 나는나는나다
댓글: 19 개
조회: 1902
2025-08-13 00:40:09
※ 본문에 앞서
이 글은 개인의 감상을 글쓰기 연습 삼아 작성된 것임을 먼저 밝힙니다. "아, 이 게임을 이렇게 느끼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이 글은 혐오나 차별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이를 위해 제목도 순화해서 표현한 것입니다. 갈등을 유발하는 댓글은 삼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마법사를 키우지 않습니다.

<목차>
1. 배경
2. 탑신봉자의 개략
3. 마법사의 특성
4. 결론

1. 배경
저는 워크래프트 3, 특히 카오스와 같은 유즈맵으로 게임을 배우면 자연스럽게 DotA 2, HotS, LoL 등 MOBA 장르를 주로 즐겨왔습니다. 그러나 DotA 2(한국 철수)와 HotS(업데이트 중단)가 제 곁을 먼저 떠나면서, 결국 LoL에 정착하게되었습니다. 그러다 신화급 아이템이 출시되던 2021년에 LoL에 신물이 나게 되었고, 이번에는 제가 먼저 게임을 떠났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던 중 예전부터 가볍게만 접해보던 WoW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다행히 쐐기돌 컨텐츠가 제 취향과 잘 맞아 지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쐐기돌에는 오랜 인기와 악평을 동시에 짊어진 직업이 있는데, 바로 마법사입니다. 마법사는 구조적인 유용성 덕분에 메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치적 제거의 대상이 되기도 일쑤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저는 마법사를 보면서 과거 LoL에서 느꼈던 묘한 감각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 감각이 '탑신봉자'에서 느끼던 그것과 많이 겹치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마법사에서 발견한 '탑신봉자'스러운 면모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2. '탑신봉자'의 개략
LoL 경험이 없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탑신봉자'는 "자신 위주의 플레이를 팀원에게 강요하는 탑 레이너"를 비하하는 멸칭인 '탑신병자'의 순화 표현입니다. 즉, 자신이 게임의 중심이라고 믿고 이를 기반으로 과도한 요구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단 공격로 플레이어들을 비꼬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탑신봉자'가 생겨나는 주요 원인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잦은 1대1 대치: 라인전에서 격차가 벌어지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② 정글 개입의 효율 저하: 상단 공격로는 정글 개입의 영향이 크지만, 정글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가장 적은 곳이다.
③ 팀 전체에 미치는영향력의 한계: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교전이나 오브젝트 싸움에 비교적 개입하기 어렵다.
상단 공격로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자신의 공격로 우위를 승리로 연결시키는 것이 다른 포지션보다 어렵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솔로 랭크에서는 양 팀의 MMR이 균형을 이루도록 편성되므로, 탑 자신이 잘할수록 오히려 나머지 4명이 불리한 실력 차를 가질 가능성도 커집니다. 흑화한 '탑신봉자'들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포지션 자체가 플레이어를 고립시키고 흑화하기 쉬운 구조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3. 마법사의 특성
먼저 제가 말하고자 하는 마법사의 특성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아래 두 자료를 참고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① 김여담, 「화법으로 살아남기.txt」, 『와우 인벤: 쐐기돌 게시판』 ,2020.07.20.
링크: https://www.inven.co.kr/board/wow/5280/20317
② 카르꽁스, 「[단편와우] 쐐기」, YouTube, 2023.03.01.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knUNIzobvI

3-1. 피해 메커니즘
마법사는 쐐기돌에서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피해 구조를 갖고 있는데, 그 핵심은 아래 두 가지와 같습니다.
① 폭발적인 피해의 비중이 크다.
② 단일 대상 공격에도 광역 피해가 함께 묻어난다.
쐐기돌의 본질은 시간 단축인데, 이를 가장 크게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체인 풀링을 방해하는 특정 적의 존재입니다. 이런 적을 빠르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자신의 DPS를 더 높일 광역 피해를 포기해야 합니다. DPS가 중요한 쐐기돌에서 이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죠. 마치 LoL에서 본대의 전투를 돕기 위해 따로 떨어져 나오는 스플릿 푸쉬를 연상케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하시면 좋습니다.
극부, 「(고단)쐐기 딜러학 개론」, 『와우 인벤: 쐐기돌 게시판』 ,2023.10.10.
링크: https://www.inven.co.kr/board/wow/5280/62010
상술한 점에서 마법사는 메타 조합 내에 들어가기 너무 쉽습니다. 태생적으로 특정 적을 '빠르게'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그 과정에서 잃는 DPS가 매우 적으니까요.

3-2. 구조적 단점
마법사의 피해 구조는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섬세한 조건을 요구합니다.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한계가 드러납니다.
① 주요 능력의 타이밍이 꼬이면 DPS 누수가 심각하다.
"누가 뭐라 해도 블러드는 내 쿨기다." - 김여담, 「화법으로 살아남기.txt」
실제로 OmniCD 등으로 마법사의 기술 사용을 살펴보면, '시간 왜곡(블러드)'을 바로 쓰지 않고 자신의 주요 능력과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폭발적인 피해 비중이 크다보니 가속 버프 유무에 민감해지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공공재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시간 왜곡'을 온전한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순간이동'을 자신을 위해서만 쓰는 '탑신봉자' 같죠.

② 집중 포화 효율은 좋지만, 총합 피해량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방어 전담의 풀링이 매끄럽지 않을 때 전체 DPS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하지만, 마법사의 전체 피해는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편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풀링을 주로 설계하는 방어 전담이 마법사를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삼을 이유가 줄어듭니다.

거기에 유틸리티 측면에서도 마법사는 구조적 한계를 가집니다.
③ 차단, 군중제어 능력이 부족하다.
"발화 10초 제외하고 하는 것도 없는 법사는 입으로 재롱이라도 피워야 파티에 도움이 된다." - 김여담, 「화법으로 살아남기.txt」
마법사는 차단기 쿨타임이 긴 원거리 직업이며, 군중제어기의 성능도 낮은 편입니다. 실제로 'Mythic+ CC Rotation' 같은 위크오라를 살펴보면, 마법사의 차례가 후순위로 밀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디스코드를 쓰는 파티에서 마법사의 오더를 접했던 경험은 적습니다.

3-3. 왜 마법사는 인식이 안 좋은가
앞서 말한 단점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딜 외엔 못하는데, 그마저도 조건을 너무 많이 탄다."
즉, 존재 가치는 피해 능력에 의존하는데, 이를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무너질 때 스스로 만회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변수가 많은 글로벌 저단으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집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니 팀에게 각종 요구를 하게 되고, 이는 곧 피곤한 사람으로 인식될 위험을 키웁니다. 더욱이 공격에만 집중했는데 데미지 미터기 수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정치적으로 몰리기 딱 좋습니다. 로그로 분석하기 전까지는 마법사가 못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직업 또는 전문화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순 있지만, 마법사가 그 정도가 심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결론
마법사와 '탑신봉자'는 서로 다른 게임 속 존재이지만, 그 구조적 위치와 딜레마는 닮아 있습니다. 둘 다 특정 환경에서는 강력하지만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많고, 조건이 무너졌을 때 스스로 만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마법사는 역시 '탑신봉자'처럼 쉽게 흑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건 이런 구조적 특성을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쐐기돌을 플레이하자는 겁니다. 단순히 비난을 던지기보다, "이 상황에선 마법사의 강점이 발휘되기 어려웠겠구나"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물론 마법사들도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겠죠.
그리고 혹시 주변에 LoL에서 상단 공격로를 즐겨 하던 사람이 있다면, 마법사를 권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익숙한 고립감을 느끼며 금방 적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화염 전문화는 격투 게임의 콤보 같은 손맛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마침 격투 게임 플레이어들은 LoL에서 상단 공격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LoL에서 주로 전사(투사)를 플레이했던 경험 때문에 WoW에서도 전사 같은 직업을 고를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메커니즘 측면에서는 마법사가 더 잘 맞을지도 모릅니다.

※ 세줄 요약
1. WoW의 마법사는 LoL의 탑 레이너와 구조적으로 비슷하다.
2. 둘 모두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 때문에 흑화할 가능성이 크다.
3. LoL에서 상단 공격로를 섰던 사람에게 전사보다 마법사를 권해보자.

Lv70 나는나는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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