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의구심 때문이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답변드립니다

 평소 저는 공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남들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일찍 와서 소환하는 게 아니다. 레이드 30분 전에는 다른 것을 하지 말고 대기하라. 이 시간은 진짜 일이 생긴 분들을 위한 시간이다."

 그리고 당시 제 고정팟은 연인원 40여명 4개의 파티로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는 이제 다들 나이가 들어 직업이나 직무상 고정적으로 같은 날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빵투아빠님도 그 중 한명이고, 공대에 이런 분이 10여 분 있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이 이런 분들 스케줄 맞춰서 파티 구성해놓는거죠. 

 해당 공대 날짜 2월19일 일요일 오후 8시 기준, 서버에 25인 6하드 이상 팟 6개. 그 중에 4개는 제가 운영 중이었고, 나머지 2개 파티의 인원과도 교류하지만 그날은 동시간대 레이드를 하는 날입니다. 즉 서버에 25인 6하드를 소화할 인원이 극도로 적은 때였습니다. 해당팟도 직전 주에 6하드를 막 마친 불안정한 상태였고요.

 7시30분에 공초시작. 40분에 회드님 불참 통보. 냥꾼/복술 오지 않은 상태. 머 냥꾼 자리야 아무나 받아도 되지만, 6하드팟 힐러 중요하죠. 암사에게 적절한 회드를 못 구하면 회드로 와달라고 귓함. 서버에 아는 힐러들에게 귓 시작함. 왜 미리 구하냐고요? 대부분의 파티가 8시를 전후해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때 구하지 않으면 더 최악의 결과가 오기 때문입니다. 7시45분 미리 컨택해놓은 복술이 갈지말지 답변을 요구함. 아니면 그 사람도 다른 팟 가야하기 때문에. 7시47분쯤 최종 로스터 선택.

 제가 다 모이면 좀 일찍 출발하기도 하지만, 그날은 다른 날짜에서 빼온 회드/복술/냥꾼 등을 조율한다고 시간을 끌어 평소보단 좀 늦게 출발했습니다. 하드팟은 1넴 시작 전에 미리 하드 모드 말을 걸어 일반 모드로 시작하는 걸 막기 때문에 안에 있을 뿐. 7시51분 수리할까요님 접속. 7시55분 1넴 시작, 59분 1넴 킬.

저는 파티를 많이 모아봐서, 늦거나 안 오거나 이런 일 신경 안 씁니다. 야근/사고/늦잠/기념일/부고 등등.. 매주 일어나고 오히려 정해진 인원으로 갈 때가 드물거든요. 디코에도 "불참 이유 안 써도 된다/미안할 필요 없다/미리만 알려달라"고 몇번 써놓았었고요.

 수리할까요님이 접속해서 저에게 "늦어서 미안하다" 한마디만 했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작 전에 왔는데 왜 내 자리를 남겨두지 않았느냐고 반응하셨죠. 거기서 제 멘탈이 무너졌습니다. 이 사람은 날 자기 레이드 가게 하는 도구로 생각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 파티를 지키고 멘탈을 지키기 위해서 출공 통보를 한 것입니다.

 이미 공대 출발 전에 멘탈이 나갔는데 아직 시작하지 않은 그날의 레이드를 정해진 시간 안에 완료해야 된다는 것, 공장을 하면서 제일 싫을 때입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컴터 끄고 싶은데, 아닌척하면서 공대를 진행하는 거요. 이런 경험이 수십 번 있는데도 아직도 힘드네요. 

 아직도 의구심이 풀리지 않았다면, 25인 하드팟 공장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두어 번만 해봐도 바로 풀리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