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돼지의 모습으로 세이지 앞에 서다

엘윈숲의 다크문 축제는 언제나 평화롭게 보였다.

바람은 부드럽게 나뭇잎을 흔들고, 사람들의 웃음은 축제 음악처럼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고요 속으로 들어가는 나는, 그저 관광객이 아니었다.

내게는 목표가 있었다. 세이지.. 그가 전해주는 축제의 점괘은 잠깐일지라도, 이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이었다.(공격력 10%)

나는 조심스럽게 숲길을 따라 움직였다. 눈앞, 울타리 너머에 세이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몸이 갑자기 무거워지며, 네 발로 땅을 딛고 있었다. 귀가 늘어지고, 꼬리가 흔들렸다. 난… 돼지가 되어 있었다.

“변이…”

상대 진영의 마법사였다.

망설임 없는 손짓, 그리고 이어진 건 얼음처럼 차가운 마법의 기운. 신비한 화살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들었다.

그것은 불덩이처럼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더 무심하고 냉정한 공포를 품고 있었다. 화려한 궤적을 그리며 다가오는 그녀의 빛줄기

그리고 마침내, 마법이 풀리는 그 순간. 나는 숨을 고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으로 달렸다.

세이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마치 모든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VdFW281_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