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이버펑크 2077'의 차트 역주행, 얼마나 달라졌을까?

기획기사 | 김규만 기자 | 댓글: 27개 |
최근 공개된 확장팩 '팬텀 리버티'와 1.6 업데이트 등, CDPR은 자신들이 '사이버펑크' 프랜차이즈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자 '트리거'가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까지 '대박'을 터뜨리고, 그와 관련한 퀘스트를 게임 속에 선보이면서 다시금 게임으로 돌아오는 이들이 늘어난 추세입니다.

실제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공개 이후, 이를 원작으로 하는 CDPR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 '사이버펑크 2077'또한 스팀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21일 기준 '사이버펑크 2077'은 스팀 전세계 최고 판매 제품 2위를 기록했는데, 1위와 3위가 각각 시리즈 최신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 2022'와 '피파23'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202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사이버펑크 2077'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개발사 CDPR의 각오에 따라 수 차례 버그 픽스와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가장 최신 업데이트인 1.6 '엣지러너' 까지 굵직한 업데이트는 여섯 번, 그보다 작은 규모의 핫픽스는 더욱 많이 진행했죠.

지난 1년 반, CDPR이 '사이버펑크 2077'을 되살리기 위해 들인 노력은 게임을 얼마나 많이 바꾸어 놨을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오래간만에 나이트 시티를 찾아가 봤습니다.

▲ 2023년 출시 예정인 확장팩 '팬텀 리버티' 티저 영상


'사이버펑크 2077', 출시 그 후...

출시 전 전세계 게이머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 온 기대작이었던 '사이버펑크 2077'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콘텐츠의 양과 수많은 버그 등으로 빠르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특히, 콘솔 버전의 경우는 게임을 진행하기조차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개발사인 CDPR은 전액 환불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사이버펑크 2077 업데이트 로드맵'은 이미 많은 게이머들의 눈에 익숙할 것입니다. 출시 이후 2021년까지는 수차례 핫픽스를, 그 이후에는 좀 더 굵직한 업데이트와 무료 DLC를 추가하며 게임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목록들의 일정이 2022년으로 넘어가기도 했지만, 1.6 업데이트 이후 게임을 보면 당시 로드맵에 대한 약속은 대부분 지켜진 것으로 보입니다.



▲ 한동안 밈처럼 커뮤니티를 떠돌던 그 업데이트 로드맵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이후 그동안 업데이트 내용을 모두 이 글에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입니다. 1.1 패치부터 1.3 패치까지는 대부분 게임에 존재하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데 집중한 업데이트였는데, 각각의 분량이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가령, 1.2패치는 변경점을 정리한 패치노트만 3만 자가 넘는 수준이었고, 1.3 업데이트는 패치 용량만 웬만한 게임 하나 분량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많은 분량의 업데이트 모두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지, 새로운 무언가를 추가하기 위한 업데이트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니 실버핸드의 새로운 코스튬이나, 신규 의상 등등이 추가되긴 했지만, 게임플레이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게임에 눈의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최신 업데이트 바로 이전인 '1.5버전'부터였습니다. 2022년 2월쯤 게임에 새롭게 업데이트된 버전으로, 당시 과거에 약속했던 차세대기에 대한 지원 또한 이 시기에 이뤄졌습니다. PS5/Xbox 시리즈 X같은 차세대기에서 레이 트레이싱 모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PS5의 경우 듀얼 센스 컨트롤러의 기능을 활용한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할만해졌느냐? 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도 바로 1.5패치 이후입니다. 당시 막 패치가 진행됐을 때도 잠깐 플레이해봤는데, 이전처럼 엔딩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버그는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콘솔(PS5) 기준으로도 전량 환불 시절의 퀄리티는 찾아볼 수 없었죠. 오히려, 듀얼센스의 적응형 트리거 기능이 상당히 잘 적용돼 놀라웠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2021년 1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게임을 고쳐온 '사이버펑크 2077'



그래서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나?

■ 게임 플레이, 편의성 개선

여러 차례 큼직한 업데이트가 적용되기는 했지만, 게임의 전개나 스토리 자체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과거에는 정상적으로 메인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던 오류들이 상당 부분 해소되어 적어도 오류 때문에 오픈월드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끔찍한 일은 겪지 않아도 되도력 바뀌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메인퀘스트 진행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사이드 퀘스트는 그 진행 방식이 일부 달라져 확 체감되는 편이었습니다. 기존에는 별 맥락 없이 지도에 둥둥 떠있기만 했던 픽서들의 의뢰가, 1.5 패치 이후에는 좀 더 정돈된 형태로 제공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각 지역을 대표하는 픽서들은 아무에게나 의뢰를 주지 않습니다. 몇 가지 의뢰를 해결해 평판을 올리고, 이후 다음 의뢰가 생선되는 식으로 개선된 것이죠. 또한, 한 픽서의 의뢰 모두를 클리어하면 새로운 보상을 얻을 수 있어 의뢰 해결에 동기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 와카코의 의뢰를 모두 완수하면 받을 수 있는 카타나, '뱍코'

또, '사이버펑크 2077'을 출시 이후 300시간 가까이 플레이하면서, 가장 귀찮은 것은 메인 스토리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BD(브레인댄스) 시청이었습니다. 다회차 플레이 도중에는 다 아는 내용을 굳이 반복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닙니다. 업데이트 이후에는 주디를 처음 만나 BD를 재생할 때 튜토리얼을 스킵하는 선택지가 추가되어, 그 귀찮음의 일부를 덜 수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의 편의성 개선이라면, 저장 파일에 대한 크로스 플랫폼이 지원된다는 점입니다. CDPR의 독자적인 플랫폼에 각각의 플랫폼 계정을 연결하면, 어디서든 최근 저장 파일에서 이어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 졌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듀얼 센스 기능을 경험하기 위해 PS5에서 다시 게임을 진행하는 중인데, 클라우드를 통해 PC의 저장 데이터를 옮겨올 수 있어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 이제 저장 파일 크로스 플랫폼 지원으로, PC의 세이브 파일을 PS5에서도 이어할 수 있습니다


■ 외형 꾸미기 개선



▲ 마침내! 게임 도중 외형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출시 직후 '사이버펑크 2077'은 개발사인 CDPR이 과거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이트 시티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는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성장 과정에 따라 방어력이 높은 의상을 줏어서 입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이렇게 방어구의 능력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온몸을 누더기로 휘감은 모습이 되어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이죠. 아무리 처음부터 커스터마이징을 열심히 한들, 못생긴 옷을 강제로 입어야만 하니 꾸미는 즐거움을 느낄 일이 만무했습니다.

버그 또한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초창기 '사이버펑크 2077'의 수많은 버그들 중에는 헤어스타일 텍스쳐가 '보이지 않게'되는 것이 있었는데, 커스터마이징 창에서 어떤 머리스타일을 선택하든 인게임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면 대머리가 된 주인공 V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해당 버그는 출시 이후 핫픽스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고쳐지긴 했지만, 이후에도 캐릭터의 그림자를 보면 아직도 맨들맨들한 대머리로 보이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바뀌지 않았죠.

게다가, 게임 시작 시 캐릭터를 만드는 것 말고는 도중에 캐릭터의 외형을 변경할 수 없다는 것도 큰 불만 요소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세계관속에 리퍼닥이라는 훌륭한 선생님들도 계시고, 또 언제든 이들을 통해 외형을 바꿀 수 있을 것던 트레일러 내용과 다르게 실제 게임속에서는 불가능했기도 하고요. 당시 외형을 내 맘대로 고칠 수 있었던 것은 팔에 어떤 사이버웨어를 장착하는지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는 정도 뿐이었습니다.



▲ 나름 중요한 순간인데 이게 무슨 일이야

하지만, 이 또한 수 차례 패치를 통해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또 추가됐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탈모를 경험하지 않아도 되고, 또 기분에 따라서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 손톱 길이 등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1.5 패치 이후 게임 도중 외형 변경은 크게 주인공 V의 아파트 거울, 그리고 리퍼닥을 통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거울을 통한 외형 변경은 헤어스타일이나 화장 등, 좀 더 간단한 요소를 바꿀 수 있으며, 리퍼닥을 찾아갈 경우 보다 세밀한 부분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얼굴의 사이버웨어 모양이나 신체 외형 까지도 말이죠. 문신이나 성별 등, 아직까지 전부를 바꿀 수는 없지만, 초창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입니다.



▲ 이제는 옷장을 통해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더 이상 방어력이 높은 누더기들을 입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복장의 외형만 설정할 수 있는 '옷장' 시스템도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옷장'은 욕실 거울과 마찬가지로 V의 거점인 메가빌딩 H10 등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옷 중 마음에 드는 외형으로 조합해 등록해 두면, 지금 현재 입고 있는 의상과 상관없이 해당 복장을 덧입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방어력이 높은 누더기를 계속 찾아 입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이트시티를 활보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옷장' 시스템의 추가로 인해, 주인공의 외형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이쁜 옷'을 구하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했습니다. 사실, 세계관 때문인지 아니면 게임의 문제인지 그리 이쁜 옷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마음에 드는 바지 한벌을 사기 위해 노드사이드부터 란초 코로나도까지 옷집 탐방을 하는 플레이는 초창기 게임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 아파트/여가활동 추가



▲ 각 지역에 새롭게 추가된 V의 아파트

주인공 V가 나이트 시티에 정착하면서 마련한 왓슨의 메가빌딩 H10 외에도, 1.5패치 이후부터는 각 지역의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해 자신의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스사이드, 재팬타운, 글렌 등 나이트시티 곳곳의 풍경에 어울리는 집이 생겼으며, 저마다 다른 가구가 준비되어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새롭게 추가된 아파트는 모든 부동산이 그러하듯 위치에 따라 다른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지역 대부분이 마엘스트롬이 장악한 공장 부지인 노스사이드에 위치한 아파트는 모텔방 수준이고, 그보다는 사람이 살만한 곳인 재팬타운의 아파트는 소박한 원룸 느낌이죠. 세계관 속에서 1% 상류층이 살아가는 다운타운이나 글렌같은 부촌으로 갈수록 아파트의 규모는 커지지만, 그만큼 집값 또한 껑충 뜁니다.



▲ 사무라이의 히트곡 'Never Fade Away'를 연주하거나



▲ 흡연과 음주 또한 가능...은 합니다

이러한 아파트의 추가는 그동안 주인공이 아무리 돈을 모아 봐야 전설급 사이버웨어를 장착하고, 타지도 않을 자동차를 매입하는 것 외에 또 다른 현금 사용처를 늘려주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게임에, 아니 '나이트 시티' 속 삶에 좀더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 또한 마련해 두었습니다.

새롭게 구입한 아파트에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구들이 몇 종 추가되어 있습니다. 향을 피운다든지, 일렉기타로 '사무라이'의 곡들을 연주한다든지, 아일랜드 식탁에 걸터앉아 담배를 태우고, 위스키를 마시는 등의 여가 활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게임플레이에 그렇게까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오픈 월드의 몰입감을 이끌어 내는 요소로서 작용하는 수준입니다.

개중에는 실제 게임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버프를 받을 수 있는 활동도 있습니다. 샤워를 하면 일정 시간동안 전투 중에 체력이 회복되고,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 한동안 스킬 경험치 획득량이 증가하는 버프도 얻을 수 있습니다. 커피 머신이 있는 아파트에서는 커피를 끓여 최대 스테미나 증가 등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고요.



▲ 1.6 패치로 추가된 미니 게임 '로치 레이스'

최근 진행된 1.6 패치에서는 오락실 기기로밖에 볼 수 없었던 미니게임 '로치 레이스'가 플레이 가능하도록 추가되었습니다. 일부 아파트에도 이 오락기기가 추가됐고, 길거리를 가는 중에도 심심찮게 보이는 편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로치 레이스는 '위쳐' 시리즈에서 게롤트가 항상 자신의 말에 붙이는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로치가 되어 장애물을 피해 계속 달리기만 하는 게임인데, 케어 모헨이나 옥센푸르트 등의 배경음을 신나는 8비트 배경음으로 추가해 두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는 편입니다. 5등 안에 들면 추가적인 보상도 제공된다고 하니, 이참에 새롭게 '사이버펑크 2077'를 하실 분들은 한번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정말 길거리 아무데서나 볼 수 있습니다


■ 모드 공식 지원 시작




마지막으로는, 최근 적용된 1.6 패치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모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PC 이용자들은 무료 DLC인 REDmod를 통해 게임을 입맛대로 바꿔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전에도 모딩이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지만, 개발사가 이를 지원하기 시작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모드를 제작하고,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겠습니다.

이미 모드 커뮤니티에서는 하늘을 나는 차량이라든지, V의 외형을 좀 더 사이버펑크하게 바꿔주는 모드, 적 AI를 더 똑똑하게 하는 모드 등 게임의 많은 요소를 바꿀 수 있는 모드들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베데스다의 엘더 스크롤이나, 폴아웃 시리즈가 그랬듯, 유저들이 직접 빈 자리를 채워 나가는 나이트 시티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 넷플릭스 시리즈와 함께 적용된 1.6 '엣지러너' 업데이트

넷플릭스 시리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공개 며칠 전 본 게임에 적용된 1.6 패치에서는 처음으로 신규 의뢰와 미션이 추가되는 등 콘텐츠 측면의 업데이트또한 진행됐습니다. 추가된 미션의 규모는 그리 큰 수준은 아니지만, 넷플릭스 시리즈인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와 연계되어 세계관의 저변을 확대하는 측면에서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심의 문제로 아직까지 국내 넷플릭스에서는 시청할 수 없지만,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현재까지도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시청자 점수 97%를 유지할 정도로 호평 속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렌라간'으로 유명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트리거가 만들어 낸 나이트 시티의 색다른 풍경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흥행 요소로 꼽힙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에 등장하는 배경 대부분이 원작 게임을 플레이한 이들에게는 굉장히 낯익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데이비드 마르티네즈가 어머니와 함께 사는 집은 V의 거처와 그 구조가 똑같은데, 건물은 다르지만 같은 '메가빌딩' 살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밖에 여주인공 루시의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배경을 통해 그 장소를 찾아가 볼 수도 있는 등, 게임 속 나이트 시티의 모습을 상당히 잘 구현해 낸 것이 특징입니다.



▲ 애니메이션 속 데이비드의 집 앞과



▲ 게임 속 V의 집 앞은 거의 판박입니다

이런 애니메이션과 연계되어 게임에 추가된 미션은 그 자체로 상당히 간단한 편이지만, 게임 속 나이트 시티의 구조를 애니메이션에 옮겨오기 위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넷플릭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마르티네즈'는 나이트 시티 남부의 도스 산토스 출신의 학생으로 등장합니다. 그가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건물인 메가빌딩은 나이트 시티 전 지역에 걸쳐 존재하는데, 게임 속에서도 도스 산토스의 메가빌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퀘스트는 그 근처 골목에서 발견이 가능하죠. 거기에, 데이비드가 자주 가는 리퍼닥의 위치 또한 게임에서 가볼 수 있으며, NPC의 생김새는 다르지만 병원의 구조는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넷플릭스 시리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담아내는 한 편, 새로운 주인공 일행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나이트시티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게임 속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줄기차게 들어오던 라디오 속 음악들 또한 반가움을 더하고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글로벌 공개 시점인 9월 13일 이후 한국에서만 시청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vpn 등을 활용해 시청하는 방법은 있겠으나 정식 공개 시점을 기다리고 계신다면 유튜브를 잘못 클릭해 스포일러를 당하는 일은 피해야만 하겠습니다.



▲ 도스 산토스에 위치한 메가빌딩 04, 게임 속에서는 방역 조치로 인해 출입이 금지된 상태



▲ 그리고 그 근처에서 '엣지러너'와 관련된 추가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정리하고 있던 도중, 개발사 CDPR은 '사이버펑크 2077' 공식 트위터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 매일 100만 명이 넘는 신규 이용자와 복귀자가 나이트 시티를 찾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2년 전, 출시 이후 게이머 대부분을 비탄에 빠뜨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물론,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시리즈 덕분에 다시 게임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반대로 원작의 세계관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면, 이처럼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 반동안 게임을 꾸준히 고치고, 또 업데이트해 온 개발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역주행은 그저 잠깐 반짝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CDPR은 자신들이 다짐한 품질에 대한 약속을 지속적으로 지켜오고 있으며, 내년에는 확장팩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까지 선보일 계획이죠.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엔딩 테마 'Let You Down'의 뮤직비디오

한편, CDPR은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외에도 엔딩곡의 뮤직 비디오를 통해 넷플릭스 시리즈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 '사샤'의 이야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세계관 속 거대 기업 중 하나인 '바이오테크니카'에 단신으로 침입하는 넷러너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넷플릭스 시리즈 속 등장인물인 '메인'의 존재로 인해 해당 인물 또한 같은 세계관에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처럼 넷플릭스 시리즈와 뮤직비디오, 게임 속 퀘스트에 이르는 여러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들의 시선에서 나이트시티의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간 혹평으로 인해 원작을 플레이하기 망설였거나, 중간에 손을 뗀 게이머 여러분에게는 지금이 다시 '사이버펑크 2077'을 플레이해 볼 적당한 시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문제는 많았지만, '나이트 시티'가 정말 매력 넘치는 곳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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