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귀여운 아기 '오구', 그리고 제대로 된 어드벤처

인터뷰 | 강승진 기자 | 댓글: 9개 |
귀여운 아기 오구와 몰티즈&리트리버까지. 오구 이모티콘으로 시작한 문랩스튜디오는 그간 다양한 캐릭터와 관련 세계관을 풀어내며 인기 있는 IP로 성장했습니다. 이모티콘과 관련 라이선스 사업이 분명 잘 되고 있으니 여기에만 몰입해도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죠.

그런데 문랩의 문종범 대표에게는 욕심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더 좋은 콘텐츠,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은 그런 욕심 말이죠. 그런 욕심은 게임을 만나 더 확장됐습니다. 아기 오구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 그렇다고 그냥 IP에 기대 간단하게 소비될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게임을 만들며 개발 이력을 쌓은 싱크홀 스튜디오와 한 장소에서 같이 게임을 만들고자 했죠.




그렇게 만들기 시작한 '오구와 비밀의 숲'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클라우드 펀딩도 목표를 2,000% 가까이 채우며 관심을 증명했습니다. 작년 시작된 얼리 액세스는 스팀 평가 95% 이상의 긍정 표를 받으며 게임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1년. '오구와 비밀의 숲'은 이제 7월 2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랩스튜디오와 싱크홀 스튜디오가 그리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요?


어드벤처로의 도전
IP 게임 넘어 깊이 즐길 게임 만들기

오구와 비밀의 숲은 문랩스튜디오와 싱크홀 스튜디오, 두 곳에서 함께 만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처음 같이 게임을 만들게 됐나요?

권중규 - 제가 문랩스튜디오 문 대표랑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저도 이모티콘 계속 만드는 것도 있고, 가끔 서로 만나서 일하는 게 어떻고, 그런 얘기를 좀 했어요. 그러다 문랩의 이모티콘이 인기가 많은데 이걸 '게임 콘텐츠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먼저 제안했죠. 처음에는 이모티콘 팬층이 좀 라이트한 유저라고 생각하고 모바일 게임 같은 걸 만들어보자고 했죠.



▲ 전투, 퍼즐, 탐험 등 다양한 요소가 담긴 어드벤처 게임

지금 게임은 꽤 콘텐츠 깊이가 있는 어드벤처잖아요?

권중규 - 모바일 게임 이야기는 처음에만 그랬어요. 저희가 지금까지 개발한 게임들도 그런 가벼운 모바일 게임이 아니었고, 우리가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했던 거죠. 문 대표는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골드 같은 게임을, 저는 세계관을 쌓아가는 걸 좋아해서 그런 성향을 맞춰 지금 만드는 어드벤처로 만들었죠.

확실히 IP 기반, 특히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이모티콘 캐릭터 기반 게임이라면 더 가볍게 시작할 법도 했는데 말이죠.

문종범 - 취향, 성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이쪽이었던 거 같아요. 얘기했던 것처럼 팬층도 라이트한 쪽이 많으니 가벼운 게임을 만들면 금방 결과를 낼 수는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고집이 세요. 게임이라고 얘기하면 저는 어느 정도 조작도 할 수 있어야 하고, 퍼즐도 좀 풀고, 그런 어드벤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만드는 게임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싱크홀 스튜디오도 그동안 덱빌딩같이 고민할 거리가 많은 게임, 시스템적으로 깔끔한 게임을 만든 회사여서 같이 하는데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귀여운 캐릭터들과 보다 폭넓은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오구와 비밀의 숲이 만들어질 수 있었네요.

문종범 - 캐릭터, 그러니까 제가 제일 잘하는 아트들은 계속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저의 오구 캐릭터와 싱크홀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살려 어드벤처로 잘 만들 수 있지 않겠나 했고 그런 결심이 서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권중규 - 저도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어요. 집에 가서 간단하게 코딩해서 캐릭터 제가 대충 그린 거랑, 이모티콘들 떼어가서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는 프로토타입을 바로 만들었어요. 그거 보여줬는데 저도, 문 대표도 서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 어드벤처 게임 개발 이야기가 오간 뒤 권 대표가 직접 이모티콘의 움직임을 떼어다 바로 만든 프로토타입,
이게 게임의 첫 출발



▲ 그리도 문 대표가 전한 오브젝트를 더한 기술 데모가 약 보름 후 나와 본격적인 개발 초석이 됐다

문랩에서 그럼 단순히 IP 제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게임에 깊게 관여하시는 거네요. 게임 개발도 계속하실 계획이신가요?

문종범 - 일단 게임 개발도 계속 같이하고 싶어요. 제가 이모티콘으로 시작했지만, 크게 봤을 때 캐릭터가 더 성장하려면 원천 콘텐츠에 해당할 게 필요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게 보통 만화, 영화, 책, 아니면 게임인 거고요. 마침 옆에 있는 싱크홀 스튜디오가 게임은 워낙 잘하니까, 같이 효과를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저도 게임을 좋아하고, 만드는 작품도 좋으니 이후에도 또 같이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커요.

예상보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권중규 - 저희가 해본 다른 콘텐츠들, 그러니까 웹툰이나 이모티콘 같은 건 시간을 들인 이후 결과가 나오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잖아요? 게임은 전에도 저희가 게임을 빨리 만드는 편이었지만, 적어도 1편은 걸리다 보니 1년 동안 투자한 게 그 이후에야 눈에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3년이다 보니까 그게 걱정이죠.

매달 월급 받고 일하는 게임사가 아니라 인디 개발사니까 성과에 대한 걱정도 크겠죠.

권중규 - 얼리액세스로 게임을 선보이긴 했지만, 정식 출시를 기다리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렇다고 또 작은 개발사가 홍보든, 광고든 게임 알리는 데 너무 열심히 하면 그것대로 어떻게 보일까 걱정도 하고, 출시를 앞두고 괜히 섀도 복싱 하면서 걱정만 쌓이는 거 같아요(웃음).

준비 잘하시고 얼리 액세스 평가도 좋았으니 잘될 겁니다. 그런데 개발은 처음부터 이렇게 네 분이 계속하시는 건가요?

권중규 - 저랑 장지우 이사는 회사 처음 설립할 때부터 같이 했고요.

장지우 - 대학교 수업하다 만나서 졸업하자마자 바로 회사 차려보자 했었죠.



▲ 싱크홀 스튜디오 장지우 이사(좌)와 권중규 대표

권 대표님은 회화 쪽 학과 아니셨나요?

장지우 - 복수 전공인데 콘텐츠 관련 다루는 학과가 있었거든요. 거기서 만났죠.

권중규 - 원래는 서로 만날 일이 없는 학과였는데(웃음). 2017년 그렇게 싱크홀 스튜디오를 설립했어요. 저희가 지역단체 지원을 받아 충청도 있을 때부터 카드 게임,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 주로 만들었어요. 그러다 프로그래머로 (허)윤석씨가 들어오고 지금까지 이렇게 함께하고 있어요.

허윤석 - 전작인 ‘3분 영웅’때부터 같이 했어요. 오구와 비밀의 숲 개발 시작부터 다 함께 하고 있네요.

권중규 - 이렇게 넷이 시작부터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외부에서 음악 쪽을 도와주는 김기태님이 있고요.

카드 게임 하니까 전에 만드신 게임도 생각나는데 카드 중심의 게임 많이 만드셨잖아요? 혹시 전에 하지 않았던 어드벤처 게임에 도전하는데 걱정은 없으셨나요?

권중규 - 저희가 카드 게임 계속 만들던 게 제일 잘 아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장지우 이사가 하스스톤 프로게이머로 대회도 나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3분 영웅’ 마무리 때쯤에 아무래도 캐릭터가 잘 사는 게임이 중요하다고 느끼던 참이었어요. 마침 세계관이나 수수께끼, 예언 같은 거도 찾아보면서 추리 게임이나 소설 같은 데 한참 빠져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처음 제안과는 다르게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게 됐지만, 하면서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문랩스튜디오 문종범 대표(좌)와 싱크홀 스튜디오 허윤석 개발자

그럼 개발 쪽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지금하고 다른 장르를 한다는 데에서요.

장지우 - 개발하기에는 코드 상으로는 카드 게임이 난이도가 거의 제일 높은 편이라 어드벤처 게임 만들면 저희가 좀 편하니 괜찮다고 했었죠(웃음). 그런데 분량이 점점 늘어났어요. 처음 기획때 분량을 보고 이 정도까지 될까 싶었는데 그만큼 채우고 더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몇몇 부분에서는 개발 난이도가 더 높았어요. 월드 전체가 하나의 로직으로 돌아가야 되니까, 그 부분을 더 잘 만들려는 게 어려웠죠.


귀여운데 뭔가 더, 더 많아
더 재미있게, 더 크게, 더 다양하게

규모가 개발하면서 더 커졌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어느 정도로 커졌나요?

허윤석 - 맵은 280개 정도고 지역은...

권중규 - 큰 지역만 보면 6개 정도로 보면 될까?

허윤석 - 사이드 지역, 이런 거까지 7개나 8개로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 점점 확장된 월드, 소개 영상만 봐도 얼마나 다양한 세계를 담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모티콘으로 세계관을 그려내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월드도 많고, 각각의 세계가 확실하게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확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권중규 - 문 작가가 게임을 만들기 전에도 인스타그램으로 홍보 만화 같은 걸 그릴 때 캐릭터들이 모험을 떠날 것 같은 툰들을 많이 그렸더라고요. 그러면서 세계관의 콘셉트 아트 같은 게 있었는데 태양과 달, 춤추는 개, 하마 같이 만화 ‘어드벤처 타임’처럼 판타지스럽고 신비로운 이미지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토대로 포켓몬스터 체육관 배지를 모으듯 6개의 상징물을 모으는 클래식한 어드벤처 세계를 만들었죠.

개발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월드 안에 맵도 더 많아졌잖아요? 큰 세계관 안에 디테일 채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을 거 같아요.

권중규 - 중앙 숲을 중심으로 태양, 달, 사막 이런 식으로 지역이 있는데 그 디테일 채우는 걸 제안하면서 만들었어요. 달 지역은 거기에 맞게 어두우니까 색을 활용하고, 사막은 바닥이 뜨거우니 전투를 이런식으로. 이렇게 콘셉트를 잡아 정글, 달, 사막이 지역이 얼리액세스로 나왔고 그 기간 나머지 지역을 하나씩 채워가며 작업했습니다.




그런 디테일 채우는 건 어떻게 했나요?

권중규 - 어디서 영감을 얻어 했다 이런 것보다는 하나하나 재미있는 걸 쌓아나가면서 했던 거 같아요. 사실 무한히 새로운 걸 만들면 개발 로직도, 코드도 무한해지니까 그런 것보다는 이전에 활용한 걸 바탕으로 조금 새롭게 바꾸고 그런 식으로도 확장했어요. 이전에 배운 걸 활용한다는 게 유저들의 러닝 커브에도 도움이 되고, 개발에서는 전에 쓰인 게 호환이 되니까 이런 점도 생각했죠.

허윤석 - 게임에 물 콘셉트라면 빛 퍼즐이라든가, 우리가 할 수 있는데 하면서 만든 부분도 있어요. 그게 마침 그 지역 콘셉트랑도 맞아떨어졌죠.

권중규 - 퍼즐에 그 지역의 콘셉트를 많이 봤어요.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제가 장지우 이사한테 코딩을 배워서 정말 기본적인 건 할 줄 알아서 로직을 짜고 코더들한테 보여줘요. 그때 ‘와’라고 감탄했을 때 정말 기획적으로도, 개발적으로도 잘했다고 느껴요.

실제로 듣고 ‘와’ 하고 놀란 거 생각나는 거 있으세요?

허윤석 - 좀 전에 말한 빛 퍼즐이요. 처음에는 어느 정도 튜토리얼 같은 부분이 있는데 그다음에는 벽을 통과시켜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장되어 나가요.

이게 처음에는 힌트를 줘서 퍼즐을 풀게 하고, 다음에는 더 심화하는 방식으로 확장해나가는 거네요.

문종범 - 기존에 있는 코드를 살짝만 틀어서 할 수 있는 그런 거요.



▲ 지역의 콘셉트에 맞는 퍼즐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앞서 인스타그램 툰 얘기도 있었는데 실제로 이모티콘에는 없는 세계관 기본 개념 같은 게 있었어요. 작가님은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문종범 - 제가 약간 시골청년이었거든요. 요즘에는 휴대폰에 다 지도가 있지만, 어릴 때는 그런 것 없었잖아요? 그럼 새로운 동네 이사 가면 오늘은 이만큼 가서 길을 밝히고, 다음 날에는 새로운 곳 가보고, 그러면서 곤충도 잡고 이러면서 자랐어요. 그런 경험이 기본적으로 제 창작물에도 반영된 거 같아요.

오구 세계관에 말이죠?

문종범 - 인스타에 아기 오구가 주인공으로 모험을 떠나는 그런 콘셉트들을 말한 게 있잖아요? 자유롭게 상상해본 거죠. 이런 아기 오구가 있는 세상에는 이런 비밀이 있고, 저 어떤 지역에는 무슨 비밀이 있어서 그걸 풀고,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그런 걸 그린 거였어요. 그런 자유로운 상상력이 싱크홀 스튜디오와 같이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으로 구현하게 된 거죠.

그런 상상을 게임에 그대로 옮겨내는 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문종범 - 제가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 그걸 가지고 또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 주민들은 이렇고, 어떤 세계에서 활동하고, 그런 걸 풀어냈죠. 예를 들어 달 숲을 얘기하면 여기는 한국적인 느낌을 섞고 곤충들이 사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나방 같은 벌레들이 빛에 몰려드는 성질이 있잖아요? 게임에 그런 부분이 반영되면 어떨까, 중규랑 계속 얘기하는 거죠. 그러면 기본적으로 어두운 맵을 만들고, 빛을 이용해서 뭔가 풀어내는 거, 퍼즐이나 기믹으로 적을 물리칠 때 그런 콘셉트에 어울리는 요소를 활용하고, 구체화해나가는 거죠.



▲ 지금 게임에 존재하는 많은 퀘스트와 지역들의 아이디어가 이 컨셉아트에서 나왔다

이런 제안들을 게임적으로 풀어내려고 하는 데에서는 어때요?

권중규 - 기획단에서 생각해 제가 생각해도 안 될 것 같은 건 애초에 이제 얘기가 안 나왔어요. 그런 게 좀 있어요. 아까 말했듯 장 이사한테 코드를 배워서 기본적인 것들은 생각할 수 있다 보니까, ’여기서 이런 걸 만들면 재밌겠다 ‘ 그렇게 생각하는 게 실제로 이루어질지 먼저 보고, 논의하고 그래요. 그런데 코더 둘이 워낙 잘해주니까, 될까 싶은 걸 가져왔을 때 그게 안 된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기획 같은 부분도 개발팀 전체가 자유롭게 내고 그러는 건가요?

장지우 - 아무래도 팀이 소규모다 보니 그렇게 될 때가 많지만, 더 잘해서 맡고 있는 부분도 따로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수치 쪽을 담당하고 있죠. 인게임 골드를 얼마나 주고, 성능은 어떻게 해야 하고. 제가 원래 카드 게임을 만들 때도 밸런스나 이런 부분을 맡아서 제가 주로 의견을 내고 있어요. 저희가 또 공대장하면서 와우에 인생을 ’갈아‘ 넣었죠. 그래서 30종 정도 되는 보스들도 레이드 느낌의 기믹이 이 정도면 유저들이 도전감 있게 즐길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정비하고 있죠.

어드벤처로서 전투에 퍼즐도 있고, 탐험이나 수집도 있고, 임무 받아서 해결하는 곳도 있고. 콘텐츠가 다양하게 들어있었거든요. 일부러 여러 콘텐츠를 담아내려 하신 건가요?

권중규 - 게임을 더 재미있게, 잘 만들려고 하다 보니 여러 아이디어가 더해진 거 같아요. 저도 저희 개발력이 어디와 비교해도 괜찮다고 자부하고, 문 작가도 캐릭터와 콘텐츠 만드는 데 열렬하면서도 욕심이 많거든요. 여기에 제가 평소 찾는 게임들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 규모감에서 몰입감이 생기더라고요. 규모감을 만드는 게 단순히 맵이 넓은 것뿐만 아니라 거기서 사연도 많아야 하고, 지루해질 법한 즈음엔 또 다른 무언가가 나와 분위기를 리프레시하고. 그런 규모에서 어드벤처의 재미가 나온다고 생각하면서 만들다 보니 이렇게 확장된 것 같습니다.




▲ 퍼즐 어드벤처지만 다양한 콘텐츠들이 때로는 부가 콘텐츠로, 때로는 스토리 기믹으로 게임 안에 녹아있다



▲ 문종범 작가가 도예를 전공했기 때문인지 도자기 제작 콘텐츠도 있다

사실 오구의 IP를 가지고 계신 거잖아요. 이견 조율의 어려움이나 갈등 같은 건 어떻게 보세요?

문종범 - 저희도 의견 충돌은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그게 단순히 IP를 가지고 있어서라기보다는 IP 제공 후 개발사에서 전적으로 개발을 담당해서 그런 거라고 봐요. 저는 아예 같은 스튜디오에서 같이 작업을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수월하죠. 이모티콘 IP라는 장점도 있죠. 저희는 스토리가 정말 기본만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가지를 뻗어 나갈 수 있는 거죠.

웹툰이나 만화처럼 원작 스토리를 흔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시작부터 원작을 넘어선 세계를 그린 거네요.

문종범 - 세계 확장에 제한을 두지 않았어요. 그리고 게임에서 그림으로 쓰이는 에셋은 제가 여기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아트 부분 컨펌이 필요가 없죠. 권 대표가 보통 같이 맵과 관련 아트들을 만들고, 캐릭터 디자인은 제가 맡았는데 싱크홀 쪽에서도 이견 없이 잘 이루어지고, 톤도 잘 맞아요. 서로 생각하는 콘셉트도 크게 이견이 있던 적도 없어서 그렇게 문제가 된 적도 없고요.

동창끼리 합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 서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했던 거네요.

문종범 - 전에는 작업적인 교류보다는 동창들이 1년에 두, 세 번 정도 만나 사는 이야기 하는 그 정도였어요. 그래도 서로 이모티콘 작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생기면서 일 얘기, 작업 얘기하면서 미래를 많이 그리잖아요? 원래 가지고 있던 그런 공통된 의견이나 생각, 그런 게 사업을 같이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시너지가 잘 난 거 같아요.

권중규 - 협업하는 입장이지만, 초기에는 이미 잘 키워놓은 캐릭터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니 문 작가를 약간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서로 잘하는 부분에서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의견도 내고, 그렇게 지금까지 온 거 같아요.


얼리 액세스 1년, 그리고 지금
더 커진 세계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3년 정도 개발되고 있는데 원래 이정도 개발을 생각하고 계셨나요?

문종범 - 최소 반년에서 1년 정도는 더 길어졌죠. 사실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




플레이 타임이나 인게임 분량 같은 거요?

문종범 - 저희가 공개했던 데모 플레이타임이 1시간 30분 정도, 빨리 플레이하는 분들은 40분 안에 클리어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분량이 6개 정도 들어간다고 생각했어요. 메인 스토리 줄기만 따라갔을 때 많아도 8시간, 짧게는 5시간 정도면 끝낼 분량을 생각하고 기획했죠. 그런데 만들다 보니 이거 넣으면 재밌을 것 같고, 어드벤처 게임이면 이런 부분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넣고 그렇게 됐죠. 그렇다고 게임을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니 만들어 둔 내용들을 잘 정비해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까 출시 성과에 대한 걱정 이야기도 했는데 조금 안정적인 기반인 투자 같은 건 없었나요?

권중규 - 가볍게 관심을 가지는 곳이 있긴 했는데 진지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어요.

문종범 - 투자가 있으면 결과를 나눠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웃음). 그런 것도 있겠지만, 첫 게임이니만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우리끼리 해나가자는 일종의 욕심도 있었죠.

장지우 - 퍼블리셔가 있으면 홍보 쪽에서는 좋겠죠. 이미 뚫려 있는 루트를 통해서 게임을 더 쉽게 알릴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게임을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장지우 - 저희도 게임 마케팅을 위해 여기저기 컨택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답변을 많이 해주세요. 캐릭터 인지도라는 걸 느끼는데 해외는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거든요. 그래도 P의 거짓이나 데이브 더 다이버 같이 해외에서 입지를 다진 게임들이 나오니 많이 나아지긴 했어요. 그래도 하나하나 저희가 직접 이런 부분을 해나가야 하는 게 어렵죠.

권중규 - 확실히 게임 자체로도 완성도가 있는 상태지만, 캐릭터도 귀엽고 게임도 부담 없어 보이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거 같아요.

그렇게 준비해서 7월 29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었어요. 지금까지의 반응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권중규 - 지금까지는 좋아요. 양적인 부분이 부족하긴 한데 96%로 스팀 평가가 긍정적이에요. 더 고무적인 건 리뷰 플레이 타임인데 70시간, 80시간 되는 분들도 있고, 보통 15시간에서 20시간 정도는 하신 것 같더라고요. 저희가 개발 초기 예상했던 6시간은 이제 아득히 넘은 상태죠. 사실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저희가 의도해 놓은 수집 요소나 생활 요소 같은 걸 계속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신다는 거니까요. 정식 출시 버전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얼리 액세스 기간에도 다양한 추가 콘텐츠와 지역 추가 예고를 계속했다

장지우 - 저희가 예전부터 세컨드세컨드나 3분 영웅 같은 스팀 게임을 내놨는데 쌓여있는 데이터들이 있잖아요? 내부 자료라 잘 공개하지는 않았는데 ’오구와 비밀의 숲‘은 얼리 액세스긴 하지만 환불률이 내부 데이터보다 훨씬 낮아요.

스팀은 상대적으로 환불이 쉽게 가능하니까 그것도 중요할 것 같네요.

장지우 - 기존 작품과 비교하면 1/2, 1/3 정도로 낮은 수준이에요. 내부적으로도 최대한 다양한 유저층이 오셔서 편하게 게임을 플레이하실 수 있었던 걸 어느 정도 증명하는 수치로 판단하고 있어요. 또 좋은게 글로벌 수치에요. 초반에는 80% 정도가 한국 유저 비율이었는데 최근 세일 기간을 보면 비율이 50~60% 정도로 상대적으로 많이 내려왔어요. 글로벌 유저들도 관심을 주고 계신다 보는 거죠.

IP 자체 인기로만 생각한다면 글로벌 시장이 주요 타깃은 아닐 수도 있잖아요?

문종범 - 카카오톡이 글로벌 시장보다는 한국과 아시아 몇몇 국가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인기를 얻은 중국 정도를 제외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시작한 저희 IP를 해외에서 알아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초반에 잘못 생각한 게 이모티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희 게임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거였어요.

실제로 이모티콘은 모르는 해외 팬들도 얼리액세스로 게임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문종범 - 글로벌 접근성 같은 게 생기는 거죠. 이렇게 하나씩 가지가 뻗어 나가고, 인기를 얻어나가면 다음은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죠. 이게 IP에 굉장히 중요한 유입 수단이 된다고 봐요. 또 반대로 애초에 이모티콘에는 관심이 없지만,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기 시작한 분들도 좀 있어요. 여러 층에서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좋은 거 같아요.



▲ 이모티콘을 모르는 해외 팬들도 게임을 즐길까라는 걱정, 하지만 분명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

IP에만 기댄 게임이라기보다는 IP를 가지고 완성된 어드벤처 게임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IP 몰라도 재미있는.

문종범 - 사실 그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걱정한 게 얼리액세스 서비스였어요. 어드벤처 게임 만큼 얼리액세스에 안 어울리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챕터가 딱 나눠져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게임만 해도 스테이지 방식도 아닌데 공사중이라느니 하면서 길이 갑자기 막혀 있어요. 얼리액세스에 어울리지 않는 형태죠. 그런데도 나쁜 평가가 적은 건 플레이어들이 그런 부분을 양해해 주시고, 또 정식 출시를 기대해주시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어요.

오래 즐겨주신 분들이 계시니 피드백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집중해서 개선하거나, 출시 버전에서 많이 바뀔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장지우 - 스토리 피드백이 좀 많으셨는데, 사실 얼리액세스라서 마지막화가 안 나온 상태인 거잖아요? 정식 출시로 나오는 엔딩 부분이 스토리에서 큰 축을 담당하다 보니 그런 아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권중규 - 저희 게임이 스토리가 핵심인 타이틀은 아니지만, 정식 버전으로 중요한 부분을 다룬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허윤석 - 그것 말고도 PC 저사양 모드도 얘기할 만한 거 같아요.

저사양 모드요?

장지우 - 저희 게임이 귀여운 캐릭터 게임이다 보니 그렇게 생각 안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안에 그림이 많아서 나름 최적화를 많이 해도 용량이 크거든요.

허윤석 - (얼리액세스 버전은) 16GB 램은 써야 원활하게 돌아가고 8GB 기기에서는 게임이 안 켜질 수 있어요.

장지우 - 요즘에는 PC 사양 16GB 정도는 많이 맞추시지만, 노트북 같은 곳은 아직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실행 문제를 해결하려면 맵 사이에 로딩이 짧게 넣으면 되거든요. 그래서 정식 출시 때는 일반 버전과 이렇게 사양 문제를 해결한 저사양 모드를 같이 올릴 겁니다. 사양이 정말 낮으신 분들은 이쪽으로 플레이해주시면 됩니다. 대신 저사양 모드는 맵 이동에 로딩이 1~2초 정도 있겠지만요.

게임 플레이 내적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권중규 - 스토리, 사양 문제 다음으로 해결하려고 한 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게임 안에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까 어디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할지 헷갈릴 수 있거든요. 물론 그걸 찾는 재미가 있지만, 이걸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으니, 여러 정보를 더 재미있게 찾을 수 있는 요소들을 정식 버전에 추가할 예정입니다.

문종범 - 얼리액세스하면서도 많이 수정했는데, 난이도가 그래요. 저희는 계속하면서 ’너무 쉬운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얼리액세스 하면서 그 난이도를 피드백 받아서 많이 유저 목소리에 맞추려고 했어요. 여기에 UI나 편의성 같은 것도 바뀌는 부분을 계속 반영해왔고요.




얼리액세스 초기에는 보스 난이도 이야기도 좀 있었어요.

문종범 - 지금 보스는 허들을 이미 낮춰놓은 상태라고 생각해요. 음식이 있어서 이걸 먹으면 더 쉽게 클리어할 수 있거든요.

권중규 -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주려고 했어요. 무조건 ’어렵고, 플레이하기 적합하지 않다‘이건 건 아니고 여러 방법으로 보스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거든요. 보통은 여러 방법을 활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볍게, 그리고 깊이 즐길 놀이동산
언제든 놀러 와도, 수집 콘텐츠로 파고들어도

이제 게임이 마무리 단계잖아요? BIC에도 나가셨고, 타이페이 게임쇼나 TGS 등등 국내외 게임 행사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문종범 - 국내외 차이는 크지 않은 거 같아요. 그래픽 자체가 아기자기하니까 그런 부류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고. 대신 이런 게임에 경험이 더 많아서 그런지 해외에서 비교적 더 쉽게 게임을 이해하는 것 있더라고요. 어느 게임쇼를 가도 많이 기다리고 플레이해주시는 걸 보고 걱정과 달리 우리 게임의 감성이 해외에도 통한다 느꼈죠.

걱정이요?

문종범 - 해외에서 흔히 귀엽다고 느끼는 게 형태도 인간형에 가까운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캐릭터는 사실 떡이잖아요(웃음). 그런데 서구 유저들에게도 이 캐릭터를 어떻게 느끼는지 물어봤을 때 귀엽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글로벌하게 통하는 귀여움에 속하는구나 확인한 거죠.

장지우 - 저도 약간 걱정되는 게 오구와 비밀의 숲이 이전 게임들과 달리 첫인상이 정말 가볍잖아요? 그러다보니 그런 분들을 거희 못 뵀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저희 게임이 완전 라이트한 유저분들만 겨냥해서 만든 게임은 아니니까, 그런 눈에 보이는 선입견을 깨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 펀딩, 얼리 액세스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 평가만이 아니라 스팀 평가도 좋았잖아요? 리뷰 수만 많았으면 압도적 긍정적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권중규 - 개발자에게 ’압도적으로 긍정적‘은 뭔가 난이도 제일 높은 도전과제 같은 느낌이에요. 근데 어렵죠. 지금 얼리액세스 버전 스팀 추천율은 리뷰 수가 모자라서 긍정적이긴 한데, 또 리뷰 수가 쌓이면 리뷰 점수가 내려갈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그래도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주시고, 평가도 해주시는 게 좋은데 인디 개발사에서 게임 홍보가 쉽기만 한 건 아니니까요.

문종범 - 저희는 그래도 좋은 조건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SNS 팔로워가 적지 않거든요. 10만, 20만 이러니까 굉장한 홍보 수단이 될 거라고 봤죠. 인스타그램에 게임 관련으로 뭐가 생길 때마다 올리는데 막상 게임으로까지 유입은 잘 안 되더라고요. 앞서 말했듯 저희 둘의 인스타를 보는 분들이 모두 게임을 하는 유저는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았죠.

권중규 - SNS에서 많이 공유해주셔서 입소문이 돌았는지 펀딩 결과는 좋았거든요.

원래 목표 1,900%를 달성했으니까요.

장지우 - 한국분들도 그런데 얼리액세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외국에서는 훨씬 큰 것 같아요. 그래도 위시리스트 비중이 외국에서 더 높게 나와요. 긍정적으로 보면 얼리액세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 아직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정식 버전으로 나올 게임 자체는 기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문종범 - 얼리액세스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많잖아요? 해외에서도 얼리액세스를 별로 추천하지 않더라고요.

근데 또 얼리액세스 순기능이 게임에 대한 의견이나 문제점을 찾아내고, 또 발전시켜 더 좋은 정식 버전을 내놓는다는 점도 있잖아요?

문종범 - 저희가 개발자가 4명뿐이다 보니 저희 안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의견들. 그걸 얼리액세스를 통해 받을 수 있었죠. 그렇게 받아야 게임을 개선할 수 있으니 저희에게 얼리액세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요.

장지우 - 워낙 게임 분량이 커서 저희가 나름 열심히 테스트를 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유저 붙들 덕에 저희가 바로바로 고쳐서 피드백할 수 있었죠.

문종범 - 평가도 좋게 받았고,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그래서 저희는 얼리 액세스를 한 걸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곧 출시인데 얼리액세스 버전과 달라진 부분, 또 이런 부분 많이 즐겨주셨으면 한다 싶은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까요?

문종범 - 개인적으로는 에셋을 정말 하나부터 끝까지 다 그렸다는 거. 사온 것 없이 말이죠. 정말 눈에 보이는 귀엽고 그런 이미지와 달리 램 8GB에서는 게임이 안 됐을 정도였거든요. 또 사운드를 맡은 김기태 디자이너가 곡 80개 가까이 음악을 만들었는데 저희 규모의 인디 게임 치고는 정말 많은 숫자예요.

▲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는 OST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게임 속 세계를 확장한다

권중규 - OST도 같이 나올 예정입니다.

문종범 - 그리고 SFX. 효과음 같은 것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만들어서 넣었어요. 그만큼 공들여서 만든 게임이라는 게 어필 포인트 같고요. 또 어린 아이의 모험인 것처럼, 가볍게 시작해 충분히 즐기고 나올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스토리가 엄청 강조되는 게임은 아니지만, 대신 언제든 와서 놀 수 있고, 깊게 즐기려면 40시간 50시간 충분히 놀 수 있으니까 그걸 즐겨주셨으면 해요. 저희는 그래서 놀이공원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수집요소도 많잖아요?

권중규 - 항구 마을이라고 있는데 여기 게임의 수집 요소를 모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어요. 여기가 스토리랑은 크게 상관이 없는 곳인데 여기서 드릴 모자라는 걸 얻으면 땅을 파면서 보물을 찾을 수 있어요. 사실 저희 게임이 맵이 많은 게 장점이잖아요. 그 지역에 보물 지도를 막 숨겨놨어요.

보물 지도니까 해적들의 그런 것처럼요?

권중규 - 그림으로 그려진 것도 있어서 지나갔던 지역을 다시 가서 지도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아니면 텍스트로 ’어디와 어디가 모이는 곳‘처럼 수수께끼로 숨겨둔 곳도 있어요. 드릴 모자로 유물 찾고, 그걸 조합했을 때 나오는 수집 요소적인 것도 있어서 재미있는 콘테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면 환불도 못하는 구간이라(웃음).

문종범 - 환불을 못 할 정도로 게임에 빠져든다는 의미지(웃음)?

권중규 - 너무 오버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게임의 정수라고 해도 좋아요.



▲ 드릴모자로 다양한 유물을 찾는 수집 요소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스토리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더 파고들 수 있는 수집 요소로 즐길 수 있는 그런 건가요?

문종범 - 전혀 상관없는 건 아니에요.

허윤석 - 찾기를 다 하면 숨겨진 이야기 같은 것도 볼 수 있고,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난 이야기, 세계관 같은 걸 알 수 있어요.

권중규 - 엘든 링도 라단의 대검 같은 거 아이템 설명 읽으면 배경이나 세계를 더 알 수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게임 서비스 앞둔 지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문종범 - 지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열심히 게임도 만들고, 걱정도 많고. 그러다 보니 오늘도 말하고 싶었던 게 정말 많았던 거 같아요. 그래도 게임 잘 마무리하고, 정식 출시 기다려주신 분들이 즐길 게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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