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게임산업 내 AI 기술은 △개발 △기기 △플레이로 나눠볼 수 있다. AI를 통하거나 이용한 게임 개발, 기기나 프로그램을 통한 구현, 유저 플레이에 직접적인 경험 제공으로 이어지는 순이다.
세 분야로 나눠보는 AI와 게임
게임 개발에 AI 도입은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처음 오픈AI의 챗GPT가 떠올랐을 무렵 대부분 게임사는 정보 유출을 우려해 사용을 꺼리기도 했다. 이후 보안 문제를 보완하고 개발의 효율성 증가가 나타나면서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지난해 지스타 국제 게임 콘퍼런스에서 넥슨게임즈 김용하 PD는 "게임 개발뿐 아니라 모든 직군에서 AI를 점차 업무 영역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차원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 표현에도 AI가 도입될 여지가 크다"라고 예견한 바 있다.

기기는 PC 부품부터 모니터,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엔비디아의 'RTX 50' 시리즈다. AI 엔진인 블랙웰 아키텍처를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멀티 프레임 제너레이션을 갖춘 DLSS 4를 사용해 프레임 속도를 최대 8배까지 가속화하고, Frame Warp가 포함된 Reflex2로 빠른 반응성을 선보인다. 또한 뉴럴 렌더링 기반의 풀 레이트레이싱을 통해 한층 더 사실적인 그래픽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강화한 2025년형 스마트 모니터 M9(M90SF)을 공개했다. 모니터 최초로 제품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PC 연결 화면을 분석해 콘텐츠에 맞는 최적의 화질을 제공하는 'AI 화질 최적화(AI Picture Optimizer)' 기능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현재 모니터에 입력되는 PC 신호를 AI가 분석해 게임 장르까지 판별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한다.

레이저는 AI e스포츠 코치 프로젝트인 'Project Ava'를 선보였다. 게이머의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피드백을 해주고, 경쟁 게임의 메타를 실시간 분석해 개인화된 맞춤 플레이를 제안한다. 또한, 게이머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PC 자동 최적화를 통해 프레임 향상 및 로딩 시간 단축이 가능하면서도 최적의 그래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드웨어 솔루션도 제공한다.
플레이는 유저 중심으로 보면 아군, 적, NPC로 나눠볼 수 있다. CES 2025에서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에 적용될 AI 아군, '인조이'에 도입될 AI NPC를 선보였고 위메이드가 학습하는 보스를 소개했다.
크래프톤은 AI 아군 시스템을 'CPC(Co-Playable Character)'라 명명했다.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의미다. 기존 '봇' 수준이 아니라 유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 '배틀그라운드'에서 CPC에게 "연막을 깐 다음에 우측으로 압박해줘"라고 지시할 수 있다.

'인조이'에는 스스로 상황을 분석하고 행동하는 NPC가 등장한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휴먼 제작 기술인 '엔비디아 에이스' 기반으로 CPC를 개발하고 있다. 인조이 내 NPC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On-device SLM for Gaming, 이하 SLM)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
위메이드는 차기작 '미르5'에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한 AI 보스를 도입한다. 이번에 공개된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이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하며,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였다.
게임, AI로 '혁신' 이룰까

CES가 그린 미래에서 게임산업은 AI와 자연스레 융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 측면에선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제작의 효율성을 높여 기획 의도가 더 살아날 수 있다. 이미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는 AI를 적극 활용해 개발의 진입 장벽을 더 낮추고 있다. 특히, 비교적 개발이 어려운 다양한 빛 현상 구현이나 물리 동작의 최적화는 게임의 품질을 높여줄 것이다.
기기의 발전에서 AI는 게임사가 의도했던 그래픽을 온전히 유저가 경험할 수 있다. 게임사가 고사양, 실사형 그래픽을 추구해도 유저의 기존 기기는 이를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저사양과 권장사양 때의 그래픽 차이다. 아직까지 AI 기술 기반의 그래픽카드는 대중적이기엔 값이 비싼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편화되기 마련이다. 나아간다면 유저는 게임사가 의도했던 배경, 캐릭터 디자인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Project Ava'와 같은 AI 코칭 프로그램 실시간 게임 플레이 분석, 맞춤형 피드백, 훈련 제안 등을 통해 게이머들의 실력 향상 돕는다. 그러나 치팅, 어뷰징, 공정한 게임 플레이에 대한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숙련도 기반의 게임에서 유저의 '실력 차이'가 아닌 '기기 차이'가 승패를 가를 수 있어서다. 모니터와 마우스 등 기기 단계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은 게임사가 검출하기도 힘들다. 향후 공정성에 관한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의 CPC로 대표되는 플레이의 발전은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기대케 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례의 게임들은 모두 멀티플레이 게임들이다. 배틀그라운드, 인조이, 미르5 등은 많은 유저가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 게임사는 매치 단위에서 기존보다 적은 수의 유저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예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서 유저 혼자 부담 없이 연습할 수 있는 매치를 만들 수 있다. 비교적 매칭이 오래 걸린다면 적은 수의 유저로도 플레이에 돌입하게끔 하여 기다림의 지루함을 줄일 수도 있다.
한편, 우려도 제기된다. EU는 AI법(AI Act)를 시행하면서 "게임사는 AI 기반 콘텐츠가 반복적인 플레이나 정신적·물질적 중독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AI를 활용해 제작된 게임 콘텐츠가 아동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개발자, 배포자, 유통사, 수입자 모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CES에서 나타난 AI 기술은 게임 개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게임 플레이 등 모든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AI는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게이머들에게 더욱 몰입감 넘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게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다.
이와 함께 AI 기술 발전과 함께 올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술과 기기 차이에 따른 유저 간의 불균형, AI 코칭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 AI 콘텐츠의 중독성 및 아동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