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암살자 대표 회사가 만드는 '007', 무엇이 다른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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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07 레전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콘솔과 PC로 돌아오는 007 시리즈의 신작, '007 퍼스트 라이트(007 First Light)'가 오는 2026년 5월 27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잠입 액션 장르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IO 인터랙티브(IO Interactive)가 개발을 맡은 이번 작품은 영화 시리즈와는 별개의 세계관에서 26세의 젊은 제임스 본드가 '00' 코드명을 부여받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오리지널 스토리다.

해당 작품은 당초 2026년 3월 27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지난 12월 IO 인터랙티브의 결정으로 5월 27일까지 약 2개월간 출시일이 연기됐다. 추가 폴리싱과 최적화를 위한 시간이라는 것이 개발진의 설명이다. 인벤은 이번에 IO 인터랙티브의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 로린 데샹(Laurine Deschamps)을 만나, 출시를 한 달여 앞둔 게임의 현재 상황과 '007 퍼스트 라이트'가 그려내는 새로운 본드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로린 데샹(Laurine Deschamps) IO 인터랙티브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

재해석한 오리진 스토리, '젊은 007'을 선택한 이유


'007 퍼스트 라이트' 프로젝트가 처음 공개된 후 약 5년 가까이 별다른 소식이 없다가 2025년에 와서야 본격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게임의 핵심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나?
" 정말 많은 기회가 함께 따라온 시간이었다. '007 퍼스트 라이트'는 재해석된 오리진 스토리이며, IP 홀더 측에서 IO 인터랙티브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져와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즉, 우리에게는 IP의 본질을 지키는 선에서 큰 창작적 자유가 주어졌다는 의미다.

이야기를 풀어갈 방식이 정말 다양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무엇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또한 영화 같은 액션 위주의 내러티브 시퀀스, 즉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할리우드적 순간들과, IO 인터랙티브의 시그니처인 플레이어 선택 중심의 코어 게임플레이 사이의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도 큰 고민이었다. 두 요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조합하는 지점을 찾는 일이 초기 단계의 핵심 과제였다.


지난 인터뷰 당시 IO 인터랙티브 측에서 "개발 과정 내내 스스로를 꼬집어볼 정도"라는 표현을 쓸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작년 12월 출시일이 5월 27일로 연기되면서 추가 폴리싱 시간을 확보하게 됐는데, 이 두 달 동안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 이 두 달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 많지 않다. 비전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새로운 기능을 통째로 추가한 것도 아니다. 연기를 결정한 이유는 우리가 지금까지 만든 가장 야심찬 게임을 가장 좋은 모습으로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추가된 두 달은 창작적 비전을 바꾸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최적화와 폴리싱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역대 007 시리즈의 부제는 작품마다 의미가 깊었다. 이번 작품에 'First Light'라는 부제를 붙인 의도가 궁금하다.
"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과거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테마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게임도 시리즈의 결을 벗어나지 않는다. '퍼스트 라이트'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번이 재해석된 오리진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어린 제임스 본드를 다루는 만큼, 그는 모든 것을 겪고 배신과 죽음을 마주했던 기존 본드들과는 다른, 더 희망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 젊은 본드는 처음으로 첩보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래서 그는 빛 그 자체를 상징한다. 새로운 세계로 처음 들어서며 모든 것을 발견해 나가는, 보다 희망적인 본드의 시작을 담아낸 제목이다.


'IO 인터랙티브'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은 역시 잠입 액션 게임 '히트맨' 시리즈다. 이번에는 3인칭 액션 어드벤처라는 다른 장르에 도전했는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 IO 인터랙티브가 지난 25년간 쌓아온 전문성은 분명 '히트맨'에 있다. 하지만 '히트맨'과 '007 퍼스트 라이트'는 본질적으로 매우 다른 게임이다. 그 말은, 히트맨에는 없던 시스템들을 새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전투를 예로 들면, '히트맨'은 잠입 중심의 게임이다. 인내가 보상받는 구조이며, 전투 모드로 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실패 상태'에 가깝다.

그러나 스파이 프랜차이즈인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 전투는 플레이어가 당연히 기대하는 요소다. 그래서 우리는 원거리 전투, 근접 전투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시스템을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했다. 그 외에도 건물을 타고 오르는 등반 액션이나, 슬로바키아에서 펼쳐지는 애스턴 마틴 차량 추격전 같은 운전 시스템 역시 '히트맨'에는 없던 요소들이라 새로 구축해야 했다.




▲ 시연 현장에서 공개된 한정판 듀얼센스 컨트롤러

'숨 쉬는 게임플레이'가 만드는 첩보 활동의 재미


이번 작품은 차량 추격, 보트 이동, 사교 공간에서의 상호작용 등 여러 장르의 게임플레이 루프가 하나의 게임 안에 공존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루프의 페이스를 전체 플레이타임에 걸쳐 조절하는 내부 원칙이 있는가?
" 모든 요소를 어떻게 결합할지에 대한 명확한 내부 규칙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궁극의 첩보 액션 판타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스파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의 폭을 살펴보았다.

기존 제임스 본드 게임은 대부분 슈팅 중심이었지만, 우리는 플레이어에게 다른 옵션을 제공하고 싶었다. 스파이는 잠입으로도 유명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판타지가 게임 안에 분명히 살아 있도록, 플레이어가 항상 슈퍼 첩보원, 비밀 요원이 된 듯한 느낌을 받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이것이 우리가 한편으로는 더 내러티브적이고 선형적인 순간들을 마련한 이유다. 건물 사이를 뛰어넘거나, 애스턴 마틴으로 악당을 추격할 때 슈퍼히어로 같은 스파이가 된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목표 도달 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많은 순간들도 만들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정원 호스를 작동시켜 NPC 동선을 바꾸거나 배수 파이프를 타고 2층으로 잠입하는 예시가 나왔다. 한 구역당 가능한 접근 경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설계하며, 의도된 경로와 플레이어가 스스로 찾아낸 해법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고 있나?
" 우리는 내부적으로 이를 '숨 쉬는 게임플레이(breathing gameplay)'라고 부른다. 어떤 구간에서는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플레이어의 선택지를 의도적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 그래야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구간에서는 선택지를 의도적으로 확장한다.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방법에 정해진 숫자는 없다. 두 가지일 수도 있고 다섯 가지일 수도 있다. 핵심은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갖는 것이다.





"차기 제임스 본드가 누구인가"는 본드 팬들 사이에서 항상 뜨거운 주제다. 가상의 캐릭터로 가거나 글로벌 스타를 캐스팅할 수도 있었을 텐데, 비교적 신예 배우인 패트릭 깁슨(Patrick Gibson)을 선택했다. 캐스팅 과정과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 제임스 본드 배우를 정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그래서 우리도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했다. 누가 우리 게임의 본드가 될지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우리가 찾던 인물상은 단단한 신체적 존재감을 가지면서도 감정적 깊이가 있고, 동시에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였다.

오리진 스토리는 본질적으로 한 인물의 성장과 진화를 그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패트릭 깁슨은 사실 캐스팅 과정에서 꽤 일찍 만났는데, 처음부터 그가 가진 무언가 다른 것, 그만의 신선한 해석이 보였다. 게다가 캐스팅 당시 패트릭의 실제 나이가 우리 게임 속 제임스 본드의 나이와 거의 같았다. 완벽한 매칭이었다. 성격적으로도 약간의 조급함이 묻어났는데, 이는 젊은 배우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또한 우리가 찾던 젊은 본드에게도 어울리는 성격이었다.

신체적 존재감, 감정적 깊이, 그리고 성격까지. 많은 배우를 인터뷰했지만 결국 계속해서 패트릭 깁슨에게로 돌아오게 됐다. 그래서 그가 정말 적임자라는 확신이 섰다.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에서 차량 추격전이나, 캐릭터가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통해 움직이는 차량의 문틈으로 진입하는 등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시퀀스는 어떻게 연출했나? IP 홀더인 이온 프로덕션(EON Productions)이나 MGM의 도움을 받았는지도 궁금하다.
" IO 인터랙티브 개발진 모두가 진정한 제임스 본드 팬이라는 점이 우리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다. 누군가는 나처럼 다니엘 크레이그를 보며 자랐고, 누군가는 피어스 브로스넌을, 또 누군가는 숀 코너리를 보며 자랐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플레이어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기대할지 잘 알고 있었다. 시그니처와도 같은 거대한 순간들, 추격전, 본능적이고 강렬한 액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IP 홀더와의 협업은 매우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창작 비전을 신뢰하며,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굉장한 전문성을 더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주 발표한 것처럼, 과거 제임스 본드 영화 다섯 편의 음악을 작업했던 데이비드 아놀드(David Arnold)가 우리와 협업했다. 의상 디자이너 수티랏 앤 라랍(Suttirat Anne Larlarb) 역시 과거 제임스 본드 영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다. 그들의 전문성과 IP에 대한 경험이 우리 게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발진 모두가 진정한 제임스 본드 팬이라는 점이 우리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다"


젊은 본드라는 새로운 시도는 신선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시리즈의 오랜 팬들을 실망시킬 위험도 있다. 팬들의 기대와 새로움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췄나?
" 사실 이 부분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기회였다. 우리 또한 007의 '팬'이기에, 진짜 제임스 본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했다.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 말이다. 글로벌 스케일의 무대, 차량 추격, 가젯, 전투 등 시리즈의 핵심 기둥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래서 진짜 본드 게임처럼 느껴질 것이다. 동시에 오리진 스토리이기에 새로운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14년 만의 본드 게임이기 때문에, 본드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플레이어도 많을 것이다. 오리진 스토리는 신규 플레이어, 심지어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본 적 없는 새로운 팬에게도 좋은 진입로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다.


플레이어가 개발진의 의도와 다른 방식으로 미션을 풀어가는 경우, 예를 들면 잠입을 포기하고 정면으로 충돌하거나, 가젯을 예상 밖의 방식으로 조합하는 등이 종종 있을 것 같다. 이런 이탈을 허용하는 쪽인가, 아니면 다시 정해진 길로 유도하는 쪽인가?
"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고 싶은 핵심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잠입과 전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앞서 말했듯이 '히트맨'에서는 전투 모드로 진입하는 순간 거의 실패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 하지만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잠입과 액션,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섞을 수 있다.

가젯도 양쪽 접근 모두에 활용할 수 있다. 잠입에서는 가젯을 해킹해 카메라를 무력화하거나 경비를 우회할 수 있고, 다트 폰(dart phone)으로 적을 무력화한 뒤 지나갈 수도 있다. 반대로 전투 상황에서는 플래시 마인이나 미사일 펜 같은 가젯으로 적을 직접 제압할 수도 있다.





'살인 면허(License to Kill)' 시스템이 공개됐지만, 발동 조건이 다소 모호하다.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적이 '먼저 무기를 뽑는다'고 판정하는지, 또 플레이어가 선제적으로 위협을 느낀 상황에서도 발동 가능한지 궁금하다.
" '살인 면허'는 제임스 본드의 오리진 스토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메커닉이다. 그는 아직 완전한 첩보원이 아니며, 자신의 번호를 받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그가 무기를 발사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 우리는 신중해야 했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현실의 첩보원이 그러하듯, 적이 명확한 살의를 드러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적이 분명한 살해 의도를 드러낼 때 살인 면허가 발동된다. 그리고 대부분 특정 구역에서만 발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켄싱턴(Kensington)의 갈라쇼 같은 비살상 구역에서는 살인 면허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반면 적대적인 구역으로 진입하거나, 첫 적이 명확하게 무기를 들이대는 순간 살인 면허가 활성화되며 정면 돌파가 가능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히트맨'의 에이전트 47이 전투에 진입하면 사실상 실패 상태였던 것과 달리, '007 퍼스트 라이트'의 살인 면허는 실패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살인 면허가 발동된 후에도 도중에 적에게 발각되지 않는다면 다시 비활성화되어 잠입 모드로 돌아갈 수 있다. 살인 면허가 한번 발동됐다고 해서 끝까지 정면 돌파로만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잠입이 너무 정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한 장치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 우리는 잠입이 지나치게 느리고 지루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발각이 곧 게임의 끝이 아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발각된 상황을 다시 진정시킬 수 있어야 하고, 보통 그 진정시키는 방식은 블러핑(bluffing) 또는 전투가 된다. 잠입 도중 발각되어 잠시 전투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플레이어가 충분히 빠르게 적들을 제압한다면 다시 잠입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잠입 구간에서도 게임이 훨씬 더 능동적으로 흐르게 만들어주는 장치다.

보충하자면, 우리는 플레이어가 항상 전진하는 모멘텀을 가지길 원했고, 즉흥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길 원했다. '히트맨'에서는 맵을 면밀히 계획하고 한 구석에서 몇 분이고 적을 기다릴 수 있었지만,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플레이어가 더 빠르게 사고하길 바랐다. 그러면서도 모든 메커닉을 자연스럽게 혼합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게임스컴과 도쿄 게임쇼의 시연 영상을 보면 같은 상황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히트맨'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의 샌드박스 디자인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주요 표적을 제외하고, NPC를 단 한 명도 살상하지 않는 완전 비살상 클리어가 가능한가? 반대로 모든 구간에서 무기 위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한가?
" 상황에 따라 다르다. 게임 전체를 한 가지 방식으로 클리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면 돌파만이 답인 것처럼 보이는 구간에서도, 다시 보면 잠입으로도 풀어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레드 룸(Red Room)'이라고 부르는 장소가 있는데, 적들로 가득 차 있어 사격 없이는 통과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완전 잠입으로도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게임 전체를 한 가지 스타일로만 진행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야기상 일정 행동을 강제하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100%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구간은 완전 잠입으로, 어떤 구간은 완전 액션으로, 또는 둘을 섞어 진행하는 등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기며, 게임 자체가 그런 플레이를 권장한다.


한 번 클리어한 미션을 다시 플레이할 때 색다른 경험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 '택티컬 시뮬레이션(Tactical Simulation)' 모드를 통해 이미 플레이했던 미션을 다른 조건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에게 한 번도 발각되지 않고 완전 잠입으로 클리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부여되는 식이다. IO 인터랙티브가 잘하는 리플레이 요소를 이번 게임에도 가져왔다.

또한 본편에는 스토리 모드부터 좀 더 도전적인 모드까지 다양한 난이도가 준비되어 있다. 난이도에 따라 본드의 체력과 지구력, 적의 체력, 게임 내 자원량 등에 다른 보정값이 적용된다. 택티컬 시뮬레이션과 난이도 모드가 결합되면 또 다른 리플레이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그동안 인터뷰에서 '블러핑(속임수)'을 강조해왔다. 게임 내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 '히트맨' 시리즈의 변장 시스템을 대체하는 시스템인가?
" 블러핑은 발표 자료에서 언급한 '직감(instinct)' 자원에 의해 작동하는 메커닉이다. 직감은 화면 측면에 표시되는 게이지로, 스파이다운 동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마다 차오른다. 블러핑은 게임 내에서 한정된 자원이지만, 일부 적들을 우회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슬로바키아 구간에서 창문을 통해 침투하면서 "저는 침투 테스트 담당자 케네스입니다. 원래 여기 있을 예정이었어요. 다 계획되어 있던 일입니다"라고 둘러대는 식이다. 어디서는 "저는 제임스 본드가 아닙니다"라고 능청스럽게 말하거나.

다만 모든 NPC에게 블러핑이 통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NPC와 일부 적은 가능하지만, 절대로 속지 않는 적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다른 방식으로 목표에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잠입 상황에서는 블러핑 사용이 자유롭지만 전투 중에는 다소 어렵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든 갈등을 진정시킬 수 있는 길은 항상 열려 있다.


'히트맨: 암살의 세계'와 달리, 007 퍼스트 라이트는 내러티브 중심의 선형 액션 어드벤처 작품이라 더 큰 규모의 환경과 연출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글래시어(Glacier) 엔진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 우리는 자체 엔진인 글래시어 엔진을 다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엔진은 산업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우선은 벤치마크와 경쟁 작품, 플레이어가 실제로 기대하는 바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이 엔진은 우리 게임과 함께 진화하는 엔진이기도 하다. 등반, 운전, 전투처럼 '히트맨' 시리즈에는 없던 새로운 기능을 더해갈수록, 우리는 게임 엔진 또한 병렬로 개발해 플레이어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007 시리즈에는 건 배럴 시퀀스나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같은 상징적 요소가 많다. 팬들을 위한 오마주가 준비되어 있는지, 또 IO 인터랙티브 자체 작품인 '히트맨' 팬을 위한 오마주도 있는지 궁금하다.
" 가장 처음 공개된 발표 트레일러부터 이미 오마주는 가득했다.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의 모티브, '닥터 노(Dr. No)'의 테마, 그리고 트레일러 마지막의 시그니처 포즈까지. "본드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으로 돌아가 답하자면, 답은 "아니다"라고 하고 싶다.

우리는 '퍼스트 라이트'가 진짜 본드 게임처럼 느껴지길 원한다. 차량 추격, 가젯, 핵심 순간들, 닥터 노의 모티브를 활용한 음악까지.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우리가 강조해온 부분이며, 곧 직접 플레이하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드 걸'이라는 개념이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는데,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노에미 나카이(Noemi Nakai)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매우 비중이 커 보인다. 이번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내려 했나?
" 제임스 본드 프랜차이즈에서 여성은 항상 중요한 기둥이었다. 우리 게임에도 매우 강하고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본드의 멘토 역할을 하는 인물도 있고, 로맨틱한 관심사가 되는 인물도 있다.

IO 인터랙티브는 이 프랜차이즈가 여성 캐릭터를 그려온 방식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깊이 존중하고 있다. 이제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들은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가는 인물들이다. 깊은 감정적 배경과 동기를 가진 여성들이 서사를 추진한다. 우리 게임에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취했다. 플레이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그리고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007 퍼스트 라이트, 제임스 본드의 세계로 들어가는 완벽한 입구가 되어줄 것"




▲ 본드의 흉터자국, 머리색과 피부 등은 이언 플레밍의 원작에 충실하게 반영했다

007 시리즈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냉전, 환경 문제, 사이버 테러 등 그 시대의 이슈가 작품에 녹아들었다. 이번 작품의 핵심 갈등이나 빌런 설정에도 그런 요소가 반영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 맞다. 이 프랜차이즈는 항상 동시대의 화두를 내러티브에 엮어 넣어왔다. 너무 많은 것을 미리 알려줄 수는 없지만,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인간 대 기술, 인간 대 AI, 그리고 범국제적 첩보 활동 속에서 인간적인 심성을 잃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다룬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은 10권 이상의 제임스 본드 원작 소설을 썼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로도 영(Young Bond), 즉 본드의 10대 시절을 다룬 작품 등 다양한 책과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 모든 작품 중 '007 퍼스트 라이트'에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본드 배우는 누구인가?
" 쉬운 질문부터 답하면, 나는 다니엘 크레이그를 보며 자랐기에 (그에게) 항상 애정이 있다. 그러나 그를 제외하고 본다면 피어스 브로스넌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본드 배우다.

영감과 영향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가 '007 퍼스트 라이트' 작업을 너무나 행복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과거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우리만의 해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캐릭터의 외형은 플레밍의 원작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전 영상에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본드의 뺨에 흉터가 있다. 이는 원작에 등장하는 설정이며 우리도 자랑스럽게 반영했다.

또 플레밍은 본드를 짙은 머리에 흰 피부, 푸른 눈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고, 우리도 이를 반영했다. 다만 성격과 인물상에 대해서는 우리만의 해석을 적용했다. 게임은 시리즈의 핵심 기둥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본드의 묘사와 감정적 깊이, 캐릭터성은 기존 어떤 작품으로부터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우리만의 것이다.





마지막으로 Q에 대해 묻고 싶다. 개인적으로 큰 팬인데, 그동안의 발표에서는 그가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던 것 같다. 게임에서 Q를 얼마나 자주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의 가젯들에 대해 더 들려달라.
" 우리 게임에서 Q는 본드의 멘토 역할을 한다. 모든 가젯을 제공하는 인물이며, 플레이어는 그와 자주 상호작용할 기회를 갖게 된다. 미션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MI6와 Q-LAB이 본드의 거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거점에서 Q가 새롭게 제공하는 가젯을 해금할 수 있고,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어떤 가젯을 들고 다음 미션에 나설지 선택할 수 있다.

성우는 알리스터 매켄지(Alastair Mackenzie)가 맡았는데, 정말 훌륭한 배우다. 플레이어들이 캐릭터에 만족하시기를 바라고 있다. 덧붙이자면, 우리 게임에서 Q는 제임스 본드가 그 유명한 취향들을 갖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본드가 오메가 시계를 차게 된 이유도 Q이며, 애스턴 마틴 발할라의 가젯을 개발하는 것도 Q이다. 아주 흥미로운 인물일 것이다.


한국은 스파이 장르와 잠입 액션 모두에 대한 팬층이 두텁지만, 영화 '007' 시리즈의 인지도에 비해 게임으로 접해온 팬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한국 플레이어들이 '007 퍼스트 라이트'를 처음 잡았을 때, 가장 먼저 느꼈으면 하는 감각이나 순간이 있다면?
" 그래서 오리진 스토리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한국 플레이어 중 다수가 과거에 제임스 본드 게임이나 IP를 직접 경험한 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007 퍼스트 라이트'는 제임스 본드의 세계로 들어가는 완벽한 입구가 되어줄 것이다. 한국 커뮤니티에 기대하는 반응은, 사실 전 세계 게이머 커뮤니티에 기대하는 반응과 같다. 제임스 본드가 자신의 코드명을 얻고, 첩보의 세계를 처음 발견해 나가는 그 여정에 함께한다는 사실에 큰 설렘을 느꼈으면 좋겠다.




▲ 본드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인 Q-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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