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게임쇼가 아닌 기간에 지바시 마쿠하리 멧세를 방문할 일이 있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이 정도 행사장 규모가 아니라면 대체 이렇게 많은 팬을 한 자리에 모아 이런 팬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더군요. 그랑블루 IP 하나를 위해 전 세계 팬들이 모인 행사, 바로 '그랑블루 페스 2019'가 그 주인공입니다.
모바일 게임 '그랑블루 판타지'를 시작으로 굿즈,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콘솔 게임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미디어 전개까지 하나로 문화로 자리 잡은 그랑블루 세계관. 이곳 현장에서도 이런 뜨거운 열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랑블루 판타지'는 국내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열성적인 팬들이 많은 게임으로도 알려졌는데요. '길티기어' 시리즈의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와 함께 PS4로 출시 대전게임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가 한국어화 발매를 앞두며 더욱 많은 한국 팬의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하나의 게임 IP로 마쿠하리 멧세 4홀부터 8홀에 꾸며진 거대한 팬 페스티벌. 13일부터 시작한 행사의 여정을 사진으로 전해드립니다. 현장 곳곳 모습을 전하는 만큼 많은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시죠.
이번 '그랑블루 페스 2019'는 평일인 13일 금요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더군다나 운영 측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밤샘 대기 등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 예고하며 비교적 늦은 시간에서야 팬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행사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 누구보다 일찍 현장을 찾을 자신도 있었고요.
행사 당일, 이른 아침 호텔을 나와 현장으로 향하니 예상대로 텅 빈 거리가 반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빈 거리를 보니 뭔가 느낌이 안 좋더라고요. 마쿠하리 멧세에 도착해도 비슷했습니다. 행사일을 잘못 안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행사장 코앞에 다다라서 팬들의 열정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걸 곧 깨달았습니다. 그곳에는...
모바일 화면 넘어 현실에서 '그랑블루 판타지'를 만나다 원작 팬이라면 재미 x427, 어트랙션 이벤트
'그랑블루 판타지'는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가며 특유의 다양한 콘텐츠로도 유명한데요. 여러 콘텐츠와 캐릭터들을 본떠 만든 현장 체험 이벤트도 여타 게임 페스티벌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수를 자랑했습니다.
관람객들은 마치 일일 퀘스트를 클리어하듯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즐기면 스탬프를 받으면 실제 가챠가 가능한 뽑기 코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들로 꾸며진 이벤트와 함께 보상도 얻으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직접 만나는 4기사와 그랑 사이퍼 그랑블루 페스 특별 이벤트
이날 현장에는 그랑블루 페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VR사기사(VR四騎士)'와 '그랑 사이퍼 라이드'가 그 주인공이죠.
게임 속 최고 인기 캐릭터 네 명의 기사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는 VR 콘텐츠 'VR사기사(VR四騎士)'는 현장에 모인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자아냈습니다. 이름 그대로 랜슬롯, 베인, 퍼시벌, 지크프리트 4기사가 직접 등장하는 VR 콘텐츠인데요. VR 기기를 착용하면 4명의 기사 중 하나가 나타나 플레이어의 눈을 바라보고 직접 말 거는 콘텐츠죠.
게임은 황궁의 저택 같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방에서 시작되는데요. 실제 게임을 체험하는 장소도 이와 똑같이 꾸며져 현실감을 한층 더합니다.
사실 이 4명의 캐릭터는 '그랑블루 판타지'를 즐기는 여성 플레이어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실제로도 여성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았는데요. 실제로는 남성 플레이어도 방문해 4기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체험형 콘텐츠인 '그랑 사이퍼 라이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놀이공원의 체험형 놀이기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체험은 게임 속 기공정 그랑 사이퍼의 갑판을 본떠 만든 체험장 위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스크린에 멋진 풍경이 펼쳐지며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죠.
정면에서 나오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수면 바로 위로 날아오를 때는 실제로 물이 쏘아지기도 합니다. 용암지대에 다다르면 평소 비행 때보다 거칠게 바닥이 흔들리고 연기까지 뿜어져 나오는데요. 이게 기분 탓인지 실제로 의도한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푸른 하늘을 날 때는 상쾌한 향이 나고 용암지대에서는 메케한 연기를 떠올리게 하는 냄새가 나더라고요.
이후 체험이 절정에 다다르면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혹시 체험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그 비밀은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촬영을 하지는 못해 글로나마 전하는 점은 아쉽지만, 그랑 사이퍼를 탄 게임 속 캐릭터가 됐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VR사기사'와 '그랑 사이퍼 라이드'는 일반 입장권이 아닌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였는데요. '그랑블루 판타지'를 아끼는 팬이라면 주저 없이 가볼 만한 볼거리였습니다.
행사는 언제나 양손 가득히 굿즈, 굿즈, 굿즈, 그리고 가챠
이런 저런 해외 행사에 가면 언제나 가장 붐비는 곳은 결국 굿즈샵입니다. 행사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상품.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한 팬들의 발걸음은 그냥 걸음이 아닙니다. 전장을 향한 행군과도 같죠.
'그랑블루 페스 2019'에서도 굿즈샵에 수많이 팬이 모였습니다. 무려 100여 개의 창구를 가득 채운 줄, 그것도 모자라 마트 형태의 굿즈샵도 따로 마련됐는데요. 마트에서나 볼법한 바구니를 들고 굿즈를 가득 담는 모습은 일반적인 행사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
이렇게 굿즈 구매 장소를 둘로 나누다 보니 원하는 품목을 더 빠르고 원활하게 구매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그래도 긴 줄 뒤에 서서 기다려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
오늘만큼은 나도 단원이다 퀄리티 한계 가늠 불가 코스프레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볼법한 중장갑과 무기들이 넘치는 '그랑블루 판타지'. 볼 때는 멋있지만 다양한 소품과 소재가 필요한 만큼 실물 복장을 만들기는 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높은 퀄리티의 프로 모델들이 캐릭터로 분해 팬들을 맞았죠.
그런데 공식 모델이 생각보다 너무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공식 모델 수준의 복장을 준비한 일반 관람객이었죠. 열정에 퀄리티까지 프로 뒤지지 코스프레. 그리고 간단한 메이크업으로 행사 분위기를 한층 올려주는 이벤트까지 직접 만났습니다.
하루 오롯이 '그랑블루 판타지'와 함께 팬을 위한 행사는 이제 시작이다
모바일 게임 하나를 시작으로 수많은 팬이 모이는 행사까지. 오랜 역사와 개발진의 노력, 그리고 이를 즐기는 팬이 있었기에 이런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저 페스티벌이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벤트와 이야기가 오가는 '그랑블루 페스 2019'.
14일부터는 다양한 라이브 이벤트와 신규 정보가 예고되어 있는데요. 본격적인 '그랑블루 판타지'의 축제는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