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 안에서 펼쳐지는 작은 우주, 'SF 장르 모바일 게임 6선'

기획기사 | 박순 기자 | 댓글: 15개 |

"현재에는 없을지라도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 - 로버트 J 소여"

한국의 게임 업계에서 환상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판타지나 무협을 떠올리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공상 과학 (SF)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등 어마어마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SF 시리즈들도 많다.

그런데 X-COM이나 헤일로, 워해머 같은 유명 시리즈들이 꾸준히 게임으로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의 게임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SF는 유독 인기가 없다. 과거에 흥행했던 게임들까지 모조리 살펴봐도 SF 장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



[ 매스이펙트 인필트레이터(MASS EFFECT-Infiltrator) 중 한 장면 ]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판타지가 아닌 SF장르를 모바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도 판타지가 아닌 SF장르를 이용한 모바일게임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중 출시 예정인 엔트리브 소프트의 '세컨어스', 컴투스가 퍼블리싱한 '우주 영웅전', 위메이드가 내놓는 '아이언슬램', 벤힐 스튜디오의 '로보스매쉬'가 유저의 선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제는 마법과 검술이 난무하는 '판타지'가 아닌 '과학으로 증명될지도 모르는 세상'을 탐험하는 'SF'장르를 가진 모바일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한번 알아보자.



◆ '세계 정복'은 이제 지겹다. '우주 정복' 정도는 되야지. '세컨어스'





※세컨어스는 6월 중 출시될 예정입니다


⊙개발사: 엔트리브 소프트 ⊙장르: 전략 ⊙플랫폼: And, iOS 예정


세컨어스는 전략과 디펜스를 적용한 게임으로 자신만의 병력을 육성해 행성을 침략, 부족한 자원을 획득해야 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침략'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성과 행성 간에 이루어지는 화끈한 전투가 특징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수 있었던 이유도 적절한 밸런스와 3가지 종족이 가지고 있는 각각 고유의 스토리가 합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각 종족이 가지고 있는 유닛들 고유의 능력은 유저들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세컨어스가 지향하는 바도 비슷하다. 거의 리얼타임에 가깝게 전투가 구현되기 때문에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디펜스 건물을 성장시켜야 하며,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유닛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유닛'들도 각각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전략 디펜스라는 장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말초적인 감각인 '정복욕'에 기반을 두고 있다. 누가 더 강한지, 나의 진영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를 알고 그것을 이용해서 내가 강하다고 어필할 수 있는 증거인 '행성 침략 및 정복'을 통해 재미를 극대화 한다. 우주자원을 정복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세컨어스'를 기다리는 것을 권해본다.




◆ 도트지만, 우주의 광활한 느낌만은 그대로 담았다. Faster Than Light(FTL)












⊙개발사:Subset Games ⊙장르: RPG ⊙플랫폼: 아이패드


오래전 프로그래머들이 30분 동안 짬짬이 즐기기 위해 만든 시스템, 로그. 초대 로그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들은 아예 세이브란 개념이 없을뿐더러 한번 캐릭터가 죽으면 그 캐릭터 파일을 영구히 삭제하는 매우 하드코어한 시스템이었다. 이렇듯 정통 로그라이크 장르들은 턴방식, 높은 난이도, 영구적 죽음을 기본규칙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FTL은 전형적인 로그라이크의 재미를 살리고 있는 게임이다. 대표적으로 랜덤 맵, 한번 죽으면 게임오버는 물론이고 클리어 스코어 경쟁 부분까지 더해 로그라이크 장르의 재미를 그대로 살렸다. FTL은 스팀을 통해서 이미 유저들에게 선보인 적이 있고, 대표적인 킥스타터의 성공 사례로 꼽힐 만큼 대성공을 거뒀었다.

보통 우주에서 함대를 운영한다고 상상한다면, 예전에 나왔던 '은하영웅전설 시리즈'의 함대전을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FTL에서 유저가 볼 수 있는건 우주선 단 하나의 모습이다. 스토리도 간단하다. 그저 우주로 진출해 외계인과 전투 혹은 평화적 관계를 맺고, 반군의 기밀정보를 탈취한 우주선을 끌고 아군기지로 복귀해야하는 시나리오다.

플레이타임은 약 한시간, 광활한 우주를 느끼기에는 적은 시간이라고 보일지 모르겠지만, 로그라이크 특유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그대로다. 우주선안의 기관실 및 의무실등 다양한 시스템은 물론이요, 레이저 빔, 이온, 미사일등등의 우주선 고유의 무기까지 표현해놓았다. 우주를 느껴보고 싶다면, Faster Than Light(FTL), 한번 해보길 추천한다.

※ FTL은 아이패드에서만 플레이가능합니다



▲ FTL에서 함대전은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것



◆ 고전 스네이크 게임을 SF로 재해석하다. '콜로사트론'











⊙개발사:하프브릭 스튜디오 ⊙장르: 아케이드 ⊙플랫폼: And,iOS


어렸을 때 만졌던 컴퓨터에는 빠지지 않는 형태의 게임이 있었다. 피자를 많이 먹어서 애벌레 길이를 늘린다든가, 특정한 부분을 먹어 자신의 몸체를 길게 만드는 '스네이크'장르를 이용한 게임이었다. 단순하면서 묘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스네이크'장르는 다양한 게임의 기본이 되었다.

콜로사트론도 마찬가지, '스네이크'라는 모양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게임이다. 다만 파워코어를 모아 도시를 파괴해야 한다는 부분이 다르다. 기존에 4개의 파워코어가 주어지고, 추가로 주어지는 파워코어를 연결해 더 강하게 만들면서 도시를 파괴하는 재미를 통해 '부순다'는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고 있다.

콜로사트론은 기본적으로 스네이크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차별화될 수 있는 하나의 특성을 부여했다. 사람의 머리를 쓰게 만드는 재미인 '퍼즐'적 요소로, 이를 통해 무작위로 날아오는 코어들을 전략적으로 모아 도시와 방어벽을 부수기 위해 어떤 색의 파워코어를 선택해야할지 추가로 얻는 파워코어는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유저들은 매번 고민해야 한다.

우주 괴수가 되어 지구를 파괴하는 재미, SF장르 중 디스토피아적 세계에서 느껴 볼 수 있는 특유의 상상력이다. 스네이크 방식의 심플함과 용사가 아닌 우주침략의 입장에 서보고 싶다면 콜로사트론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 게임성만으로 모든게 설명이 된다. 카이로소프트 'Epic Astro Story' (아스트로 탐험대)












⊙개발사: 카이로 소프트 ⊙장르: 시뮬레이션 ⊙플랫폼: And,iOS


모바일게임 좀 한다 하는 유저들은 90년대에서나 볼법한 도트그래픽과 독특한 개성의 게임성으로 승부하는 회사 '카이로소프트'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다. 지금까지 자신의 색깔을 지키며 꾸준히 작품을 내어왔고, 내 놓는 게임마다 호평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용사가 편안히 쉴 수 있는 마을을 짓는 '던전빌리지', 게임사 직원들의 고난과 애환을 담은 '게임발전국' 만화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두근두근 만화도장' 등 그들이 만들어 낸 게임은, 일반적인 모바일 회사와는 많이 다르다.

그렇다면 '카이로 소프트'가 만들어 낸 SF는 어떨까? 그에 대한 해답으로 '아스트로 탐험대'라는 작품을 들 수 있다. '아스트로 탐험대'에서 유저는 우주방위산업체에서 일하며 새로 발견한 행성을 개발하고 정착민을 모아야 하는 임무를 받는다.

집을 지어주고, 터널을 탐험하며 사람을 구한다. 미개척지대를 찾아내 자신의 땅으로 만들고 건물을 지으면서 점점 발전하는 자신의 마을을 본다. 이렇게 SNG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면서, 침투해 오는 외계세력으로 부터 자신의 마을을 지키는 디펜스까지 살린 '아스트로탐험대'.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양한 부분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 '아스트로 탐험대'는 카이로 소프트만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SF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전투도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 2012년 GOTY수상작의 모바일로 회귀. 엑스컴 언노운












※앱스토어버전은 한글화는 되어있으나, 한국계정으로는 다운받을 수 없습니다.


⊙개발사: 2K 게임즈 ⊙장르: 시뮬레이션 ⊙플랫폼: And,iOS


엑스컴 언노운은 문명을 만들어낸 파이락시스의 작품이다. 2012년 10월 12일 PC로 발매된 게임으로서 2012 GOTY까지 수상하며 게임성까지 입증받았다. 이런 작품이 모바일로 이식됐다.

PC와 모바일 간의 간극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날 정도로 이식률은 거의 100%라고 할 만하다. 간략하고도 직관적인 게임 시스템은 그대로인 데다가, 모바일이라는 작은 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콘솔/PC게임만의 강렬함까지 포함한 엑스컴 언노운은 모바일에서 등장하자마자 많은 SF매니아들의 호응을 받았다.

턴제 방식은 표현하기는 쉽지만, 잘 살리기는 어렵다. 특유의 전략성과 사람의 생각을 자극해야 하는 콘텐츠로 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RTS는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나지만, 턴제의 경우는 내가 한 행동이 바로 발생하지 않고 턴이 종료된 뒤에 결과를 알 수 있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엑스컴 언노운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엑스컴이라는 시리즈가 SF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시리즈일뿐더러 많은 유저들을 즐겁게 해준 명작들이기 때문이다. SF라는 건, 결국 미래에 이뤄질 듯한 이야기를 현실처럼 느끼게 만들어야한다. 엑스컴 언노운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물론 PC버전 비쥬얼은 많이 희생됬지만, 모바일에서 10$ 비용으로 이 정도의 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 SF의 꽃 로봇! 최강자를 가리는 승부, '아이언 슬램'






※아이언슬램은 올해 여름 중 출시될 예정입니다


⊙개발사: 위메이드 ⊙장르: 격투 ⊙플랫폼: And, iOS 예정


'로봇'은 인간과 가장 닮은 기계에 인공지능이 더해진 존재로서, SF소설에도 많이 활용될 만큼 SF장르의 꽃이라 불린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이로봇'이라는 작품에서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선 안되며, 위험에 처해 있는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한다. 로봇은 자기자신을 보호해야한다.'라는 내용의 3가지 원칙을 제안하기도 했고, 이는 지금도 '로봇 3원칙'으로 남아있다.

특히 로봇은 인간과 닮아있으면서도 다른 묘한 존재이며, 자기 자신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철학적인 존재로 꼽힌다. 그래서 SF장르에서는 같이 싸워나가는 동료이거나 혹은, 디스토피아적 세계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만큼 친숙하고 가까운 존재였기에 로봇은 게임과 만화에서 늘 사용됐다.

이번에 위메이드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언슬램'도 로봇물 중 하나다. 로봇들이 나와서 레슬링을 한단다. 시나리오도 간단하다. 로봇으로만 이루어진 아이언이라는 행성에서 열리는 아이언슬램에 우승해, 자신이 원하는 소원을 이루는 게 목표다.

유저들은 '타격타입' '조르기 타입' '잡기 타입' '균형 타입'까지 총 4종의 타입으로 구분된 아이언들을 조종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술로 화려한 격투를 즐길 수 있다. 오래전 레슬링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아이언슬램을 통해 과거에 느꼈던 재미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닐 암스트롱이 처음 달에 밟으면서 했던 말이다. 그전부터 소련이나 미국에서 인공위성 및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며 지구가 아닌 우주로서의 길을 열었지만, 최초로 지구가 아닌 타 행성의 밞을 밞은건 닐 암스트롱이었다. 그가 해낸 첫 발걸음은, 우주로 향하는 상상력을 더욱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주에 대한 신비는 인간이라면 한번 쯤은 생각해봤을 문제다. 고전 철학자들도 별이나 하늘을 보며 어떤 존재인지 고찰했을 정도로 인간의 우주에 대한 탐구심은 컸었다. 이제는 직접 우주로 나가거나 태양계 밖까지 날아가는 우주선으로 우주의 신비를 파고들고 있다.

아서 C.클라크는 이렇게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다 끔찍한 일이다."라고, 이렇듯 큰 우주라는 세상에서 우리만 존재하리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SF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발전된 기술은 결국 우리가 책이나, 구전으로서 이어져 오는 전설과 상상 속의 이야기들을 마침내 게임에서 구현해 냈다. 덕분에 우리는 재미있게 이런 상상에서만 느끼던 세계들을 게임을 통해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가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SF 게임을 통해 즐겨보길 권해본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