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R2016] 경기창조혁신센터 임동욱 부장, "인디 개발사여 도전하여 기회를 잡아라"

게임뉴스 | 이현수 기자 | 댓글: 4개 |
게임스컴 준비가 한창인 독일 쾰른메세 옆에서는 제2회 2016 GTR(Global Top Round)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GTR 컨퍼런스는 글로벌 모바일게임 산업의 균형 잡힌 생태계 구축과 발전을 위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로 이곳에 참가한 인디게임들은 투표를 통해 선정되어 투자를 받거나 GTR 액셀레이션 프로그램(Acceleration Program)의 혜택을 입기도 한다.

GTR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은 전 세계 유망한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게임 투자 사업 영역에서 개발, 퍼블리싱, 투자유치,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등 인디 개발사의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창조혁신센터의 임동욱 부장은 제1회 GTR 컨퍼런스 강연에 참석한 일을 계기로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컴투스 시절부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 개발사의 투자, 글로벌 진출 등을 돕고 있으며 올해 GTR 컨퍼런스에서는 자신이 출시했던 게임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경험을 공유했다.



▲ GTR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경기창조혁신센터 임동욱 부장

"살아남는 게 중요하죠."

강연이 끝나고 잠시 강단 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임동욱 부장이 한 말이다. 인디 개발사나 중소 규모의 업체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무엇'에 많은 신경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무엇'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임동욱 부장은 컴투스 북미지사를 이끌 시절 꽤 많은 게임을 출시했다. 실패한 게임도 있지만, 성공한 게임도 있다. 성공한 게임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전 클로즈 마켓 시절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견디며 이뤄낸 성과다. 그는 자신이 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얻은 사업적인 교훈을 인디 개발자들이 자양분으로 삼기를 원했다.



▲ 이노티아 연대기

컴투스에서 2008년, 아이폰용으로 출시한 액션 RPG '이노티아 연대기'는 여러모로 독특한 점이 많은 게임이다. 당시 유료 버전은 7.99달러로 책정됐는데 이는 현재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비싼 가격이나 당시 페이드 게임들이 10달러 안팎이었던 시절임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은 가격이었다.

무엇보다 '이노티아 연대기'는 풀 터치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게임이었다. 당시 스마트폰 게임은 대부분 가상 D 패드를 사용하는 조작법을 이용했는데 이노티아 연대기는 이를 버리고 한단계 진보한 풀 터치로 개발했다. 이러한 개발 방향이 애플의 입맛에 맞았는지 애플은 이 게임을 피처드에 선정했다.

피처드에 오른 '이노티아 연대기'는 카테고리에서도 1위에 등극했다. 1위에 등극함으로써 더 많은 노출 기회를 부여받고 이는 게임이 성공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덕분에 많은 코어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코어 게이머들은 프리뷰나 리뷰를 그들의 블로그에 포스팅했고 이는 다시 노출로 이어졌다.

RPG는 캐주얼 게임보다 신경 쓸 요소도 많고 개발 기간도 길다. 그러나 그만큼 유저들이 즐기는 플레이 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 내 적인 강점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지에서 액션 RPG는 이미 인기 있는 장르였기에 미국에서도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임 부장은 판단했다. 이노티아 연대기는 지금도 매년 속편을 출시하며 코어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 홈런배틀 3D

2009년 출시한 '홈런배틀 3D'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두 플랫폼으로 나온 스마트폰 게임으로 2005년 피처폰으로 발매됐던 '2006홈런왕'을 스마트폰 플랫폼에 맞게 리메이크한 게임이다.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과 자이로 센서 기능을 활용했으며, 유니폼 구입 등 인 앱 결재 기능을 탑재한 유료버전(4.99 달러)과 광고가 삽입된 무료 버전으로 나뉘어 출시됐다.

특히 '홈런배틀3D'는 양 플랫폼간 대결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덕분에 친구가 어떠한 플랫폼을 사용하든 간에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유저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유저와 1:1 홈런 대결을 펼치는 데 매력을 느꼈고 구글은 이를 매우 높게 평가하며 '홈런배틀 3D'를 피처드에 선정하기도 했다.

'홈런배틀3D'는 무료 라이센스를 획득해서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례이기도하다. 야구 배트 전문 브랜드인 '디마리니(Demarini)'와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 내 아이템을 판매했다. 공동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오마하(Omaha)시에 있는 야구 경기장 내 디마리니 부스에서 게임 데모를 진행하기도 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 호감을 사는 동시에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캐주얼성을 앞세워 다가갔다.



▲ 9이닝 프로야구 2011

홈런배틀3D'가 야구라는 겉옷을 입은 캐주얼 게임이었다면 '9이닝 프로야구 2011'은 현실감을 극대화한 야구 게임이다. 당시 실제 필드를 누비고 있던 MLB 선수들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30개 구단, 780명의 실제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했다.

컴투스는 '9이닝 프로야구 2011'의 현실성을 살려서 출시하기 위해 MLBPA(Major League Baseball Players Association)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MLBPA 라이센스 가격은 MLBAM(MLB Advanced Media)의 그것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었으므로 상대적으로 자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9이닝 프로야구 2011'의 특징 중 하나는 같은 게임을 게임 내 보너스 재화를 제공하는 페이드 버전과 광고가 탑재된 풀프리버전을 동시에 제공했다는 점이다. 컴투스는 두 버전의 비교를 통해 유저 움직임을 비교 분석할 수 있었다. 완전히 같은 게임이 사업 모델에 따라 유저 동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 게임에는 게임 내에서 선수를 모집하고 육성하거나 능력치를 조합하는 요소가 있어 2011년에는 롤플레잉 장르와 스포츠 장르 두 카테고리 모두에 등록되기도 했으며 롤플레잉 장르에서 1위(미국 기준)에 오른 이색 경력이 있기도 하다. 올해 야구 시즌 개막 즈음의 데이터에 따르면 '9이닝 프로야구 2016'의 프리버전은 스포츠 랭킹 18위(미국 기준)를 기록하고 있으며 페이드 버전은 30위를 기록 중이다.



▲ 슬라이스 잇

도형을 정해진 조각 수만큼 자르는 게임인 '슬라이스 잇'은 아이폰으로는 유료, 안드로이드로는 IAP 없이 광고만 탑재한 무료 게임으로 출시된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게임이다. 겉보기에는 간단한 게임이나, 도형의 크기 및 배열의 심오함 덕에 2010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해 상품화된 이 게임은 UI를 기존과 다르게 시도해 '혁신'이라 부를 만큼 스마트폰 디바이스에 알맞은 UI를 구현했다. 지금은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멀티 터치와 터치 앤 드래그 방식을 도입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IAP 없이 광고를 삽입한 무료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당시에는 '왜 게임을 공짜로 출시하느냐'라는 반론에 부딪치기도 했다. 임 부장은 이때 새로운 광고 솔루션을 도입한다. 예전 광고가 광고주가 지면을 사고 싶다고 접근하는 형식이었다면 '슬라이스 잇'의 광고부터는 광고주들이 원하는 목적을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실시간 타게팅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



▲ 타워 디펜스

하나의 장르를 뜻하는 '타워 디펜스'는 알고 보면 컴투스의 단일 게임 이름명이며 실제로 상표로 등록이 되어 있기도 하다. 이 게임은 아이폰 전용 유료(2.99 달러) 버전과 아이패드, 아이폰 둘 다 사용이 가능한 유니버설 버전(4.99 달러)으로 출시 됐다. 전통적인 타워 디펜스에 전략 시뮬레이션 요소를 얹어 게임 자체로도 호평을 받았다.

타워 디펜스 개발팀에는 한국 PD와 미국 PD가 공존하며 게임을 제작했다. 이는 개발단에서부터 글로벌 입맛에 맞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 홈런배틀2

'홈런배틀2'는 '홈런배틀3D'의 후속작으로 전작에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모드, 새로운 경기장을 추가했다. 특히 여성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했는데, 많은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유니티3D엔진을 사용하고 온라인 채팅까지 추가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디마리니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도 했다.

컴투스는 게임을 출시하기에 앞서 전작을 업데이트할 것인가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로 나갈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게임 방식이나 전체적인 겉모습은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작의 유저풀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임 부장은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개발됐기에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판단했고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로 출시하기로 했다.

'홈런배틀2'는 비교적 최근인 2016년 4월 진동 헤드셋 기능을 추가하는 등 꾸준히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있다.



▲ 골프스타

애니팡의 성공 이후 게임사들은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가기를 원했다. 컴투스 역시 2013년 '골프 스타'를 출시하며 카카오플랫폼과 자사의 플랫폼인 하이브를 두고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플랫폼은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랫폼으로 컴투스 내부 의견도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임 부장은 카카오톡의 캐주얼한 넓은 유저풀이 골프 시뮬레이션 게임인 '골프스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플랫폼에는 넓은 유저풀이 있지만, 30%의 수수료를 지불해야하며 하이브는 상대적으로 적은 유저풀을 가지고 있지만, 자사의 플랫폼이므로 더 깊이있는 유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임 부장은 게임의 특성도 특성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드파티 플랫폼에서는 할 수 없는 유저데이터를 깊이 있게 분석하기 위해 하이브로 게임을 출시하기로 했다.

컴투스는 '골프 스타'의 홍보를 위해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스 투어중의 하나인 찰스 슈왑컵 챔피언십(Charles Schwab Cup Championship)' 후원기업으로 참여했다. '찰스 슈왑컵 챔피언십' 스폰서 활동의 하나로 '골프 스타'를 즐기는 유저를 대상으로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이벤트 참가자 100명을 선정해 경기 관람 티켓을 제공했으며, 챔피언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서 '골프 스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명 PGA 골퍼 톰 레먼(Tom Lehman)과 스티브 엘깅턴(Steve Elkington)은 프로선수 대기실에서 태블릿 기기를 통해 '골프스타'를 플레이하게 하고 이를 노출하기도 했다.



▲ 서머너즈 워

무료게임인 '서머너즈 워'는 진화와 강화, 합성, 뽑기 시스템이 잘 어울려진 사업 모델로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다. 오랜 기간 CBT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게임에 반영했고, 게임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긴 시간을 해당 작업에 투자했다. 한국에서 선출시한 '서머너즈 워'는 잘 짜인 사업 모델과 게임 밸런스에 힘입어 글로벌에서 컴투스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게임으로 성장한다.

게임 외적으로는 TV 광고와 트위치 등의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게임을 노출한 전략이 주효했다. 광고 또한 동시 다발적으로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먼저 출시하며 반응을 살펴보고 미국 등지로 송출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 게임창조오디션은 5회 개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게임창조오디션은 인디 게임버전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상위 5개 팀은 투자 지원이 아닌 1억 5천만 원 규모의 상금(개발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입주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글로벌 진출에 유효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한국판 킥스타터인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며 게임스컴, 동경게임쇼, 지스타 같은 각종 게임쇼에 출전 부스도 마련해 준다.




그는 인디 개발사에 많은 기회와 희망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강연 말미에 덧붙였다. GTR을 비롯하여 게임창조오디션 등 인디 개발자들이 도전할 부문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발사나 인디 개발자들에게 투자는 하늘의 별 따기다. 설령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해도 실제로 이행되는 과정은 길고 지루한 과정이며 제대로 약속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임동욱 부장은 인디 개발들을 위한 생태계가 조금씩 조성되고 있으므로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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