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공화국의 기사단 파트2, 네버윈터 나이츠 파트2, 폴아웃3 파트...2?? 개발진이 선사하는..."
위와 같은 내래이션으로 시작하는 '아우터 월드2'의 첫 공개 트레일러가 밝히는 바는 사뭇 명확합니다. 옵시디언의 개발자들은 RPG 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2편을 만드는 데 조예가 깊다는 뜻이고, 첫 번째 '아우터 월드'는... 그들조차 자신들이 기대한 만큼의 작품성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셈이죠.
그 트레일러는 자신들이 개발했던 '2편'들을 언급할 만큼, '아우터 월드2' 또한 매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전작 대비 3배의 개발 시간을 투입했지만, 분량은 대략 2배 정도 많다"는 매우 솔직한 발언도 눈에 띄었고요.
또한, 이들은 '아우터 월드2'가 전작보다(전작에 더 있었어야 할!) 많은 액션과 무기, 그래픽으로 무장했다고 전합니다. 게임스컴 2025 현장에서는, 짤막하게 진행된 시연을 통해 직접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폴아웃의 아버지 중 한명인 레너드 보야스키, 그리고 브랜등 애들러 디렉터와 인터뷰도 나줬죠.

'아우터 월드2'는 전작의 엔딩 이후, 분열된 식민지 사이에서 반독점 활동을 이어나가는 '지구 위원회(Earth Directorate)'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사령관 '제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TV쇼 CF와 함께, 전설적인 지구 위원회 사령관인 주인공을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플레이어가 직접 팔다리를 의수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 외에 특징적인 것은 없었지만, 배경이나 특성, 스킬 등이 꽤 다양하게 제공된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들 스킬과 특성이 이후 게임플레이에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정 스킬이 없을 경우 아예 상호작용을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죠.
대게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는 등 기지를 발휘해야 하지만, 자신의 캐릭터가 세계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또는 못 하는지)를 매우 확실하게 나타내는 장치처럼 보였습니다.


시연 빌드는 주인공이 지구 위원회의 사령관으로서, '보호령'이라는 또 다른 팩션이 점거하고 있는 시설에 침투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캐릭터 생성 시에 고른 스킬이나, 각 상황에 따라 고른 선택지가 루트를 결정하고, 짧은 전투 몇 번을 거치면 시연이 종료되는 구조였죠.
해당 시연에서는 플레이어와 NPC 사이의 상호작용, 그리고 발전된 전투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 지문은 역시나 옵시디언 게임 아니랄까봐 지문의 압박이 심한 편이고, 때로는 다른 컴퓨터에서 사전 정보를 습득하지 않을 경우 대화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다행인 듯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소 빈약한 번역 퀄리티는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전투는 개중에 변화가 가장 뚜렷한 요소였습니다. 플레이어의 애니메이션이나 총기의 사운드, 그 둘이 조화가 만들어내는 타격감 또한 아주 준수한 편이었죠. 전작과 비교해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나 의아했는데, 인터뷰 때 물어보니 "헤일로 팀에게 조언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또, NPC의 체력바 게이지는 플레이어가 한 방에 이 적을 죽일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옵시디언의 전작들처럼 은신으로 한 방을 노리고 싶다면, 이런 UI에 집중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특수 기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TDD(Tactical Time Dilation) 또한 건재했습니다. Q 버튼을 눌러 전투 도중 잠시 시간을 느리게 만들 수 있으며, 그 사이에 적에게 정교한 화력을 쏟아붓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특정 스킬이 있다면 주변 환경을 사용해서 다수에 적을 공격할 수 있거나, 적의 포탑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접근 방법도 엿보입니다.


물론, 이처럼 짧은 길이의 시연 버전만으로는 '아우터 월드2'가 전작에 실망한 게이머들의 마음을 달래줄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발전한 건플레이, 선택에 의미가 (매우) 분명한 캐릭터 특성, 스킬들은 또 다시 옵시디언이라는 개발사에 희망을 걸게 하는 요소입니다. 한국어 현지화만 좀 더 다듬어 주면 참 좋으련만.
시연 이후에는, 약 15분 정도 개발진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과 예산의 부족으로 전작에는 미쳐 구현하지 못한 것들을 '아우터 월드2'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옵시디언 식 RPG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우터 월드2'를 지켜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우터 월드2'는 오는 10월 29일 정식 출시되며, 출시 당일부터 Xbox Game Pass를 통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아우터 월드2' 개발진 인터뷰

Q. 전작에서 가장 많은 받은 피드백은 무엇이었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을 개선하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든 =팬들로부터 받은 가장 중요한 피드백은 역시 전작의 규모나 범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콘텐츠가 적거나, 탐험할 수 있는 월드가 작았던 부분에서 말이죠. 저희 역시도 이러한 피드백에 공감했고, 사실, 첫 게임 출시 전부터 내부적으로 개선하고 싶었던 요소들을 검토해 왔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저희가 전작에 넣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많았어요. '아우터 월드2'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더 나은 탐험'으로, 궁금한 곳 어디를 가든 그에 따른 보상을 얻고, 다음에 일어나는 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심을 끄는 느낌을 받도록 설계했습니다.
전투 개선도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전작의 피드백을 생각하면, 더욱 부드러운 전투와 움직임이 없어 아쉽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총격전(건플레이)이 더 좋은 느낌이 되도록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더 나은 애니메이션과 조명, 파쿠르같은 동작들도 추가했습니다.

Q. 실제로 시연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건데, 전반적인 건플레이가 굉장히 탄탄해진 느낌이더라고요. 비결이 있나요?
브랜든 = 헤일로(Halo) 팀에게 조언을 많이 받았죠. 게임 개발 초기에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이후로 얻은 도움과 조언들이 이번 작품의 건플레이를 개선하는 데 정말 큰 역할이 되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인 부분 외에도 '즐거운 건플레이'를 만드는 세밀한 설정까지도 (내부에서 원하는대로) 정확히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캐릭터 특성과 스킬에 따라 고르는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브랜든 = 네, 스킬이나 특성, 캐릭터의 배경 측면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어 해킹을 선택하면, 세계관 안에는 해킹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상호작용 요소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집니다. 해킹 능력이 없다면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하겠죠. 이처럼 플레이어 자신의 캐릭터가 실제로 유용하다고 느끼고, 세계관 내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레너드 = 옵시디언은 항상 플레이어가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왔죠. 인터플레이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플레이어가 진심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정의하고, 특정한 선택지가 게임 플레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열정적입니다. 첫 번째 '아우터 월드'에서는 시간과 예산의 제약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선택의 폭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도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Q. 전작과 비교해서 콘텐츠 규모는 어느정도인가요? 어디까지 탐험할 수 있을까요?
브랜든 =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첫 번째 게임의 두배 이상이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다 할 필요는 없지만, 원할 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Q. 특성 보고 당장 든 생각이 '아 캐릭터 잘못 만들었나?' 였어요. 그만큼 여러 차례 다른 특성으로 플레이할 사람들에게는 회차 시간이 너무 길어도 부담일 것 같긴 합니다.
브랜든 = 첫 번째 '아우터 월드'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던 것도 '타이트한 경험'이라고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역시도 더 많은 콘텐츠를 게임 내에 넣으면서도, 기술적으로는 모든 콘텐츠를 강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원하는 방식으로 겡미을 경험하실 수 있고, 더 작은 규모의 경험에 만족하신다면 그런 플레이도 물론 가능합니다.
레너드 = 예를 들면, 메인 퀘스트로 다루는 핵심 이야기 경로는 상당히 간결하고 깔끔하게 구성했습니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메인 스토리만 빠르게 클리어한 뒤, 부가적인 콘텐츠를 건드리지 않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아우터 월드2'에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탐험할 수 있는 거대한 세계가 배경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탐험할 수 있는 곳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러분이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아우터 월드'를 얼마나 플레이하셨든, 이번 작품에는 전작보다 훨씬 많은 즐길 거리가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체력 재생 시스템도 개편된 것 같았습니다. 연속으로 쓰면 무슨 효과가 일어나는 것 같던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브랜든 = 전작 시스템을 조정해서 독성 미터를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전작에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치료제가 많을 경우 그냥 계속 치료를 반복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어요.
저희가 이번 작품에서 완성하고 싶었던 것은, 플레이어들이 체력을 재생하는 것에 있어 '균형'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때로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일정 시간 이내에 너무 많이 흡입할 경우 부작용을 얻는 것이죠.
물론, 게임의 특징인 RPG 요소는 이러한 '체력 재생 시스템'에도 당연히 적용됩니다. 의료 스킬이나 배경을 가질 경우 흡입기를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다거나, 치료제에 추가적인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 특성도 있죠.
Q. 트레일러의 자기비하적인 면모가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줬습니다. 이러한 유머러스한 톤은 게임에서도 잘 반영되어 있나요?
레너드 = 네 하하, 저희가 진실로 반영하고 있는 '아우터 월드'라는 세계관의 톤이죠. 첫 작품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도 트레일러에서 이 유머를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대해서였고,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유머들 사이에 좀더 진중한 깊이를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아우터 월드'는, 솔직히 말하면 나름 깊이를 갖췄지만 게임이 너무 짧았고, 그러다 보니 유머만이 부각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정말로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이야기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더욱 전략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브랜든 = 우리가 목표한 것은 유머와 어둠 사이의 균형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것 같지만, 그 밑을 살짝 들춰 보면 어두운... 그런 느낌이요.
Q. 독창적인 세계관이라, 첫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도 같습니다. 게임의 기본 설정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브랜든 = 첫 번째 게임을 하지 않으셨다고 해도 이번 작품은 꽤나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임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같은 우주, 세계관이지만, 전작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로 많은 식민지들이 상당히 단절된 세상에서 '아우터 월드2'의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게임의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죠. 모든 식민지마다 매우 뚜렷한 느낌과 다른 팩션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레너드 = 아우터 월드의 기본 테마는, 아시다시피 우리가 '우주의 강도 귀족(Robber barons)들'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1800년대 후반 사업가들이 절대 해체되지 않고, 모든 것을 독점하도록 허용받은 채로 우주 시대가 왔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봅시다. 그게 첫 번째 '아우터 월드'의 기원이었죠.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세계관을 더욱 확장했습니다. 자유 의지, 자유 사상, 가지 결정권을 사치를 위해 거래하는 독특한 모습의 군주제나 식민지를 더 많이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누가 옳다고 생각하든, 누구의 편을 들든, 그것은 플레이어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모두에게 맞서 싸울 수도 있죠.
Q. 주인공이 지구 위원회 사령관으로 등장하는 설정도 전작과는 꽤 다른 모습인데, 이러한 결정을 한 계기가 있다면?
레너드 = 지구 위원회는 전작 후반부에 그저 언급만 되는 팩션이었는데, 대충 '법을 지키는 사람들'같은 느낌으로 소개됐죠. 독점 기업이나 군주를 처단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조직이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속한 그룹으로 역할을 줄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어떤 종류의 사령관이든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선량할 필요도 없고요. 여러 다른 방향의 플레이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전작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동료 시스템'은 어떻게 개선되었을지 기대가 됩니다.
브랜든 = 첫 번째 게임과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한 시스템입니다. 완전히 개편했죠. 이제 동료들을 위한 업그레이드가 있고, 실제로 스킬 트리를 갖춰서, 여러분이 구성하는 대로 여러 다른 방향으로 육성도 가능합니다. 또 동료 퀘스트도 그저 표면적인 퀘스트가 아니라, 해당 동료의 깊은 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매우 확장했습니다.
각각의 동료들은 여러분이 속해 있는, 또는 대립하는 팩션을 대표하기를 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일스는 여러분과 같은 지구 위원회의 동료죠. 그와 함꼐 다니다 보면, 여러 대화를 통해 지구 위원회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Q. 강화된 시네마틱 연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랜든 = 그 또한 저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선택에 대한 결과들을 더욱 흥미로운 방법으로 전달해드리고 싶었고, 시연에서 보신 것과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가진 컷신들을 게임 전반에 걸쳐 많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Q. 마지막으로, 엔딩은 몇 개인가요? 옵시디언 식 엔딩을 기대하면 될까요?
레너드 = 출시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옵시디언의 다른 모든 게임에서처럼,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다른 엔딩을 얻게 됩니다. 그때까지 내린 선택들뿐만 아니라 그 시점에서 내리는 선택들에 따라 매우 구체적인 방식으로 전개되는 게임의 엔딩이 있어요.
게임을 끝낸 후에는 이전 게임들에서 했던 것처럼 슬라이드를 보게 되는데, 미래로 나아가면서 내린 선택들의 영향과 망쳐버렸거나 아마 망쳐버렸을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