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래그마타, "퍼즐과 액션, 황금 비율 찾느라 좀 늦었습니다"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역사상 가장 깜찍한 출시 연기 발표로 많은 게이머들의 용서를 구했던 '프래그마타'.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마침내 2026년 정식 출시를 발표하고 시연 버전을 '게임스컴 2025'에서 공개했습니다. 직접 플레이도 해봤더니, 게임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고요.

매우 역동적인 3인칭 슈터에 정적인 퍼즐 장르를 혼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연 버전에 한하여 '프래그마타'는 그 도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으로 보이고, 또 재미있기까지 했습니다. 전투가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 타이밍에 맞춰 퍼즐을 풀어내는 느낌은... 정말 짜릿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었죠.

물론, 정식 출시 이후 이런 퍼즐을 수십, 수백번 반복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연을 하는 동안에도 그런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개발진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 왼쪽부터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에드빈 에트죄(Edvin Edsö) 프로듀서

Q. 퍼즐은 다소 정적인 장르인 반면, 액션은 매우 역동적인 장르입니다. 이 둘을 하나의 게임플레이로 혼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야마 =현재의 게임플레이 시스템에 도달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휴(주인공)가 액션을 담당하고 다이애나가 해킹을 담당한다는 기본 컨셉트부터 시작해서, 현재 보시는 슈팅과 퍼즐이 결합된 게임플레이까지 오는 데 많은 시도와 오류를 반복했죠.

특히 두 요소 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슈팅 부분이 너무 강하면 플레이어들이 해킹 부분을 필요 없다고 느끼고, 반대로 해킹 부분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면 슈팅에 방해가 된다고 느끼거든요. 이 완벽한 밸런스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Q. 작은 적은 작은 퍼즐 패널을, 덩치가 큰 적은 큰 패널의 퍼즐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적들의 종류에 따라 퍼즐의 크기나 난이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어디까지 커질까요?

오야마 = 시연 버전 이상의 적들이 어떤 패널을 갖게 될지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적의 난이도와 패널 크기, 그리고 패널 자체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성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전투 중에 퍼즐을? 신선해 보이지만 걱정되는 것도 사실

Q. 시연 당시에는 퍼즐과 액션의 조화가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다시 생각하면 본편이 나왔을 때 같은 퍼즐을 100시간, 200시간씩 하며 싸우면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적의 종류에 따라 퍼즐이 완전히 달라지거나, 일정 수준 이하의 적을 상대할 때는 (퍼즐을)생략하는 등 부담을 완화할 기능도 고려중이신가요?

오야마 = 실제로 초기 개발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 중 하나였습니다. 컨셉트 트레일러에서 보셨던 게임플레이가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었죠. 그 당시 시스템은 짧은 시간 플레이했을 때는 재미있었지만, 전체 게임에 적용했더니 많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그 이후 수 많은 시간 끝에 현재의 게임플레이 시스템으로 업데이트했고, 게임을 마지막까지 진행하면서도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구성했습니다.


Q. 시연을 해 보니, 현재 시점에서도 거의 모든 컨트롤러 버튼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후반부에 여러 기능이 더 추가된다면, 조작이 너무 어려워지진 않을지 우려도 됩니다.

오야마 = 게임에서 버튼들이 제대로 활용되도록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L2를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오른쪽 엄지로 해킹을 하는 것은 확실히 도전적인 부분이었죠.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손에 들고 플레이해보면 게임플레이 자체가 상당히 직관적이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플레이어블 데모 마지막 보스전에서 보셨듯이, 다이애나가 새로운 오버드라이브 프로토콜 스킬을 해금하는데 이는 조이스틱을 사용해서 기존 해킹과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런 밸런스는 게임을 결정한 이후부터 정말 열심히 작업한 부분입니다.



▲ 실제로 여러 버튼을 눌러야 하지만, 조작 상당히 직관적으로 다가왔습니다

Q. 안그래도 기본 무기인 '그립 건'은 재장전도 없이 서서히 총알이 보충되고, 공격력도 약하고, 장탄수도 6발밖에 안되더라고요. 일부러 기본 총기를 약하게 만들어 해킹의 중요성을 높이려는 의도였나요?

오야마 = 맞습니다. 그립 건 자체는 기본 무기로서 시간이 지나면 탄약이 재충전되는 유일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무기가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 있기 때문에, 맵에서 찾을 수 있는 추가 무기들을 준비했습니다. 예를 들어 데모에서 왼쪽 슬롯에 들어가는 무기는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지만, 탄약이 재충전이 되지 않고 탄약을 다 쓰면 파괴되는 방식입니다.

이것도 게임 밸런스의 일부로, 언제 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한 전략적 요소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전략적 요소가 프래그마타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Q. 사실, 다이애나 얘기를 안할 수 없죠.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분명 이러한 캐릭터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조금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오야마 = 이 키아트를 보시면, 오른쪽의 휴는 로봇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이고, 다이애나는 인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입니다. 외형에서 드러나는 이런 갭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개발 초기부터 고안했던 점이고, 이 둘이 협동해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이 '프래그마타'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외형상의 독특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게임 속에서도 많은 연출을 추가했습니다. 다이애나는 사람이라고 하기에 묘한 위화감이 있죠. 해킹할 때 눈이 빛나고, 왜인지 모르지만 두꺼운 재킷을 입고, 왜 우주에 있으면서 얼굴을 드러내놓고 있는지 등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런 사람 같은 안드로이드의 독특한 매력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결과론적이고 순전히 우연인 이야기지만, 파란 재킷과 노란 머리카락을 가진 캐릭터가 되면서 우연히 캡콤의 색상을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다이애나가 캡콤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Q. 수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한 캡콤의 프랜차이즈들 사이에서, 신규 IP를 작업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오야마 = 비단 프래그마타뿐만 아니라 캡콤에서 만드는 모든 게임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플레이어 여러분이 진심으로 재미있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새로운 IP라고 해서 특별히 높은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어떤 게임을 내놓든 같은 수준의 결과를 원하기 때문이죠.


Q. 시연 레벨에서 휴가 레이저 그리드를 점프해 지나가는 플랫포머 스러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출시 시점에는 이러하는 스테이지나 레벨이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게 될까요?

오야마 = 기본 컨셉트부터 휴와 다이애나가 협력해서 게임을 진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전투뿐만 아니라 게임의 탐험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는 우주선에 내장된 구조물을 사용해서 우주 연구 기지를 돌아다닐 수 있고, 다이애나는 적들을 해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테이션의 시스템 자체를 해킹해서 게임 진행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캐릭터가 각자의 능력을 사용해서 협력하도록 모든 스테이지를 준비했습니다.


Q. 스테이지 하니까 생각났는데, 달 기지의 모습도 아주 독특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달에서 진행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들을 탐험할 기회도 있는지 궁금해요.

오야마 = 모든 스테이지가 각자 다른 시각적 임팩트를 가지도록 준비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첫 번째 컨셉트 트레일러에서 보셨던 뉴욕 타임스퀘어 같은 모습을 한 레벨이 있습니다. 그 스테이지는 여전히 게임에 존재합니다. 당시 트레일러에서 보셨던 것과는 다르지만 존재하죠.

게임 자체가 기본 컨셉트뿐만 아니라 게임플레이 시스템도 수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Q. 거대한 보스 로봇과 마주할 때, 등에 달린 연료통 같은 것이 약점인 듯 보였습니다. 이처럼 약점을 찾는 기믹은 모든 보스에게 적용되나요? 또 매우 큰 범위 공격을 해서 해킹을 멈추고 회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던데, 보스의 패턴은을 디자인할 때 고려한 사항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오야마 = 보스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블 데모에서 마주친 모든 적들이 각자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예를 들어, 인간형 로봇들은 머리가 약점이고, 둥근 머리를 가진 큰 로봇도 약점이 있습니다. 이런 약점을 찾아서 적을 상대하는 것이 프래그마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시연 빌드 보스전의 경우, 보스가 공격할 때는 해킹을 수행하기 어렵고 공격을 피해야 하지만, 공격 후에는 실제로 보스를 해킹할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런 회피와 이동, 그리고 해킹과 공격의 패턴이 반복되는 구조죠.

많은 액션 게임들이 이런 회피 후 공격하는 기본적인 방식을 사용하지만, 여기에 해킹 요소가 추가되어서 게임플레이에 또 다른 깊이를 더하고자 했습니다.


Q. 시연 버전을 전반적으로 보면, 휴가 공격을 하기 전에 다이애나가 먼저 해킹을 해야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출시 버전에서는 그 반대 상황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해킹에는 저항이 높지만, 반대로 휴의 공격이 잘 통하는 적 같은 것 말이죠.

오야마 = 비슷한 사례로 시연 빌드에서도 스테이시스 네트 무기가 그런 역할을 합니다. 다이애나가 해킹을 하기 전에, 휴가 무기로 먼저 쏴서 적의 움직임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둘의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 게임에서도 물론 단순히 해킹 후 슈팅만이 아닌, 더 많은 다양한 전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Q. 퍼즐 루트가 마지막 지점이 계속 바뀌더라고요. 적의 유형마다 이러한 퍼즐 규칙이 바뀌는 특별한 규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야마 = 해킹 자체의 다양성과 규칙을 보면, 예를 들어 데모에서 본 작은 비행 적은 3x3 해킹 그리드를 가지고 있고, 더 큰 적은 5x5 그리드 같은 더 큰 그리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의 타입에 따라 해킹 그리드가 변합니다.

예를 들어 약한 적들의 3x3 그리드에서는 출구 지점이 항상 같은 곳에 있지만, 더 강한 적들의 경우 출구 지점이 패턴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적과 마주했을 때 그리드에서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머리를 써야 하는 퍼즐의 일부입니다. 이것도 프래그마타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 중 하나죠.




Q. 해킹 노드가 추가되는 연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나 추가될까요? 너무 많으면 해킹이 더 복잡해질 것 같아서요.

오야마 = 시연에 등장한 노란색 노드는 '해킹 노드'라고 불립니다. 데모에서 본 해킹 노드는 '디코드'라고 하며, 해킹을 통과할 때 적의 아머를 감소시킵니다. 게임에서는 이런 해킹 노드의 다양한 종류를 볼 수 있습니다. 무기처럼,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종류의 해킹 노드를 가져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하나의 해킹 노드를 선택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해킹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Q. 끝으로 오랜 기간 다이애나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에드빈 = 우선 오랜 기다림에 대해 죄송하고, 정말로 이 게임을 기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래그마타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실제 경험이 게임 영상을 보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본 뒤, 직접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모든 분들이 게임쇼에 와서 게임을 플레이하기는 어렵겠지만, 좋아하는 인플루언서나 미디어의 게임 플레이 인상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야마 = 프래그마타의 디렉터는 한국인 조용희씨고, 덕분에 한국어 음성을 게임에 추가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국 플레이어 분들도 이 부분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게임은 2026년에 출시됩니다. 믿어주세요. 정말입니다. 앞으로 프래그마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또 'I'm Sorry' 들고 울지는 않겠죠?

오야마 = 정말입니다. 정말이에요!



▲ 더 이상의 'I'm Sorry'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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