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별로 안 무서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6개 |



캡콤의 명작 서바이벌 호러 시리즈, 그 최신작인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이번 게임스컴 2025에서 가장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공개된 시연 버전의 공포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며, '이번에는 또 얼마나 무서워졌나' 기대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하지만, 사실 '바이오하자드' 핵심은 공포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적들과 싸우며 생존하는 서바이벌, 그리고 복잡한 구조의 건물을 퍼즐을 풀며 진행하는 것이죠. 비록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발진과의 인터뷰를 돌이켜보니 이 부분도 기대가 됩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관심이 있지만, 호러 게임은 싫어하는 분에게, 어쩌면 이번 작품은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좀 덜 무서운 3인칭 시점도 준비가 되어 있고, 디렉터에 의하면 시연 버전이 가장 무서운 부분 중 하나라고 하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왼쪽부터 나카니시 코시 디렉터, 쿠마자와 마사토 프로듀서

Q. 3인칭에서는 그레이스가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디는 장면이 있는 반면, 1인칭에서는 그러한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시점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지, 또 이런 변화를 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 1인칭에서 캐릭터가 넘어지고 헛디디게 하면 카메라가 너무 많이 움직이고, 실제로 메스꺼움을 느끼게 됩니다. 기분이 안 좋을 거예요.

하지만 3인칭에서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볼 수 있어서, 그레이스가 넘어지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그녀와 연결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녀가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볼 수 있고, 그것이 플레이어도 무섭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한 한 1인칭과 3인칭 사이의 경험을 동일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플레이어의 편안함을 우선시하고 조금 다르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Q. 시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구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마치 두 개의 게임을 하나로 합친 것 같잖아요. 무엇이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나요?

나카니시 =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느끼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개발을 진행하면서 1인칭에 비해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과 같은 점들을 발견했죠. 그리고 점점 더 차이점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래도, 결국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기쁩니다. 정말 훌륭한 옵션이라고 생각하고, 자연스럽다고 하시니 노력할 가치가 있었네요.

쿠마자와 = 이 데모에는 전투가 있는 액션 씬이 없었지만, 게임의 전투 씬에서는 1인칭과 3인칭 옵션 각각이 정말로 고유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카메라 옵션 모두로 액션 씬을 플레이하는 것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시연 내내 쫒아오는 괴물이 가끔 벽을 부수고 나타난다든지, 깜짝 놀래키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발생하는 조건이 궁금한데, 플레이어의 예상을 벗어나 적들이 나타나도록 하는 AI나 스크립트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 크리처는 완전히 스크립트화되지 않았지만, 좋은 호러를 만들고 싶다면 타이밍과 페이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크리처가 완전히 스크립트화되지 않고 순전히 AI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 접근법은 통제된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좋은 호러 씬을 만들기 위해 특정 시간에 특정한 일들이 일어나도록 할 수 있는 상황 말이죠. 그 안에서 AI를 통해 일어나는 크리처의 행동에는 특정한 변화들이 있습니다.

아, 물론 요즘 말하는 진짜 AI는 아니고, 저희가 작성한 거죠.



▲ 3인칭에서만 볼 수 있는, 그레이스의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Q. 또 시연을 하면서 든 생각인데, 괴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생기더라고요. 빛을 싫어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또 숨어야할 때는 라이터를 끄라는 툴핍이 표시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생태학적 특성을 가졌는지 의아한 부분이었어요.

나카니시 = 전체 게임을 플레이하면 더 명확해진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크리처는 햇살이나 전등같은 매우 강한 빛에서 후퇴합니다. 그렇다고 라이터 같은 작은 불빛을 싫어하는 건 아니예요. 여전히 크리처는 눈이 보이기 때문에, 라이터를 켜두면 크리처가 여러분을 찾을 것입니다.

결국은 둘 다 동시에 어느 정도 사실인 거죠. 숨을 때는 모쪼록 어둠 속에 숨으시길 바라요.


Q. 빛 활용도 인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데모 구간에서만 유효한 설정인지, 아니면 본편 내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게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상황과 씬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것이 이 데모와 정확히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데모 속 병동과 유사한 장소에 있다면, 그렇습니다. 그 메커니즘은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Q. 방마다 전원 버튼이 있는 것도 아주 의미심장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데 왜 굳이 플레이어에게 '불을 끄는' 동작을 할 수 있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빛을 싫어하는 괴물이 시연에 나왔다면, 반대로 플레이어가 방의 불을 꺼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기믹을 가진 적도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나카니시 = 제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말씀하신 것과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플레이어가 불을 스스로 끄고 싶어지는 시나리오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말씀 드릴 수 없지만요.


Q. 호러 게임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항상 "무슨 재미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디렉터로서 무엇이 호러 게임을 재미있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나요?

나카니시 = 3인칭과 1인칭 옵션을 포함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3인칭이 1인칭만큼 완전히 몰입적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덜 무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맞았던 것 같네요.

저는 바이오하자드 7의 디렉터이기도 했는데, 7편은 솔직히 무서운 부분들이 너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에서는 직접 작업하지 않았지만, 호러와 액션 사이에 좀 더 왔다갔다하며 플레이어들에게 호러에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와 재미있는 액션을 주고 다시 무섭게 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에 대한 제 접근법도 동일합니다. 큰 호러 씬들이 있고 다음 씬 전에 약간의 휴식이 있어서 회복할 기회를 주는 롤러코스터 같은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호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만약, 전체 게임이 이 데모만큼 무섭다면 아마도 일부 사람들은 놀라서 죽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때로는 휴식을 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놀라서 죽을까봐(?) 3인칭을 넣으셨다는 거죠?

Q. 그렇다면, 개발자 입장에서 이 게임의 무서움에 등수를 매길 수 있다면, 시리즈 전체 중에 몇 등 정도 될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나카니시 = 앞서 말했듯이 시리즈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은 아마도 '바이오하자드 7'일 것이고, 그보다는 액션과 밸런스를 맞추고 싶기 때문에... 1등은 아니지 않을까요?

1등보다는 조금 아래를 목표로 하고 있고, 예를 들어 RE2 리메이크와 비슷하게 호러와 함께 액션도 균형있게 포함시키려고 합니다.


Q.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는 이번 시연 버전에서 좁은 복도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게임 전체적으로는 좀 더 널찍한 공간이나, 이를테면 오픈 필드 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까요?

나카니시= 데모에서는 이 크리처에게 쫓기게 되기 때문에 레벨 디자인이 그에 적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비교적 단순하고 직선적인 복도들이죠.

하지만 물론 클래식 바이오하자드 같은 다른 스테이지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탐험해야 하고, 되돌아가서 아이템을 줍고 전체 구역을 열어야 하는 맨션 스타일 스테이지 같은 것들 말이예요. 하지만 오픈 월드나 오픈 필드같은 장소는, 이번작품에는 등장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시리즈 사상 최고 쫄보(?) 주인공 같지만, 점점 성장한다고 합니다

Q. 또 개인적으로는 그레이스가 너무 무서워하는 목소리를 많이 내는 게 더 무서웠습니다. 동료 기자가 옆에서 영상을 듣더니 "귀신 소리냐"고 묻더라니까요. 이렇게 무서운 소리(?) 자주 내도록 의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그레이스가 데모에서 처한 이 상황은 납치당해서 모르는 곳에서 깨어났고, 또 거꾸로 묶여있는 상황입니다. 완전히 끔찍한 일이죠. 아마 일평생 그녀에게 일어난 가장 무서운 일일 겁니다.

그런 감정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한데, 여러분이 데모에서 보신 것은 그레이스가 가장 무서워할 때의 모습입니다. 점차 물론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성장하는 순간을 겪게 되며, 벌어진 상황에 대해 분노하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무기를 얻고,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되면서 더욱 강력한 캐릭터로 거듭나겠죠. 하지만 게임 초반부에서는 그녀가 최대 수준의 공포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레이스가 계속 비명을 지르고 신음하는 소리를 몇 시간 동안 들어야 할까 봐 걱정된다면, 그런 경우는 없을 테고, 더 강해지니까요. 플레이어 여러분도 그레이스와 함께 더 강해지고 덜 무서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또 '바이오하자드' 하면 특유의 가방 정리를 뺴놓을 수 없죠. 전투나 가방 정리 등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나카니시 = 인벤토리 관리와 전투 같은 클래식한 기능들이 모두 들어있고, 전작과 다른 단계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지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쿠마자와 = 게임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데모로 정말 무서운 호러 경험을 하셨다는 것을 들어서 정말 기쁘지만, 전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인벤토리 관리, 자원 관리 등 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에서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이 게임에 들어있습니다. 2026년 게임 출시 전에 더 많은 세부사항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출시를 기다리는 한국의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나카니시 = 지금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한국 문화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특히 저는 K-pop에는 그렇게 빠져있지 않지만, 한국에 정말 강한 e스포츠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한국 여러분이 '바이오하자드'를 즐겨 주시고, 또 이번 작품을 기다리신다니 영광입니다. 출시 시점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