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발언은 지난 2023년 3월 28일 열린 크래프톤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창한 대표가 밝힌 것이다. 당시 김 대표는 주가 하락과 신작 부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했다. 김 대표가 스스로 내걸었던 조건인 무능함의 판단 여부가 2026년 3월 주주총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2023년 연임 당시 주주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았다. 당시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 중이었고, 이사회의 재선임 추천 사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김 대표는 2009년 지노게임즈 창업부터 2017년 배틀그라운드 성공까지의 과정을 언급하며, "재선임한다면 임기 내에 쌓아온 역량이 빛을 발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현시점에서 김 대표의 성적표는 재무 지표와 주가 사이에서 온도 차를 보인다.
우선 실적 면에서는 성장세가 뚜렷하다. 크래프톤은 2025년 3분기 매출 8706억 원, 영업이익 348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0%, 7.5% 증가한 수치이며, 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31.5%, 41.7% 늘어난 성과다.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주가는 김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21년 8월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 8000원, 시초가 44만 8500원으로 시작했던 크래프톤 주가는 2023년 3월 당시 15만 원~18만 원 선까지 하락했다. 2025년 12월 22일 현재 주가는 24만 7000원으로, 김 대표 연임 시점(약 16만 9000원) 대비 상승했으나 공모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 5월 39만 원 선까지 올랐던 주가가 하반기 들어 내림세로 전환된 점도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원인을 '원 게임 리스크'에서 찾는다. 배틀그라운드는 건재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차기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서브노티카 개발사인 언노운월즈와의 법적 리스크 발생은 김 대표의 투자 안목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물음표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뚜렷한 대안 부재다. 오진호 CGPO(최고글로벌퍼블리싱책임자) 영입 당시 김 대표를 견제하거나 대체할 인물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장태석 PUBG 총괄이나 배동근 CFO(최고재무책임자) 역시 차기 대표이사로 내세우기에는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크래프톤의 내부 규정상 결정의 시간은 임박했다. 크래프톤이 CEO 승계 계획에 따르면, 회사는 대표이사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한다.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후보군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통상적인 정기주주총회가 3월 말에 개최되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말은 차기 리더십의 윤곽이 드러나야 하는 데드라인이다. 이달 말일 이전 공시 여부에 따라 김 대표의 연임이 확정될지, 새로운 후보군 물색을 위한 승계 절차가 가동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경영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리더십을 교체하기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꾀하는 것이 낫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 대표의 지난 3년에 대해 투자 성과가 나오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는 옹호론과, IP 다각화 실패라는 비판론이 맞서는 가운데, 최종 결정은 장병규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의 몫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