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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이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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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개
조회: 752
추천: 2
2008-12-26 21:04:35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아이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2008 게임대상을 축하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해답고객에게 있다는것을

고객을 향한 동경만이
오늘을 있게 합니다.

상단 광고의 타게임 배너 광고 멘트입니다.

그런데 반짝거리는 글자들의 명멸을 보고있으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합니다..  해당게임도 2006년에 대상을 수상했지만 흥행부진을 면치 못한 게임이고 그런 게임이 같은 대상수상게임에게 보내는 메세지의 핵심이 다름아닌 바로 고객 ...

그라나도의 실패요인으로 많은 것들을 말하지만 그중 많이 거론되었던 부분은 " 컨텐츠 부실 " 과 " 과도한 인공지능 사냥 " 이 2가지 였습니다.

컨텐츠 문제야 현재까지도 어떤 게임이든 자유로울수 없는 문제지만 당시 " 킾모드 " 라고 불렸던 인공지능 사냥은 또다른 측면에서의 문제를 만들어냈습니다.

혹자는 wow 라는 게임을 MMORPG 게임이 라이트해질수 있는 한계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말이 뜻하는 것은 RPG라는 장르적 재미와 고유의 특징을 온전히 살려내려면 최소한의 난이도장벽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게임장르를 말할때 정통 RPG , 캐쥬얼 RPG 등의 용어로 구분하는 것도 사실 이러한 난이도구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통이라고 말할수 있는 전통적인 룰을 충실히 따르는 RPG는 분명히 즐기기위해서 챙겨야할것도 알아야할것도 많습니다. 

난이도 장벽이라는 것이 단순히 컨트롤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RPG라는 유희성을 최대로 살리고 맛보기 위해서 필요한 다른 요소들까지 포함됩니다.   어느정도 정형화된 세계관에 대한 이해와, 역활플레이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직업의 특징적인 색깔과 이를 통해 발휘되는 여러가지 스킬들의 용도와 복합적인 쓰임새에 대한 이해등.. 보다 상위적인 개념도 포함됩니다.

wow 는 이러한 전통적 RPG 장르의 난이도를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낮추었다는 평을 듣습니다.   때문에 그당시 유저들은 비교적 쉽고 자연스럽게  RPG 게임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장르를 즐기기위한 이해도와 눈높이수준이 크게 상향되었습니다.

더이상 때리고 패고 사냥하고 소모하고 ...하는 차원을 넘어서 역활을 이해하고 즐기며 아바타와 나의 상호작용, 나와 파티원들의 상호작용 나아가서 제작자가 던져준 하나의 세계속에서 작용하는 나라는 주체와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눈뜨기 시작했고 적응한 시점이었습니다.

헌데 그라나도가 내세운 편의성을 극대화한 자동조작은 이러한 게이머들의 수준향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자동사냥이 제공해주는 편의성과 효율은 게임의 유희적 요소인 조작성과 상호작용을 크게 반감시켰습니다.   게다가 1인 다중플레이로 인해서 아바타에 대한 감정이입도 흐릿해졌고 역활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활에 대한 경계도 모호해졌습니다.   RPG 에서의 역활이라는 특징적 전략성이 반감되고 전투는 다분히 물량적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퓨전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참신한 요소를 만들어 내었지만 RPG의 본질적이고도 핵심적인 재미를 반감시키게 된 것입니다.

RPG의 원조격인 TRPG(테이블 토크 롤 플레잉 게임)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자의 역활을 연기하는 게임입니다.   이때 한사람이 여러역활을 맡아버리면 게임의 재미는 급감하게 됩니다.   역활 게임이라는 것은 판타지라는 가상의 세계속에서 자신이 온전한 한 구성원이 되고 그 환경속에서 아바타가 처하게되는 상황과 역활속에 게이머의 감정을 그대로 이입시켜서 간접체험의 극대화를 만끽하는 게임입니다.   이는 자신 뿐아니라 함께하는 다른 게이머와의 상호작용과 감정의 교류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인격이 여러개가 되어버리고 상대의 인격도 여러개라면 역활에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상호작용또한 흐트러져 버립니다.   이같은 장르적 제한에 반하여 실지로도 여러게임에서 다변화를 꾀했지만 본질적인 인격은 대체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용병이라던지, 펫, 소환수등의 추가 인격이 부여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역활의 주체에 귀속되는 형태로 국한되었습니다.

이것은 대전 액션 게임에서 내가 상대케릭터를 같이 조종할수 없는 것과도 흡사합니다.   대전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추구형태가 실력겨루기로 인한 승리쟁취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모든 케릭터를 직접조종하고 우열을 알아보는 형태라면 심시티나 타이쿤 처럼 게이머가 전지적시점에서 즐기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되겠지요.

이러한 게임의 장르에 따른 본질적인 재미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실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또하나의 재미있는 장르가 파생되고 게이머로서 바라마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미흡한 시도로 남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기획자중 한분이기도 하고 당시 그라나도를 기획했던 분이 wow를 해보고 타격감이 엉성해서 30분만에 그만두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과대포장된 일화이기는 하지만 당시 게이머들의 수준향상을 너무 쉽게 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wow 가 출시된후 짧은 기간동안 기존의 RPG 에서 치고 때리는 상호작용에 치중한 유저들의 유희적 시각이 그외의 것으로 엄청난 속도로 넓혀지고 확산되었습니다.   기존의 형세변화에 비해서 상상하기도 힘든속도로 유저들의 입맛이 변형되고 고급화되었습니다.   최소한의 타격감을 유지해서 그외 게임요소의 수준을 높일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유저들이 늘어난 시점이었습니다.    유희의 기준이 변하였고 기획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것입니다.

광고배너의 선전문구인 고객을 향한 동경 이 정확히 이러한 유저들의 유희기준을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말하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획자 자신도 게이머라는 자각이 필요한 시점을 대변하는 문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아이온은 자동화와 오토의 폐해를 직시하고 이에따른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작사로서도 게임의 유희성을 유저들입장에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고 게이머로서 참 마음에 드는 조치 입니다.   이러한 게임정화의 움직임이 제작사뿐아니라 게이머들의 의식변화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확산되어 앞으로의 게임문화가 좀더 유희성에 초점을 둔 형태로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정책적으로도 이를 지지한다니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근원적인 탈바꿈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게이머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 XX직업은 블리자드 사장이 플레이하는 직업이라 강하다 "

이말은 해당게임의 유저들이 기획자와 게이머를 동일시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만큼 제작사에 대한 찬사는 없을겁니다.    그만큼 기획자가 게이머의 시각에서 게임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을 유저들이 피부로 느낀다는 증거입니다.   실제로도 해당 게임의 기획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개발인력들은 해당게임에 자신들의 케릭터를 직접 육성하고 유저들 속에서 자신들의 게임을 실제로 느끼고 문제점에 관해서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인터뷰때마다 이 부분을 항상 강조합니다.   기획에 있어서 스스로 게이머라는 자각이 그들 게임 기획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증거입니다.   때로는 자신들이 먼저 발견한 문제점을 유저들에게 확인받기도 합니다.   제작과 이용,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쌍방향이 아닌 모두가 게이머라는 대전제 속의 진정한 쌍방향교류 입니다.

하지만 국내게임의 대부분은 이같은 느낌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국내게임에서의 이용자들은 한결같이 제작사와 자신들을 구분시켜 생각합니다.   이용자들은 같은데 서로 다른게임속에서 받는 느낌이 이토록 상반됩니다.

제작자는 이부분에서 우리(게이머)에게 이것을 강요한다 ' 라는 느낌이 항상 따라붙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강요를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반복적인 경쟁에서 게임의 이유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이는 제작사의 마인드로 인해서 다음과 같이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 제작자는 이부분에서 우리에게 이것을 모험해보라고 말한다 ' 경쟁을 위한 모험과 모험을 위한 경쟁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또 전혀 다르기도 합니다.

이같은 차이는 얼마전까지만해도 원성이 자자했던 " 코루몽 신발상자 " 퀘스트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신발 장갑 갑옷 바지 어깨 등으로 이어지는 이 퀘스트를 게이머로서 직접 해보았다면 그 어떤 기획자도 그런식으로는 만들지 않았을겁니다.

모험은 단지 그것만으로도 성취감과 재미를 줍니다.   모험을 위한 경쟁은 재미추구를 위한 극적인 요소를 만들어냅니다.

반면에 경쟁을 위한 모험은 단지 과정에 지나지 않을뿐 결국 보상과 그에따른 기회비용에 대한 계산만이 남습니다.           더이상 모험으로 말할수 있는 유희적 가치가 남아있질 않습니다.   이시점에서 게이머는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내가 게임을 즐기는 궁극적인 재미가 과정에 있질 않다면, 최종적인 재미또한 금전적인 가치와 결부시켜야 한다면,,결국 과정은 시간과 금전적 비용을 대체해줄 소모품에 지나지 않게됩니다.

돈과 레벨이 경쟁을 위한 모험의 모든것을 말해준다면 과정또한 돈과 시간으로 대체될수 있습니다.   오토와 부주 현질...등등의 문제점은 어떤게임에도 적용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게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증폭될수도 미약해 질수도 있습니다.

게임상에서의 재화가치가 높게 책정되어 있다면 모험은 금전에 구속받게 됩니다.   깔려있는 모험과 보상에 비해 레벨링이 힘들다면 반복적인 노가다가 생겨납니다.

궁극적으로 한정된 소비재가 없는 무한 경쟁의 컨텐츠 역시 게임의 중요한 요소이며 모험에 동기를 부여하고 그 모험을 계속해서 지탱시켜주는 부분일겁니다.   하지만 모험과 경쟁의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질때 게이머들은 비로소 유희적 모험, 모험을 위한 경쟁이라는 RPG 의 원초적인 재미를 만끽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게임기획은 컨텐츠 소모와의 싸움이라고들 말합니다.   유저들의 높아진 게임수준과 현금가치와 연동되는 게임내 재화가치때문에 만들어진 반복적 작업성향의 노가다진행등, 게임에서 최후로 만들어놓은 컨텐츠 포석까지 도달하는 시점이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결국 컨텐츠를 늘리는것이 게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과 비례해졌습니다. 컨텐츠를 위한 게임이냐,  게임을 위한 컨텐츠냐 하는 딜레마는 기획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것입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아이온은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션과 대립구도를 통한 경쟁고취, 게임상의 재화가치 조정을 통한 시장기능의 활성화, 이밖에도 비행전투 시공이동, 어비스 요새전 등등 새롭고 참신한 시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더 게이머의 입장에서 조절할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합니다.

초창기 국내에 게임시장이 미약했을때 게임을 모르는 유저들에게 게임의 재미를, RPG의 재미를 알리려고 노력했던 그당시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이미 게임을 해야만하는 유저들을 더 오래 잡아두는 게임이 아닌 게임자체의 재미를 선사하려는 게임으로 남아주기를 바랍니다.

Lv16 S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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