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은 사막에서 가장 좋아 하는 컨텐츠는 가공이다.
몇천개의 구리를 녺이며 가공을 하고 있자면 문득 문득 잊었던 옜추억들이 새록 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 있는 큰 길드를 들어오기전 나는 많은 길드들을 옮겨 다녔다.
이 이야기는 수 많은 길드중 내가 머물렀던 한 길드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혼자지만 검은사막을 처음 시작 할 때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가까운 형님 한명과 게임을 했다.
이 형님은 좋게 말하자면 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형님이었고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그냥 멍청이었다.
게임을 켤때면 항상 형님과 나는 단둘이 사용하는 토크온을 켰고 난생 처음 토크온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나는 게임 중간중간 채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을 상상하며 토크온을 깔았다. 하지만 그것이 그 형님과 내가 멀어지게 될 계기가 될 줄은 그때까진 몰랐었다.
착하지만 약간 모자란 그 형님은 한가지 취미가 있었는데 그게 하모니카였다..남들 하는대로 그냥 기타배울것이지 자기는 남들 다하는건 싫다고 어디서 하모니카를 구해와서 그걸 쉬는 시간이 나면 짬짬이 내내 불어댔다.
잘부르면 모를까 이 형님은 구강구조가 이상한건지 몸에 철분이 많은건지 연신 하모니카에서 쇳소리가 났다.
또 폐활량이 박지성급인지 가공을 돌리거나 말을 타고 먼거리를 자동 이동할 때에는 예외 없이
하모니카를 불어댔다. 주말에 할거 없이 하루하루를 검은 사막에 탕진 할 때면 짧으면 7~8시간이고 길면 10시간 이상 게임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땐 내 뇌가 어떻게 되버릴것만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 형님이 할줄아는 노래가 하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타이타닉 주제가..
게임을 시작하면 몇시간이고 타이타닉 주제가만 줄창 불어대는데 난 아직도 어디서 타이타닉 주제가가 흘러나오면 경기를 일으킨다.
하지만 그 형님의 하모니카 고문 같은건 원주민식으로 치면 장작으로 만든 길을 맨발로 밟고 걸어간다거나 높은 곳에서 덩쿨만 묶고 뛰어내린다거나 하는 성인식과 같은 일에 불과했다.
가깜지만 약간 불편한 그 형님과 만나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형님이 문득 주머니에서 마인부우 집 같은걸 꺼내들었다. 오카라 라고 하는 것이었다. 원래 타이타닉 주재가가 하모니카가 아니라 오카라 라고 하는 악기로 연주하는거라며 나에게 장황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는 이걸 연습 할 것이라고 했다. 그때 그 형님의 목구멍에 수류탄을 쑤셔널고 안전핀을 뽑는 상상을 했다.
그날도 자기 필에 취해서 오카라를 불던 형님이 갑자기 오카라 불기를 멈추고 날 부름. 지 필에 취해서 진짜로 취해버린건지 아니면 자신의 불같은 연주를 듣고도 아무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내가 못마땅 한건지 갑자기 날 갈구기 시작했다
그 계기로 형님과 나는 멀어지게 됬고 형님은 결혼을 이유러 검은사막을 접었다.
하지만 가끔 일요일 아침마다 티비에서 나오는 출발! 비디오 여행이나 , 접속! 무비월드에서 가끔 소개해주는 명화 코너에서 흘러나오는 타이타닉 주제가는 나를 미치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