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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해시계' 로어 번역본 및 요약

아이콘 토끼깃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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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746
추천: 11
2019-12-07 21:17:14



해시계


무한의 정신 판옵테스가 죽고, 도시가 무한의 숲으로 진출한 뒤 얼마 후:


오시리스는 한 걸음 물러서 자신의 작품을 바라봤다. 머리 위 몇 층 높이까지 치솟아 있었다.


해시계가 완성되어, 수성의 하늘에서 빛나는 신호기가 되었다. 첨탑 중앙에 덩그러니 드러나 있는 크로노미터 핵을 봉인하고 행성 표면 아래에서 몇 킬로미터나 뻗어 있는 전기 도관을 가동하기만 하면 끝이었다.


사기라는 상부 구조물 주위를 선회하며 구석구석을 스캔했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말했다. 


"나는 믿는다. 네가 설계한 거니까."


"그건 그냥 이론이었어요! 이걸 제작하기 위해 당신이 어떤 일까지 했는지 선봉대가 알아낸다면—"


"이게 효과가 있으면, 선봉대는 어차피 알게 될 거야."


사기라는 오시리스에게 충돌하기라도 하려는 듯 급강하했고, 충돌 직전에 멈춰 서서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당신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걸 작동시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라요."


"그는 나 때문에 죽었어. 대비는 모두 해 두었다. 내 메아리들을 보내 수 조 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했다고." 그는 고개를 돌려 노출된 크로노미터 핵에서 명멸하는 빛을 바라봤다. "영향을 받는 건 수성뿐일거야. 그가 거기에서 죽었으니까."


"그럼 어디에서 그만두실 건데요? 또 어떤 사람이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결정하실 건가요?"


"이런 거래를 다시 할 수 없다는 건 알잖아."


"당신이 알고 있는지 확인한 거예요." 


오시리스는 두 눈을 깜빡였다. 사기라가 비꼬지도 않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어이, 어이, 어이!" 멀리서 고함 소리가 메아리쳤다. "안 돼! "이러면 안 되지!"

해시계의 보조 수정탑 중 하나의 뒤쪽에서 방랑자가 나타나, 오시리스의 기계를 찌르기라도 하듯 삿대질을 해댔다.


사기라는 길을 벗어난 빛의 운반자를 보고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오시리스의 어깨 옆으로 내려왔다. "저 사람이 여긴 왜 온 거죠?"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내가 기술적 조언을 요청했거든." 오시리스가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이런 미친 녀석 같으니." 다른 남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는 워록 주위를 빙빙 돌며 주위를 감싼 해시계의 표면을 구석구석 살폈다.


방랑자는 북부 수정탑을 주먹으로 두드리면서 중얼거렸다. "고스트, 계산 좀 해봐." 빨간 눈의 기갑 고스트가 물질 전송에서 빠져나와 해시계의 각 첨탑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방랑자는 중앙 첨탑으로 다가가 귀를 댔다. "이 핵이…" 그는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그의 시선이 다시 오시리스에게 향했다. "속삭이고 있어."


오시리스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팔짱도 풀어지지 않았다. "핵은 봉인해 버릴 거야.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나도 알고 있어."


"어디 한번 잘 억류해 보라고. 나라면 그런 쪽에 걸지는 않겠어, 이 양반아." 방랑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가락으로 고스트를 불렀다. 고스트는 지상으로 내려와 해시계의 단상 위에 홀로그램으로 통계 배열을 표시했다. 


붉은 빛이 방랑자의 두 눈을 비추고, 그는 빠르게 수치들을 흡수했다.

"계산은 맞는 것 같은데." 시간이 한참 지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고스트는 그대로 사라졌다. "될 것 같아. 하지만 그를 찾을 수 있을까? 당신이 필요한 그 순간에?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그런 걱정은 내가 하지." 오시리스가 말했다.


"그러면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 왜 이런 짓까지 하는 거야?"


"빚을 졌으니까."


"나도 정말 많은 사람에게 빚을 지고 산다고, 워록. 하지만 너처럼 벡스 열쇠로 지옥의 문을 여는 짓은 하지 않아."


"여행자가 날 되살렸을 때, 내겐 친구가 없었다. 가족도—"


"암흑기에는 원래 아무것도 없었잖아."


"하지만 세인트만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그리고 난 그가 혈기왕성한 풋내기에서 반신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지."


방랑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다들 좀 헐렁하게 살아야 했어. 총싸움이나 한두 번 이기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남은 거라고."


"우리는 모두 힘을 키운다. 하지만 빛의 운반자 중에는 세상을 폭넓게 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지.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길을 고수하더군. 지금보다 훨씬 더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는데도 말이야."


방랑자는 킥킥 웃으며 침을 뱉은 후, 한 손가락으로 오시리스에게 경례했다. "난 그럭저럭 살고 있어."


"물론 그렇겠지. 나도 마찬가지다."


방랑자는 능글맞게 웃었다.


"하지만 세인트는 우리 중 누구보다도 당당히 공포와 실패를 마주했고, 절대 자기 길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그에겐 끝까지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


"이미 그랬던 거잖아. 어쨌든 네 마음대로 이 장치를 써먹어 봐. 넌 미치광이야." 방랑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아서 떠나려 했다. "우주를 합선시키는 것 같은 짓은 너 혼자서 하라고."


"내가 실수를 하기라도 하면, 네가 더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시리스가 답했다.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겠네."


"보수 얘기를 아직 안 한 것 같은데."


"네가 이 작은 실험에서 살아남으면 받으러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


"집으로 가라. 네가 만나야 할 수호자가 있다." 오시리스가 말했다.


"그래, 그래. 영웅. 붉은 전쟁. 기대되는군."


❖❖❖


열두 개의 메아리가 오시리스 옆에 섰다.


해시계가 회전하며 그들의 머리 위와 주변에 불꽃을 뿌렸다.


크로노미터의 전기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면서 그의 메아리들이 사라지고, 다른 곳이 아닌 다른 시간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해시계는 침묵했다.


오시리스는 그들을 통해 열두 명의 자신이 시간의 회랑을 거니는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그 길이 벡스 네트워크와 교차하는 곳에서, 그의 메아리들은 순수한 의지로 움직이는 태양의 검으로 홉고블린과 미노타우르를 베어 넘겼다. 그들은 그림자를 숨기고 눈도 깜빡이지 않으며 가만히 서서 네트워크의 정신을 피했다. 모두 함께, 그들은 수성의 암흑기로 향하는 길의 모퉁이를 돌았다.


그곳에서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 세인트가 수성을 찾아갔던 수많은 순간으로 들어섰다.


한 메아리는 칼로리스 분지의 입구에서 전투로 단련된 세인트를 만났다. 세인트는 순례자 경호대의 구성원이었고, 그는 화력팀과 함께 화려한 총격전을 앞세우며 벡스 고블린 포대로 강하했다. 이 세인트는 너무 일렀다. 메아리는 다가가지 않았다.


세인트의 도약선이 칼로리스 첨탑에 있는 등대에 도착하는 모습을 어두운 구석에서 지켜보던 메아리도 마찬가지였다. 그 안쪽은 어둠에 감싸여 있었다. 오시리스의 교단이 그 구조물을 재편하는 건 한 시대 뒤의 일이었다. 세인트는 그곳을 되찾으려는 벡스를 쫓아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는 태양의 주먹으로 미노타우르를 파괴하며 어둠을 밝혔다.


한 메아리는 절벽 옆에 서서 아래쪽 멀리서 태양의 빛으로 수성의 토양을 뒤덮은 장갑판을 벗겨내는 세인트의 눈을 피했다. 고독한 바위들이 양쪽으로 십여 미터까지 줄지어 나 있는 구멍에 놓여 있었다.


한 메아리는 타오르는 빛 속에 숨어 세인트가 태양파괴자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불타는 대장간을 건설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이 태양의 주먹과 썰매로 망치질하고 납땜하는 소리가 침묵하는 벡스 행렬을 건설 지점으로 끌어들였다. 태양파괴자들은 번갈아 가며 건설 현장을 벗어나 같은 태양의 도구를 사용하여 침입자들을 분쇄했다.


한 메아리는 유리 평원의 높은 평원에서 세인트를 감시했다. 그 타이탄은 현대의 황혼 병사들과 같은 기호가 그려진 보라색 깃발의 몰락자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 그들은 비의 가문으로, 가장 하급 가문이었다. 그들 주위의 불타는 야영지에는 이상하게 사체가 하나도 없었지만, 오시리스는 세인트에게 이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세인트가 대변자를 위해 처음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때, 그는 인류를 위해 수성을 "되찾으려고" 그 행성을 찾아갔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말았다. 그 당시에는 벡스가 이미 "정원 세계"를 기계로 바꿔 놓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비의 가문은 세인트의 도약선을 뒤쫓아 가서 원정대가 야영지를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몰락자는 세인트가 지켜야 했던 식민지 진출자들을 말살하고, 그를 죽기 적전의 상태까지 구타했다. 그 메아리는 지금 그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었고, 잠시 시선을 돌려 발치의 테라포밍된 초목을 바라봤다. 이미 절반은 기계화되어 있었다. 장화 아래에서 풀과 금속 잎이 번갈아 돋아나 있었다. 하늘에서 범선이 굉음과 함께 중화기 포탄을 전장에 쏟아 부었고, 메아리가 숨어 있던 곳에도 먼지 구름이 피어올랐다. 메아리는 그곳을 떠났다. 필요한 건 모두 보았으니까.


❖❖❖


오시리스의 메아리들이 수성에서 세인트-14의 시간대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시간의 회랑은 그들에게 필요한 시간만큼은 주지 않았다. 무한의 숲 깊은 곳에서 세인트와 순교자 정신이 만나던 그 순간. 메아리들은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움직였고, 다시 몇 달 동안 순간들 사이의 공간을 누볐다. 절망한 그는 열두 명의 복제를 다시 수천 명으로 나눠, 계속해서 소득 없는 탐색을 계속해 나갔다.


한 메아리는 오시리스의 명령이 내려진 이후로 몇 년 동안을 머물렀다. 전에는 한 번도 메아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일이 없었다. 아니,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와 메아리들은 동일했다. 그의 통제를 벗어난 이 복제는 그의 자아를 상실한 것 같았다. 몇 년이 더 지나고, 그는 이 메아리의 머리에 차가운 금속이 닿는 것을 느꼈다. 

그 후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두 메아리가 멈추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시간의 회랑으로 들어섰다. 예전에도 오시리스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걸 경험한 적이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그는 여전히 그들을 느끼고 있다. 그들의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나머지는 결국 벡스 네트워크가 시간의 회랑과 교차하는 지점에서, 벡스의 보안 장비에 굴복하고 말았다. 아무리 오시리스의 빛이라도 한계는 있었다.


메아리들 중 어느 누구도 세인트에게 접근하지는 않았다. 맞는 대상을 찾아내지 못했다.


❖❖❖


오시리스는 해시계의 밑동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기계가 가동된 이후 시간은 흐르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삶을 살았다.


사기라는 그의 어깨 위로 날아와 기대감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효과가 있었나요?"


워록은 일어섰다. 그리고 해시계의 남쪽 경계를 향해 다가갔다. "종료해라. 그리고 은폐 덮개로 모든 걸 덮어. 그 무엇도, 어느 누구도 이걸 찾아내선 안 돼."


오시리스는 하얗게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사기라는 해시계의 중앙 첨탑을 바라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젠장."


요약을 위해 음슴체로 썼고, 해석이 맞는지 다른 커뮤니티를 참고하였습니다.


> 오시리스가 해시계를 제작하기 위해 선봉대가 알아선 안될 무언가를 함.


> 오시리스가 해시계로 세인트-14를 구하려함


> 오시리스가 방랑자에게 해시계 제작에 대한 기술적으로 조언을 요청함


> 방랑자가 해시계의 핵이 속삭이고 있다고 함


> 오시리스는 해시계를 가동하고 메아리(자신의 분신)들을 만들어 여러 시간대로 보냄.


> 그렇게 수많은 분신들을 보내 탐색했지만 쓸만한 방법을 찾지 못하거나 벡스에게 걸려 살해당함.


> 한 메아리는 자아를 잃고 자살을 함.


> 두 메아리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수색을 계속 하고있음.


> 오시리스는 결국 세인트-14를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사기라에게 해시계를 숨기게 해놓고 어디론가 도망침.



- 정원 세계

- 메아리들 (오시리스의 분신)

- 세인트-14 

로어를 읽어본건 정말 오랜만인데 소름돋는 내용이 좀 많네요. 오시리스가 정원 세계 공격전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커다란 똥을 쌋습니다. 

Lv43 토끼깃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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