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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고메즈!!] (6) 메르카토르, 그리고 시민들의 나라

아이콘 누노고메즈
조회: 470
2006-02-19 17:06:24



*1. 암스테르담 유학생 시절, 메르카토르 교수님과 함께...







*2. 네덜란드 이벤트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네덜란드 3 부작, (1) 메르카토르, 그리고 시민들의 나라






'국가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내게 찾아온 이후로
나는 여전히 해답을 구하지 못했다. 아직 젊었을 때,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차가운 북해의 바다는 내게 짓궂게 물어보았던 것이다.


"국가란 무엇입니까?"


나는 에스파냐 왕립 해양학회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발트 해와 노르웨이해의 해역에 대한 조사를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유학을 떠났다.
에스파냐의 강성한 해군들이 장악한 암스테르담은 적막하고, 차갑고, 또 거칠었다.
에스파냐의 군인들, 상인들을 바라보는 네덜란드인들의 눈빛에는 차갑고, 거친 무언가가 존재했다.



"……. 강의와 관련 없는 질문은 삼가주게."



교수님의 대답은 고요했다. 왕이 다스리지 않는 나라. 나라가 없는 나라.
그 땅에 뿌리박고 살아 온 이들이 다스리지 않는 나라. 그 나라의 사람들은 고요했다.


메르카토르 교수님은 잠시 동안 나를 바라보시다가 다시 그 특유의 억양으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강의는 요즘 해양학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대서양 저 너머의 인도에 관한 궤변에 대한 비판이었다.








"어서 오게, 고메즈. 자네의 소식은 이 외진 곳에까지 들려오더구먼. 아주 자랑스럽네."

"과찬이십니다, 교수님. 교수님은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하하, 뭐 별일이야 있겠는가. 아, 자, 일단 앉게."

"네."



오랜만에 들린 교수님의 저택엔 여전히 양피지들로 방안이 가득했다.
육분의를 비롯한 각종의 측량도구들, 지도, 지리학, 해양학, 천문학 등에 관한 많은 저서들.


누구보다 뜨거웠던 젊은 시절, 나는 이곳에서 내 많은 열정을 소비했었다.
측량법, 해도작성법, 지도에 관한 연구. 교수님과의 나, 그리고 동료들은
이런 것들에 부단한 땀을 쏟아내었다.


토론이 시작되면, 밤 깊은 줄을 몰랐고,
새로운 항로의 개척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바다로 뛰쳐나가고픈 열망을 겨우 삭히곤 했다.




"인도 너머의 제도에 대한 자네의 논문도 잘 읽어 보았네. 나는 그것이
인도 동쪽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향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네.
자네의 항해가 우리들의 연구에 값진 보탬이 될 걸세."



그리고 그러한 신천지에 대한, 새로움에 대한 열망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었다. 교수님과 나는 그 새로움에 대한 이야기로 오후 나절을 보냈다.


'보석의 섬'으로 알려진 실론 섬에서 먼 동쪽 해상에 떠있는 작은 섬들에서부터
실론의 남남서에 위치한, 그 인도양 '대해원의 한 가운데'에 군집을 이루고 있는
산호 섬에 대한 이야기까지. 우리들의 바다는 끝이 없이 이어졌다.




"…….고메즈, 나는 아직도 자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네. 자네가 요즘
반란군들의 무리와 어울린다는 소식을 들었네. 총독님이나 해양학회에서
가만히 있진 않을 거란 거 잘 알지 않는가?"

"교수님. 이미 각오하고 시작한 일입니다. 이건 제 선택입니다.
저는 아직도 답을 얻지 못했으니까요……."

"…….자넨 여전하구만. 나는 그래서 자네가 더 걱정일세. 자네의 이상과 지금의 현실은
매우 달라. 의회는 아직도 왕실의 눈치를 살피고 있어. 아무리 호른경과 에그먼트 행정관이
다시 힘을 합쳤다고 하더라도, 의회나 길드의 도움 없이는 역부족일거야."

"......."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 않았다.
왕국의 힘은 너무나 거대해서, 의회나 길드는 주저하고 있었다.


독립운동 지원자금의 확보 없이는 '바다여단'이 왕실 정규군에 맞설 수 없다.
왕실정규군 뿐만 아니라 발티자르님이 이끌던 용병함대까지,
내가 보아온 나의 조국은 해군력에 있어서는 이 유럽에서 가장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일단, 오늘 늦게 주점에서 길드의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의 핵심 상단을 지휘하고 있는 비케르님은 프레드릭씨가 맡기기로 하고,
나는 최근 보석교역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다른 거대 상단들과 접촉하기로 했다.




"……. 뭐, 자네들도 생각이 있겠지. 그래, 그 이야기는 그만 하세.
하지만 자네, 명심하게. 자네들의 행동과 결정 때문에, 피를 흘리게 되는 것은
이곳 사람들이라네. 자네들의 막중한 책임감을 잊지 말게."

"네, 교수님.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표정은 이후로 더 밝아지지 않으셨다. 오래 머무르는 것이 오히려
교수님께 폐를 끼치는 것만 같아서, 대충 논문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래, 지중해에 내려가거든, 콜롬제독이 발견했다는 인도지역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봐주게나. 로페즈녀석도 그새를 못 참고,
대서양을 건널 준비를 하는 모양이니, 아무래도 좀 도움이 될 테지.
그래, 그럼, 또 다음에 만나서 더 이야기 나누세."

"네, 교수님. 로페즈님께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이번에 꼭 뵙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워낙 바쁜 친구라서 말이지, 나도 통 보질 못한다니까, 허허허."

"네……. 그리고 오늘 제가 폐를 많이 끼쳐 드린 것 같습니다.
연구하시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폐는 무슨, 오히려 즐겁고 또 유익한 시간이었네,
자네처럼 직접 바다에 나선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언제나 내 지도연구에 도움이 된다네. 그래,
그럼 조심히 돌아가게. 몸……. 조심하고."

"……네. 교수님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교수님의 긴 배웅을 뒤로하고 나는 문득 암스테르담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땅거미가 져, 어둑어둑해진 항구도시의 하늘은 괜스레 내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었다.




왕의 나라.


왕이 없는 나라.


시민들의 더운 피가 모인 나라.





…….내 발걸음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

내 곁을 스쳐가는 암스테르담 주민들의 뜨거운 피가,
시끄럽게 박동하는 그들의 심장이, 분주하게 외쳐 되는 그들의 말들이
그 발걸음 마다 묻어났다. 가슴이 괴로워졌다.


날 무겁게 짓누르는 암스테르담의 저녁의 대기.
그리고 그 암스테르담을 억누르는 또 다른 무언가.



나의 젊은 시절 암스테르담은 적막하고, 차갑고, 또 거칠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암스테르담은 박동하고, 뜨겁고, 또 강렬했다.


시민들의 나라…….

시민들의 나라…….








"껄껄껄, 아주 이 냥반들이, 화끈한 게 맘에 드는 구만~~~!!!
자자~~ 오늘 죽을 때까지 마셔버리자구!!!"

"고…….고반형님, 벌써부터 달리시면 안 됩니다. 아직 선장님두 안 오셨잖아요.
어이쿠, 루시오 형님, 형님 좀 말려주시구랴~ ㅠ.ㅠ 형님이 여기서 더 마시면
더 이상 인간 구실을 못하게 된다구요ㅠ.ㅠ 아앗!! 선장님!!!"


.......



내가 주점에 들어섰을 때, 이미 주점은 고반씨로 인해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도대체가 말도 안 통하는 양반이 어느새 이곳 뱃사람들과 어울려서 잔뜩 취해있었다.


루시오씨도 고반 씨의 난동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말디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테이블 앞에 놓인 럼주만 홀짝거릴 뿐이었다.


그들과의 오랜 항해 동안, 수없이 겪은 상황인지라…….
이럴 땐 그냥 그가 뻗어버릴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이 나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도대체 저 사람들은…….


"므훼훼, 다들 오늘이 이 암스테르담의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들이붓는게욤~~ 매너와 순수 열정을 빼면 남는 건 바사 밖에 없다!
라고 불리워지는! 슈퍼울트라초절정맨허 꼰미남 선장! 나 네령,
오늘 새벽 별빛을 이 럼주에다 담아 안젤라, 당신에게 바치겠소~~~"

"릿힝~~ 슈퍼울트라초절정맨허 꼰미남 주접&굴하 만랭 선정! 네령 공~!!!
역시 멋지옴~~!! 네령 공의 즟질을 안젤라양이 받아주실런지 모르겠오~~
안젤라양, 알라븅~+_+ 부뷔부뷔~>_

Lv23 누노고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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