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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여대생 유흥업소에 취업하다 [1편]

월가리
댓글: 6 개
조회: 877
추천: 3
2026-10-05 12:31:11

스물두 살, 대학 3학년 서윤에게 남은 돈은 통장에 18만 원뿐이었다.

월세는 사흘 뒤였다. 밀린 카드값에 휴대폰 요금, 다음 주에는 등록금 분납금까지 빠져나갈 예정이었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와 카페 일을 겹쳐 해봤지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숫자는 맞지 않았다.

결국 서윤은 며칠 동안 지웠다 다시 검색하기를 반복했던 구인 글을 다시 열었다.

「강남 룸 라운지 여성 직원 모집 / 당일 지급 / 초보 가능 / 대학생 가능」

시급을 보는 순간 손가락이 멈췄다.

평소 자신이 받던 아르바이트비의 몇 배였다.

‘딱 한 달만.’

서윤은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밤 아홉 시.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서윤은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학교에 갈 때 입던 옷과는 전혀 달랐다. 가슴선이 드러나는 얇은 원피스에, 익숙하지 않은 높은 구두. 거울 앞에서 볼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유흥가의 번쩍이는 간판 아래 서 있으니 자신이 너무 노출된 것처럼 느껴졌다.

“면접 보러 왔어요?”

뒤에서 들려온 여자 목소리에 서윤이 움찔했다.

서른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네.”

“처음이지?”

“…네.”

여자는 서윤을 위아래로 한 번 보더니 피식 웃었다.

“딱 보면 알아. 그렇게 긴장해서 어깨 올라가 있는 애들은 거의 처음이거든.”

안으로 들어가자 음악 소리가 벽을 울렸다.

긴 복도 양쪽으로 문이 늘어서 있었고, 어디선가 남자들의 웃음소리와 여자들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서윤은 본능적으로 가방끈을 꽉 쥐었다.

사무실에서 실장이 말했다.

“어려운 거 없어. 손님 옆에서 술 따라주고 이야기하고 분위기 맞춰주면 돼. 싫은 건 싫다고 해도 되고.”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지막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싫은 건 싫다고 해도 된다.

그 말은 반대로 말하면, 싫다고 말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 같았다.

“오늘 바로 해볼래?”

“…오늘이요?”

“일 배우는 건 직접 해보는 게 제일 빨라.”

서윤은 잠깐 망설였다.

그리고 휴대폰 화면에 떠 있던 월세 독촉 문자를 떠올렸다.

“…할게요.”


첫 손님은 네 명이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서윤은 숨을 삼켰다.

술병과 안주가 놓인 테이블 주변에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신입이야?”

누군가 물었다.

실장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처음 나온 애예요.”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네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서윤에게 꽂혔다.

서윤은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학교에서는 누군가 자신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본 적이 없었다.

한 남자가 옆자리를 두드렸다.

“여기 앉아.”

서윤은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앉았다.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다.

남자의 팔과 자신의 맨팔이 살짝 닿았다.

서윤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진짜 처음인가 보네.”

남자가 웃었다.

“대학생이야?”

“…네.”

“몇 학년?”

“3학년이요.”

“이런 데 왜 왔어?”

순간 서윤의 표정이 굳었다.

돈 때문에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기는 싫었다.

그래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그냥… 아르바이트 알아보다가요.”

남자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여기까지 오는 애들은 다 사정이 있지.”

그 말이 이상하게 아팠다.

서윤은 술병을 들었다.

손이 떨려 잔 가장자리에 술을 조금 흘렸다.

“죄송합니다.”

“괜찮아.”

남자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서윤을 바라봤다.

잠시 뒤 직원이 음악을 바꿨고 방 안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올랐다.

다른 여성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손님들과 웃고 떠들었다. 누군가는 팔짱을 끼고 있었고, 누군가는 손님의 어깨에 기대 있었다.

서윤만 혼자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있었다.

옆 남자가 물었다.

“너 나 무서워?”

“아뇨.”

“근데 왜 그렇게 멀리 앉아 있어?”

“제가 원래 낯을 좀 가려서…”

남자가 웃으며 몸을 조금 가까이했다.

서윤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남자의 향수 냄새와 술 냄새가 동시에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손이 서윤의 허리 뒤쪽 소파에 놓였다.

직접 몸을 만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서윤은 자신의 몸이 그의 팔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동시에 머릿속 한구석에서는 계속 다른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것만 버티면….’

오늘 받을 돈.

월세.

등록금.

카드값.

숫자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한 잔 마실래?”

남자가 자신의 잔을 서윤 쪽으로 내밀었다.

서윤은 잠시 바라보다가 잔을 받았다.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계속 거절만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한 모금.

목이 뜨거워졌다.

남자가 웃었다.

“착하네.”

그 짧은 말에 이상하게 온몸이 간지러웠다.

칭찬을 들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돈 때문에 낯선 남자의 옆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서윤은 무릎 위에 올린 원피스 자락을 괜히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짧은 치마는 아무리 당겨도 길어지지 않았다.

그때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너 여기서 오래 일하면 인기 많겠다.”

“…왜요?”

“예쁘잖아.”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얼굴이 붉어졌다.

남자의 시선이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서윤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모았다.

그 모습을 본 남자가 작게 웃었다.

“귀엽네.”

서윤의 귓불까지 뜨거워졌다.

그날 밤 처음으로 그녀는 깨달았다.

이곳에서 돈을 버는 것은 단순히 술을 따르는 일이 아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가까워지는 거리.

낯선 남자가 건네는 말 한마디.

그 모든 것을 견디는 것까지 포함된 일이었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나 방에서 나왔을 때, 실장이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첫날 고생했어.”

서윤이 봉투를 열었다.

안에 들어 있는 현금을 확인한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며칠을 일해야 받을 돈이었다.

집에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서윤은 한참 그 돈을 바라봤다.

그리고 결국 휴대폰을 꺼내 월세 이체 버튼을 눌렀다.

잔액이 줄어드는 대신 밀린 월세 표시가 사라졌다.

안도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전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떠올랐다.

“한 달만…”

서윤은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몰랐다.

다음 출근에서는 손님을 고르는 ‘초이스’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날 처음으로 여러 남자들 앞에 나란히 선 채 자신이 선택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추천수 많고 반응 좋으면 2편올립니다★★★

Lv10 월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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