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글에서 박사붐이랑 전쟁골렘을 비교하는 사람이 나오고,
그러면 거기서 왜 둘을 비교하냐 기본 카드랑 전설 카든데 하는 사람이 나오고,
댓글에서 자꾸 논쟁이 벌어지고 있네요.
사실 기본적인 이유는 블리자드에서 공식적으로 상위호환 조건에 대해 설명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마다 기준을 다르게 생각하고 그게 엇갈리니 서로 틀리다고 하는 거고요.
그렇다고 블리자드 잘못은 아닙니다. 굳이 저런 것까지 못박아놓을 필요는 없긴 하죠.
일단 박사붐, 아니 고블린 대 노움 확장팩 이전까지는 다음 두 가지 규칙이 있다고 플레이어들이 '생각'해 왔습니다.
1. 직업-직업이나 직업-공용 간에는 상위호환이 존재할 수 있다.
2. 공용 중에 전설 이외의 등급과 전설 카드 간에는 상위호환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시겠나요?
고대놈 이전에도 분명 벨렌과 예언자 골렘을 비교하면 벨렌이 아무런 디메리트 없이 추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카드는 더 있었습니다.
같은 1코 공 1 도발인데 체력 3이고 악마 종족인 공허방랑자와 체력 2인 황금골 보병.
같은 4코 주문인데 6데미지인 화염구와 조건부 6데미지인 필사의 일격.
근데 이건 1번 규칙입니다. 직업-직업 또는 직업-공용이죠.
근데 이런 경우는 상위호환이 되어도 됩니다.
이유요? 다른 직업들은 그 카드를 쓰지 못하니까. 이 것 때문에 무조건적인 상위호환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이런 카드들도 상위호환이 아니었다?(예를 들어 공허방랑자가 0/3이었다거나)
그럼 플레이어들은
'아, 서로 다른 직업이나 직업-공용 간에도 상위호환은 존재하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게 존재했죠. 그럼 블리자드에선 암묵적으로 입장을 보여준 셈입니다.
'직업-직업이나 직업-공용 간에는 상위호환이 존재할 수 있다'라고요.
그래서 얼음 화살의 완벽한 하위호환인 검은 폭탄에 대해서는 그리 큰 논란이 벌어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서로 다른 직업의 카드들이니까요.
문제는 2번 규칙입니다.
사실 이건 정식 규칙은 아니에요. 블리자드에서 이런 규칙을 걸어놓겠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플레이어들끼리 이렇다고 생각하고만 있던 거죠.
근데 갑자기 박사붐이 나왔습니다.
전쟁 골렘과 같은 공용 카드, 같은 코스트, 같은 공격력, 같은 체력.
그런데 한 쪽은 효과 없는 바닐라. 다른 한 쪽은 전투의 함성으로 1/1 상대에게 터지는 폭탄 둘 소환.
물론 여기서 '전투의 함성이라 네룹아르 때문에 코스트가 올라간다'
'상대가 사냥꾼이면 개풀을 썼을 때 개가 더 튀어나온다'
등등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런 건 좀 억지니 제외한다면 1/1에 상대에게만 터지는 폭탄 둘은 메리트밖에 없는 효과죠.
그나마 박사붐은 전설, 전쟁 골렘은 비전설이라 최대 매수가 1장, 2장이라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근데 그러면 2번 규칙이 깨져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2번은 블리자드에서 이렇게 하겠다고 발표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지금까지 예외가 한 번도 안 나왔기 때문에 대부분 이렇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번 상위호환 논란 가지고 무작정 블리자드를 깔 수 없는 이유가 이겁니다.
블리자드가 이렇게 하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죠.
정말 만약에 블리자드가 '전설 카드는 덱에 1장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카드보다 더 좋아도 문제가 없다.'
라고 공식 발표한다면 지금까지 상위호환 이야기 꺼내던 사람들은 입이 쑥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고나면 앞으로 4코스트 4/5에 전투의 함성으로 카드 1장 드로우하는 전설 카드가 나오던,(설인 상위호환)
6코스트 4/7에 주문 공격력 +2 전설 카드가 나오던(대마법사 상위호환)
블리자드를 욕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예외가 나온 마당에 말이죠.(물론 바로 위의 예시 카드들은 좀 OP지만.)
그렇지만 그렇다고 상위호환 이야기 꺼내는 사람들이 무조건 틀리다고 하긴 힘듭니다.
지금까지는 암묵적으로 저런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니까요.
저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박사붐은 빨리 좀 너프를 먹이고 공용 카드 중 전설 이외 - 전설 간 상위호환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건 희망사항일 뿐, 블리자드에 플레이어들이 마음대로 강요할 수는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 '박사붐이 너무 OP카드니 너프해야 된다.'라는 주장이 더 정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아래는 상위호환 뜻 모르는 놈들만 읽으시오------------------------------
TCG에서 상위호환은, 보다 하위인 카드의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발전된 카드를 뜻합니다.
사실 하스스톤에서 '이건 확실하게 상위호환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경우는 없긴 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억지로 따지면 말이죠.
제가 위에서 말한 '네룹아르'나 '개풀'의 가능성 때문에, 골렘은 박사붐의 상위호환이 아니라고 해도
무조건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안잖아요.
유희왕은 더 심합니다.(너무 오래전에 하던 거라 기억은 안 나지만)
그 게임에서는 '공격력 1000 이하를 패에 넣는다.' '공격력 0을 덱에서 소환한다.' '효과없는 몬스터 하나를 소환한다.'
이런 효과가 수두룩하거든요. 그래서 스탯이 쓰레기인 카드도 상위호환 논쟁이 거의 일어나질 않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좀 더 상식적으로 상위호환을 따져보겠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익'이냐 '손해'냐를 따지는 겁니다.
골렘과 박사붐은 같은 코스트, 공격력, 체력이죠. 여기까진 모두 똑같습니다.
박사붐은 1/1에 상대에게 무작위 1~4데미지를 입히는 폭탄이 둘 소환됩니다.
이건 이익이죠. 손해가 아닙니다. '상대에게만 피해를 입히는 폭탄'이라는 효과인데요.
피해는 상대만 받습니다. 자신은 피해를 받지 않아요. 그럼 이익이죠.
박사붐 너프에 대한 의견 중 '폭탄이 모든 캐릭터에게 무작위로 터진다'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떨까요? 자신에게 터져서 '손해'를 줄 수 있게 됬습니다.
그럼 짠 하고 상위호환 논쟁이 사라져요.
다른 카드 예를 들어볼까요?
서리바람 설인과 기계 설인은 같은 코스트, 공격력, 체력입니다.
근데 기계설인은 '기계'라는 종족이며 '양쪽에 예비부품을 준다.'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는 이익이지만, '양쪽에 예비부품을 준다.'라는 효과는 어떤가요. 이익과 손해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위호환이라 할 수 없는 겁니다. 분명 손해가 존재하니까요.
(추가)
왜 양쪽에 예비부품을 준다가 이익 + 손해냐고요? 상대에게 죽메로 예비부품 하나를 줍니다.
뭘 주든 상관 없어요. 중요한 건 '1코스트로 발동할 수 있는 쓸만한 주문을 하나 준다.'라는 겁니다.
이건 분명한 손해입니다. 상대에게 쓸 수 있는 카드를 주니까요.
자신이 받는 건 분명한 이득이지만요.
그에비해 박사붐을 생각해볼까요?
박사붐은 상대에게 1~4데미지로 터지는 폭탄 둘을 소환합니다.
이 자체는 분명 자신에게 이득입니다.
이게 손해가 될 수 있냐고요?
될 수는 있죠. 상대가 바다거인을 소환하거나 개풀을 쓰거나 꼬마 퇴마사를 꺼내거나...
근데 이건 생각하지 말자고요.
박사붐 한 장의 카드로만 생각하면, 1/1에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는 죽메 하수인 둘이 소환되는 건 분명한 이득입니다.
이게 손해도 된다고 우기려면, 아예 죽메 하수인들이 모두 손해라고 우기세요.
디메리트를 안겨주잖아요. 상대 꼬마 퇴마사 스탯 올려줄 수 있는 디메리트.
그리고 데피아즈단 두목은 개스레기네요. 2코스트로 하수인을 둘이나 꺼내다니! 상대가 바다거인 꺼내면 어떡하려고!
(추가)
그게 아니라면 '서로 다른 이익'을 줄 수만 있어도 상위호환은 아닙니다.
은빛털고릴라는 3코스트 1/4에 도발, 야수죠.
놈리건 보병은 3코스트 1/4에 도발, 돌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 다 쓰레기긴 하지만, 어쨌든 은빛털고릴라는 '야수'라는 종족을 가진 반면,
놈리건 보병은 '돌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익이죠. 야수가 그리 큰 이익은 아니지만요.
스탯은 스탯합으로 보지말고 따로따로 봐야 합니다.
4코 4/5에 효과없고 종족 없는 서리바람 설인.
4코 5/4에 효과없지만 종족 야수인 길 잃은 타조.
스탯합은 똑같이 9입니다.
하지만 하스스톤에서 공격력 체력은 분명 별개의 것입니다.
하수인들이 전투할 때 뭐 공격력 체력 둘 다 합쳐서 데미지를 주고 받나요?
공격력 4인 하수인은 그 만의 용도가 있고,
공격력 5인 하수인도 그 만의 용도가 존재합니다.
이익과 손해로 따지면 서리바람 설인은 4/4에서 체력 +1의 이익,
길 잃은 타조는 4/4에서 공격력 +1과 야수라는 이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대 상위호환은 아니에요.
어떤 분이 댓글에서 '노움 태엽돌이는 1코 2/1인데 '기계'고 '예비부품'을 준다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으니
다른 1코 2/1 효과를 가진 하수인들의 상위호환이다.'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1코 2/1 하수인들 모아볼까요.
가혹한 하사관 전투의 함성으로 하수인 하나에게 공격력 +2
늑대인간 침투요원 은신
남쪽바다 갑판원 해적, 무기가 있으면 돌진
멀록 약탈꾼 멀록
부두교 의술사 전투의 함성으로 생명력 2 회복
오염된 노움 적 영웅에게 2 데미지
젊은 여사제 다른 무작위 아군 하수인에게 생명력 +1 부여
이 중에 대체 어떤 녀석의 상위호환이라는 겁니까.
전부 서로다른이익을 주는데요.
하다못해 저 중 제일 별로라고 생각하는 늑대인간 침투요원이나 멀록 약탈꾼도
늑대인간 침투요원은 광역기만 안 맞으면 숨어있다가 나와서 체력 2남은 하수인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고,
멀록 약탈꾼은 '멀록'이라는 종족 덕에 온갖 '멀록' 혜택을 다 받습니다.
노움 태엽돌이가 상위호환이 되려면
1. 1코 2/1, 기계, 효과 없음.
2. 1코 1/1, 기계, 같은 효과.
3. 1코 2/1, 종족없음, 같은 효과.
4. 2코 2/1, 기계, 같은 효과.
이런 카드들이라도 있어야 상위호환입니다.
1번은 모든 면이 똑같은데 효과가 없으니 노움 태엽돌이가 무조건 이익이죠.
2번은 노움 태엽돌이가 공격력 1 이익입니다.
3번은 노움 태엽돌이가 '기계'라는 종족을 가지고 있으니 이익이고요.
4번은 노움 태엽돌이가 1코스트 더 이익이죠.
더 써볼까요?
센진 방패대가와 썩은 위액 누더기 골렘.
센진은 코스트가 4니 누더기 골렘에 비해 1코스트 이익.
누더기 골렘은 죽음의 메아리로 1/2 도발 수액을 내뱉으니 효과로 이익.
그룰과 막강 에너지 전차.
그룰은 매 턴 +1/+1 성장을 하는 효과로 이익.
막강 에너지 전차는 천상의 보호막과 기계라는 종족으로 이익.
허수아비 골렘과 거미전차.
거미전차는 스탯이 3/4로 허수아비 골렘보다 +1/+1 이익.
허수아비 골렘은 죽음의 메아리로 2/1을 소환하는 효과로 이익.
서리바람 설인과 황혼의 비룡.
서리바람 설인은 스탯이 무조건 5로 고정되는 반면,
황혼의 비룡은 패가 많으면 분명 이익이지만
패가 적을 때는 더 적은 체력으로 나오는 손해도 분명 존재.
아시겠나요?
상위호환은 이런 식으로 따져야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써볼까요?
전쟁 골렘은 7코스트 7/7 종족 없음, 효과 없음.
박사붐은 7코스트 7/7 종족 없음. 근데 효과가 상대에게 무작위로 1~4 피해를 주는 폭탄 둘 소환하는 이익.
뭐 여기서 '상대가 개를 두 마리 더 풀 수 있으니 손해.'
'상대가 바다거인을 2코스트 더 적게 낼 수 있으니 손해.'
'상대가 네룹아르로 비용을 2코스트 증가시킬 수 있으니 손해.'
이렇게 이야기할 꺼라면
잘 싸웠어. 항복하겠네. (와장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