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잡담] [소설] 숲의 아이 (2)

아이콘 데오늬달비
조회: 73
2026-05-30 14:35:37

댓글 달아주신 분이 있으니 계속 올려볼게요 ㅎㅎ 감사합니다!!



포도밭의 결전, 그리고 감춰진 신분

 

"이거 마셔요!"

 

알비레오는 허리춤에서 귀한 빨간 물약을 꺼내 규리하에게 던졌다. 동시에 다시 활시위를 당기며 셸로브의 시선을 자신에게 고정시켰다. 팽팽한 대치 상태 속에서 셸로브는 틱틱거리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알비레오를 노려보았다.

 

그사이 물약을 받아 마신 모험가의 몸에 붉은 빛이 감돌며 생기가 돌아왔다. 상처가 빠르게 아물자 규리하는 소리 없이 떨어진 검을 쥐고, 셸로브의 시야 사각지대인 뒤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 포위망을 좁혔다.

 

위협을 느낀 셸로브가 먼저 움직였다. 녀석은 엄청난 속도로 알비레오를 향해 돌진했다.

"피익-!"

알비레오가 다급히 화살을 날렸지만, 맹렬하게 달려드는 셸로브의 단단한 껍질에 맞아 팅-! 하고 허무하게 튕겨 나가고 말았다. 공격이 비껴 맞은 반동으로 알비레오가 중심을 잃은 찰나, 셸로브의 날카로운 발톱이 그녀의 코앞까지 쏟아졌다.

 

바로 그 순간!

 

"하아앗-!"

 

콰직-! 거친 파열음과 함께 모험가가 뒤에서 셸로브의 머리를 향해 검을 강하게 내리쳤다. 육중한 덩치의 셸로브는 단 한 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새로운 동반자

 

두 사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진 괴물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긴장이 풀린 알비레오가 먼저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전 요정 숲에서 온 알비레오라고 해요."

 

모험가는 알비레오의 파랗고 노란 오드아이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그 손을 맞잡았다.

"구해줘서 고마워, 알비레오. 난 규리하라고 해."

 

사실 규리하는 아덴 왕국이 아닌, 이국의 왕녀였다. 고국에서 일어난 피비린내 나는 반란을 피해 겨우 탈출한 몸이었지만, 신분을 생각하면 아직은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규리하는 자신의 거대한 비밀을 마음 깊은 곳에 숨긴 채, 짐짓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냥 이곳저곳을 떠도는 평범한 모험가야."

 

알비레오의 행선지가 글루딘 마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규리하의 눈이 반짝였다. 혼자 가기엔 아덴 월드의 길이 너무나 험난했기 때문이다.

"나도 마침 글루딘 마을로 가던 참이었는데, 괜찮다면 거기까지 함께 동행하지 않을래?"

 

혼자만의 쓸쓸하고 위태로웠던 모험길에 든든한 동료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포도밭을 뒤로하고, 글루딘 마을을 향해 함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글루디오 마을의 빛과 그림자

 

포도밭의 위기를 함께 넘긴 두 사람은 크고 작은 소동을 해결하며 마침내 목적지인 글루딘 마을에 발을 디뎠다.

 

"와아……!"

 

마을 입구에 들어선 알비레오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요정 숲은 물론이고 켄트성 마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다. 사방에 웅장한 석조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고, 세련된 장비를 갖춘 모험가들과 상인들로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알비레오의 두 눈이 사방을 둘러보느라 정신없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곁에 선 규리하는 달랐다. 이 거대하고 화려한 대도시를 보고도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묵묵히 걸을 뿐이었다.

 

'어라? 규리하는 전혀 놀라지 않네?'

 

알비레오는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곧 고개를 흔들었다. '대륙 이곳저곳을 많이 다녀본 모험가라고 했으니, 이 정도 마을은 익숙한 거겠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알비레오는 규리하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모험가들이 가득 모여 소리를 지르고 있는 기묘한 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아덴 월드의 수많은 이들이 전 재산을 걸고 눈물 흘린다는 슬라임 경기장이었다.



슬라임과 아데나, 그리고 탕진

 

"가라, 에드워드! 먼저 들어가란 말이야!"

"아니야, 이번엔 은기사마을 슬라임이 이긴다!"

 

장내의 열기는 뜨거웠다. 번들거리는 슬라임들이 결승선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에 알비레오는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리는, 그동안 열심히 모은 아데나가 보였다.

 

"규리하, 나 딱 한 번만 해볼게!"

 

알비레오는 가장 배당률이 높은, 아무도 걸지 않은 느려터진 슬라임에게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적은 아데나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경기 시작 직후 다른 슬라임들이 서로 부딪혀 멈춘 사이, 알비레오가 건 슬라임이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버린 것이다!

 

"심봤다! 고액 배당이야!"

 

순식간에 주머니가 터질 듯이 불어난 아데나를 보며 알비레오의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승리의 짜릿함은 눈을 멀게 만들었다.

 

'한 번만 더 하면 더 좋은 활을 살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었다. 두 번째 판은 패배. 세 번째 판도 패배.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에 배팅 금액은 점점 커졌고, 결국 정신을 차렸을 때는 새로 벌어들인 돈은 물론, 켄트성 마을에서부터 고블린을 잡으며 피땀 흘려 모았던 전 재산까지 단 한 푼도 남지 않고 사라진 뒤였다.

 

허탈감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은 알비레오의 지갑은 말 그대로'' 비어 있었다.

와우저

Lv81 데오늬달비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