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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4대 중독법만으론 부족하다
| 기사입력 2013-11-03 14:03 | 최종수정 2013-11-04 16:27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나는 초등학교 시절 구슬치기를 좋아했다. 단순히 좋아한 것이 아니다. 중독이었다. 눈만 뜨면 동네 골목으로 달려나가 구슬치기에 몰입하는 것은 당연했고, 해가 져도 가로등 밑을 찾아 다니면서 구슬치기를 했다. 이 때문에 겨울에는 손등이 트거나 감기에 자주 걸렸고, 밥 먹는 것도 잊었기 때문에 성장에도 악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구슬을 다 잃었을 때는 엄마 동전 지갑에 손을 대기도 했다.
구슬치기는 이처럼 어린시절 나의 시간과 건강을 빼앗고, 생애 최초의 도둑질을 하게 만들 정도로 정신을 황폐화 시켰다.
 
최근 여권 일각에서 4대 중독 예방법이라는 것을 만든다고 하는데, 기자 어린 시절의 정치인들은 왜 구슬치기 중독 예방법을 만들지 않았는지 원망스럽다. 구슬치기야 말로 중독성이 강한 놀이인데 말이다.
내가 아는 어떤 아이는 뽀로로 중독이다. 하루종일 뽀로로를 보여달라고 운다. 뽀로로를 보여주지 않으면 밥도 먹지 않는다. 뽀로로를 보면서 밥을 먹으면 TV에 정신을 팔려 제대로 씹지도 않는다. 뽀로로가 아이의 뇌를 마비시키는게 틀림없다.
이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자극적인 영상물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독서를 멀리할까 걱정이지만, 한 번 중독된 아이로부터 뽀로로를 떼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