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Dev] 아이템 개편 내 탱커 관련 코멘트

- Riot Phreak

이번 스플릿 3로 인해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고 싶습니다.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저희가 보았을 때 탱커라는 역할군은, "좋은 초반 성능"을 지니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만들거구요. 지난 달 몇 명의 팀 내 개발자 분들과 어떤 주제로 논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사이드 라인에서 탱커 vs 전사가 맞부딪혔을 때 일어나야 하는 정상적인 구도란 대체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 전반에 걸쳐서, 교과서적인 기준이 과연 어땠어야 하느냐는 거죠.

1. 

요점만 놓고 이야기를 한다면, 게임 초반 단계에서는, 저는 탱커들이 대체로 훨씬 더 편안한 구도가 나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짧게 치고 빠지는 딜교환일수록, 탱커들이 더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탱커들은 대체로 스킬쿨이 긴 편에 속하며, 전사들과 같은 강력한 평타를 가지고 있지도 못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부분은 점차 두드러지죠. 그렇기에, 딜교환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탱커 쪽이 불리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죽을 때까지 잭스나 카밀, 이렐리아 따위의 챔피언과 서로 두들기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탱커가 밀리겠죠. 

하지만 쿨 돌리고 툭, 쿨 돌리고 툭, 쿨 돌리고 툭, 혹은 착취 - 평 , 착취 - 평 , 착취 - 평 ... 이런 식으로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딜교환을 이어나간다면, 탱커가 주도권을 잡고 초중반 단계에서 1대 1로 상대를 밀어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탱커들이 그것을 누구보다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하위 부속 아이템 단계에서 탱커들에게는 그럴 능력이 있어야 하고, 서사 아이템 단계에서도 그럴 능력이 있어야 하고, 심지어 첫 전설 코어 아이템이 나온 중반 단계까지도 그럴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실제로 초중반 전투의 여러 장면 장면 속에서 여러분들조차 익히 보셨을 수 있듯, 탱커들은 마냥 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칼을 든 전사들보다 더 강한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죠. 때로는 하위 부속 아이템 단계에서 주도권을 잡을수도, 서사 아이템 단계에서 잡을수도, 혹은 첫 코어 아이템 단계에서까지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이는 의도된 밸런싱이며, 특히 이러한 갉아먹는 식의 운용에서 탱커들은 아주 강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한 1대 1 면에서는 점차 다른 역할군에게 밀리게 되어가는 것입니다. 만약 한타가 좋은 탱커들이 1대 1까지도 언제까지나 다른 역할군을 압도하게 된다면, 아마 곧바로 이들은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클래스로 부상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은 사이드 운영에서 점차 약점을 드러내게 됩니다.

정상적인 게임이라고 한다면, 동성장 동레벨의 사이드 단계에서 탱커들은 전사들에게 일방적으로 타워가 깨질 정도로 밀려서는 안 되나, 1대 1 대치전에서는 결국 먼저 밀려나 후퇴를 해야하는 구도가 나와야 합니다. 이 경우 상대 전사들은 탱커를 밀어낼 수는 있으나 뚫어내지는 못하고, 대신 먼저 라인을 밀고 생긴 우선권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턴을 잡는거죠. 그건 또 전사가 해야하는 일이겠습니다.

만약 전사가 어떤 형태로든 앞서나가거나 킬을 먹었다면 이런 답답한 구도가 이어질 것이고, 반대로 스노우볼을 바탕으로 탱커가 주도권을 잘 쥐고 있는 상태라면 반대로 탱커가 상대 탑의 존재 가치를 많이 지워낼 수 있겠죠. 다만 어디까지나 정석적인 구도를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탱커 챔피언들은 사이드 라인이라는 관점으로 판단했을 때, 강한 초반 사이드과 점차 약해지는 후반 사이드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다만 어디까지나 "사이드 구도"라는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탱커라는 역할군이 "후반이 좋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탱커들은 대체로 한타 구도에서 빛을 발하며, 이들의 한타 캐리력은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아지죠. 상대의 주력 카드를 견제하고 방해하는 능력은 분명 시간대를 초월하여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요소이죠. 사이드 라인에서 탱커가 상대를 1대 1로 뚫어내기 어려워진다는 것 뿐, 상대 또한 탱커를 뚫기 쉽지 않아야 하니까요. 사이드를 이기지는 못하나 그렇다고 딱히 지는 것도 아닌거죠. 또 바로 그렇게 만들기 위해 이번 아이템 개편에서 많은 역할군들의 피해량이 하향평준화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아이템 변경안은 어쩌면 한동안 탱커 포지션을 다소간 사기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과하게 패치를 한 게 아니었길 바랍니다만,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죠. 괜찮습니다, 너프하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