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매너 유저, 처벌이 아닌 교화가 열쇠다

우선 처벌에 의한 변화와 교화에 의한 변화의 차이는 모두 알고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릴 적, 지각했다고 청소를 시키거나 손바닥을 때리는 선생과 함께 사는 세상에 관한 얘기를 해주며 격려해주는 선생의 차이와 같다. 당장의 효과는 처벌이 우수하리라 생각되지만, 정작 지각하는 애들은 졸업할때까지 지각한다. 처벌을 받고 정시등교를 하던 아이들도 처벌을 없애거나 출석체크를 하지 않으면 지각을 할 것이다. 이것이 처벌에 의한 변화의 단점이다. 외력에 의한 변화에는 반동이 존재하는데, 반발심이라는 이름의 탄성에너지가 저장됐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러나 설득되어 스스로의 잘못을 수치스럽게 느끼고, 그로부터 행동이 변화된 아이들은 다르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감독하고 판단하고 반성하므로, 빈틈이 없다. 물론 교화는 힘들다. 하지만 교화는 처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럼 롤을 보자. 리폿이 존재하며, 게임에 대한 지식부족을 제외한 모든 사유는 반복적으로 리폿될 경우 영구정지로 이어진다. 하지만 리폿을 무서워하지 않는 폭주기관차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필자는 이 사태를 보면서도, 게임에서의 교화는 불가능하는 편견에 갇혀 해결방법을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어느 사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 사건은 바로 "비매너 플레이어는 시즌 보상이 없을 수 있다"는 라이엇의 일방적인 통보 사건이다. 이는 무엇과 같냐면, '전과자는 국민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라는 통보와 같다. 과거의 죄에는 그에 해당하는 죗값을 이미 받은 상태인데, 갑자기 추가적인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잘못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며, 권력남용일 뿐인 정책이다. 물론 라이엇이 이런 통보를 한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부정의는 부정의이다. 그 사건을 통해 다다른 하나의 결론은, '라이엇은 교화없는 처벌만을 가한다'는 것이다. 상상해보라. 비록 철회됐지만, 비매너유저의 시즌보상 비지급 정책이 적용되었다면, 랭크게임은 '전과자' 유저들이 깽판을 치고 다닐 것이다. 욕지거리와 패드립을 난사해 보복을 유도하고, 결과창에서는 모두를 리폿해 다같이 망하자는 행동을 취할 것이 뻔하다. 이것이 과연 클린 롤인가? 매너 플레이어를 위한 조치인가?
여기, 필자가 즉석에서 생각한 '교화책'을 예시로 보여주겠다. 비매너 플레이어에게는 시즌 보상을 지급하되, '비매너 플레이어용' 보상을 지급한다. 테두리는 사라지고, '매너가 티어를 만든다' 라고 적힌 소환사 아이콘을 지급한다. 그리고 진행중인 채팅금지, 정지 등 처벌이 끝나거나, 마지막 리폿을 받은지 30일이 경과하면 정상적인 시즌 보상(+승리의 스킨)을 지급한다.
이 방법을 쓰면 어떻게 될까? '아 기껏 플레까지 갔는데 아이콘을 못받다니!!' 하며 목숨을 걸고 매너플레이를 할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갱생한 소환사께는 저장된 리폿 패널티를 삭제해 드립니다' 라는 당근을 준다면? 리폿 한번에 정지, 리폿 한번에 채금이 걸리는 지경에 이른 비매너 유저들은 너도나도 매너전도사를 자처하며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제재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그들은 한번뿐인 갱생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시즌보상을 통한 제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에서 '처벌'이 아닌 '교화'를 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라이엇이 교화에 관심이 없을 뿐이다.
'롤만 키면 인성이 바뀐다'는 말은 곧, 롤내의 패드리퍼도 현실에선 효자일 수 있다는 뜻이다. 악마의 인격 대신 인간의 인격을 끌어낼 수 있다면, 클린롤은 꿈이 아니다. 그러나 처벌만으로는 튀어나온 악마를 집어넣을 수 없다. 스스로 제어하도록,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만 모두의 꿈, 클린롤이 실현될 수 있다. 그 열쇠는 바로 처벌이 아닌, 교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