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즌이 시작되었고, 언제나처럼 3강이 맞붙게 되었습니다.ㅎㅎ
여름의 KT가 이번에는 SKT의 벽을 넘고 올라설지 어우슼이 증명될지 정규시즌의 포스를 락스가 이어갈지
아주 기대가 많이 되는데요.
이번에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바로 LCK에서 종종 언급되는 천적관계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KT 삼성전에서도 역시나 천적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성은 3:0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는데요,
과연 이 천적관계라는건 왜 생길까?
우연히 일어나는 일만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또 심리적인 문제가 있겠죠.
한두번 지다보니 더욱 긴장하게되고 실력발휘를 못하게되는.
그리고 각각의 경기마다 지는 것은 실수가 나오거나, 운영에서 큰 판단착오를 하거나, 교전에서 예상치못한 슈퍼플레이가
나오거나 하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큰 틀에서 봤을때 천적관계가 형성되는 것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다. 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SKT의 천적 - 아프리카, 진에어
유명한 천적관계죠. KT 삼성처럼 일방적 관계는 아니나, 무적의 포스를 자랑하던 SKT를 침몰시키고, 갈길이 바쁜
SKT가 발목을 잡히는 경우는 대부분 저 2팀에게 많이 일어났죠.
천적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팀의 플레이스타일을 먼저 알아봐야합니다.
<SKT의 스타일>
탑, 미드, 바텀의 라인전 주도권을 매우 중시하며(특히 미드) 정글은 시야장악과 커버플레이를 베이스를 깔고
라인을 보조하면서 라인전 단계를 운영하며, 딜링기대치는 미드, 원딜에 치중되어 있는 형태.
(탑, 정글은 주로 변수역할만 담당, 평균 딜량이 낮은편)
라인전 격차를 중심으로 스노우볼링을 굴리는데 성공하면 SKT는 거의 지지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중심에는 미드주도권 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탑 바텀 또한 라인전이 강력한 챔프들을 선호하지만 스크의 벤픽은 레드진영에서 빛을 발하죠. 대부분 미드를 5픽으로 숨기면서 적미드를 카운터치는 전략을 가장 좋아합니다. 즉, 미드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뜻이죠.
미드주도권을 가져오면 위로도 아래로도 맵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이점이 생기는데요,
이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있기 마련. 미드는 적정글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포지션입니다.
정글이 갱킹을 갈 루트도 다양하고 부쉬와의 거리도 짧은 편이라 일반적인 LCK의 미드라이너들은 보통 수비적인 경향을
많이 보입니다.
이제부터 SKT가 무너지는 공식에 대해서 설명해드리면,
페이커는 상대미드가 어떤 챔피언이고 어떤 플레이 성향을 지녀던 간에, 과감하고 공격적이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지만 에고가 가득한 페이커의 성향이기도 하죠.
그런데 문제는, 일반적인 미드라이너들은 페이커의 공격적 움직임에 소극적 대응을 합니다. 괜시리 맞붙었다가 더욱 손해를 볼 까봐.
그런데 아프리카의 미키선수와 진에어의 쿠잔선수를 살펴볼까요?
공통점은 바로 라인전 피지컬에 자신감이 넘치고, 라인전을 강력하게 가져간다는 점입니다.
페이커 딜교들어와? 바로 맞딜교 들어갑니다. 그리고 챔프를 후픽으로 가져가면 찍어누르는 모습도 종종보입니다.
라인전주도권을 순순히 절대 내주지 않습니다.
라인전에서 이득을 생각대로 보지 못하면 페이커 선수가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으면서 오버플레이가 종종 나옵니다.
분명 정글이 보이지 않거나 서폿 로밍타이밍에 라인을 상당히 밀고 있다던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하려고 한다던지, 또는 피관리가 안되서 미드정글 2대2에서 진다던가. 빼야할 타이밍에 cs를 조금이라더 더 먹고 타워피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하다가 죽는다던가.
물론 페이커는 라인전에서 말리더라도 한타때 괴물같은 딜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입니다.
그렇지만 16스크 팀 자체가 15스크에 비해 미드가 말리버리면 극복할 여지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첫번째 이유는 듀크와 마린의 차이.
마린선수는 정글, 즉 팀적인 차원의 케어를 많이 요구하지만 요구하는 만큼 괴물같은 딜을 뽑아줬습니다. 럼블 나르는 당연하고 심지어 마오카이같은 탱챔프를 잡아도 괴랄한 딜을 넣고는 했죠.
듀크선수는 정글케어를 요구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정글이 풀어주면 찍어누르고 정글이 못봐줘도 알아서 잘버티는 스타일이죠. 개인적 느낌일 수 있지만 듀크선수는 우직한 스타일이지 데미지로 슈퍼캐리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느꼈습니다. 팀차원에서 미드원딜을 밀어줘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요.
두번째 이유는 원딜의 역할 변경.
미드가 말리더라도 스크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담당하는 뱅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시즌 원딜의 역할은 메인 딜러보다는 보조형딜러로 바뀌어버렸죠. 그러다보니 팀이 뭘 하도록 돕는 역할이지 탑미드가 그 역할을 수행을 못해주면 원딜 혼자서 버티는게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원래 뱅은 루시안 이즈리얼 코르키같이 혼자서도 다하는 챔프를 주로했었죠.
아무튼 가장 중요한건 스크는 미드중요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거기서 충돌할 때 변수가 많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스크 또한 천적팀을 상대할 때는 플랜B가 필요해보입니다. 팀적으로 페이커의 영향력을 조금 줄이면서 탑으로 캐리역할을 분산시키고 정글을 탑 위주로 돌리고 페이커는 수비적이고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면서도 제 역할을 다 할수있는 챔피언을 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미드는 절반이상 넘어가면 안되는 바루스같은 챔프를 픽하고 탑에는 갱플같은 캐리형 탑챔프를 쥐어준뒤 정글이 탑시팅을 한다던지 하는. 페이커가 딜링&변수창출까지 도맡아하는게 독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2. 삼성의 천적 - KT
이번에는?? 했으나 역시나..로 끝났던 준플레이오프 3:0 KT완승.
이번에도 천적관계를 삼성은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삼성 완성도 있고 잘하는 팀인데, KT에게는 어쩜 저렇게 한번을 못이길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계실겁니다.
<삼성의 스타일>
정석의 팀. 이라는 말을 많이하죠. 라인전 주도권보다는 좀 더 성장지향적이고 조합의 완성도를 중요시하고요. 언제나 후반에 가도 힘이 빠지지 않는 조합을 선호합니다. 플레이내적으로 보자면, 탑 미드 바텀 모두 라인전이 매우 출중하나 찍어누르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정글이 라인개입보다는 성장지향적(그렇다고 커버형이 아님)으로 하기에 라이너들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초반을 보내는 편이고 무난한 라인전 후 성장포텐셜을 이용한 격차로 승리.
삼성의 스타일은 포커스가 엠비션에게 많이 맞춰져 있습니다.
엠비션선수는 리더쉽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아 전반적인 게임의 오더를 맡고 있죠. 그런데 엠비션의 스타일은 절대로 쓸데없는 동선낭비를 하지 않습니다. 정글링을 매우 중시하며 팀을 위해 희생하기 보다는 어떻게 움직여야 좀 더 효율적일까를 계속해서 고민하는 스타일입니다. 라인개입은 필요한 적재적소에만 하며 낭비없는 성장을 통해 중후반캐리를 노립니다.
삼성의 무너지는 공식은 바로 cpu 엠비션의 계획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KT를 살펴볼까요? KT도 삼성처럼 정글러가 게임흐름의 중심이 됩니다. 물론 삼성은 차순위가 미드라면 KT는 탑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정글러가 가장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코어는 전세계에서 1,2위를 다툴(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견이 거의 없을꺼라고 생각됩니다) 완성형 정글러입니다.
스코어는 정글링, 라인개입, 커버, 카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특급정글러라 엠비션이 원하는데로 플레이하기가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자, 스크와의 차이점을 한번 보자면, 라이너가 주도적으로 콜을 하고 상황을 만들어서 정글을 사용한다면,
반대로 삼성은 정글러가 주도적으로 콜을 하고 라이너를 사용해서 상황을 만들어 싸움을 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변수창출 능력이 정글러에게 포커스가 가 있다는 거죠. 엠비션이 주도해서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스코어에게 방해를 받음으로써 삼성의 초중반 운영 자체가 계속해서 말려들어갑니다.
이 천적관계도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팀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엠비션선수는 뭔가를 하려하기 보다는 스코어만 마크한다,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동선파악에 집중하고 나머지 라이너들이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변수를 만들 때 삼성입장에서는 KT를 흔들고 빈틈을 만들어낼 수 있을것입니다. KT라이너들이 라인전이 강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라이너들이 라인전을 찍어누르면서 스노우볼링을 굴리는 것 또한 충분히 가능합니다.
3. SKT가 천적 - 락스 타이거즈, KT
천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조금 동의 못하실 수 있지만, 여기 넣은 이유는 스크가 천적들에게 휘둘리며 폼이 떨어지고 반대로 kt와 락스는 폼이 좋을떄도 스크는 기가막히게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없이 승리를 보여주었습니다. 아프리카는 잘잡는 락스가 스크만 만나면 지는 것도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는 천적관계로 보았는데요,
먼저,
<락스타이거즈의 스타일>
캐리력하나는 남부럽지 않은 탑&정글과 유연한 미드, 물만난 메타의 원딜, 넓은 챔프폭의 서폿이 조화를 이루는 팀입니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글러를 필두로 빠른 합류를 통한 이득을 잘 굴려나갑니다. 즉, 운영에 있어서 팀적인 호흡이 매우 좋습니다. 전략적인 픽도 잘 사용하고, 벤픽에서 항상 이기고 들어가는 편.
<KT의 스타일>
락스와 마찬가지로, 캐리력이 뛰어난 탑&정글과 유연한 미드, 무난한 원딜과 번뜩이는 캐리력이 있는 서폿이 조화를 이루는 팀입니다. 락스와 매우 유사하나 락스보다 좀 더 정글의존도가 높고, 바텀듀오의 구성에 있어서 서폿이 더 주도적이고 번뜩이는 편.
두 팀 모두 얼핏봐도 팀 스타일 자체가 비슷해보이죠?
하지만 락스가 더 뛰어난 이유는 바텀의 영향력이 KT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영향력은 분산될 수록 더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제 가장 중요한 두 팀의 공통점. 그것은 미드라이너가 라인전이 안전지향적, 수동적이다.는 점입니다.
라인전 기본 베이스가 수비적이라는게 안좋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전 라인이 정글을 끼고 주도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점이 왜 문제점이냐. 바로 SKT가 가장 상대하기 좋아하는 팀스타일이기 때문이죠.
말했다시피 스크는 미드가 메인입니다. 페이커에게 한수접고 들어가는 시점부터 스크는 든든한 보험이 생깁니다. 탑 바텀에서 이리저리 변수를 만들고 흔들어도 미드를 중심으로 오뚝이처럼 일어날 동력을 얻죠.
두 팀은 SKT를 상대할 때, 페이커와의 싸움을 피하고 탑바텀위주로 흔들어서 무너뜨리자라는 전략보다는 페이커한테 절대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 싸워도 미드에서 싸우고 페이커를 찍어눌러서 페이커를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가야 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상대로 cs 더 먹고 포탑체력을 더 깎을 때 KT가 SKT를 꺾고 락스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큰틀에서 이러저러하다고 한들 게임내적으로는 엄청나고 다양한 변수들이 많이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천적관계를 극복함에 있어서 팀전략 차원의 큰 틀의 인식변화가 있어야만 천적관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SKT 대 KT 너무 기대가 되며 치킨을 시키러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