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진중한 토론이 되었으면 해서 일단 말투는 갓끈 부여잡고 얘기해보고자 함
시작하기에 앞서 본인은 일베 들어간적도 없고 일베충들을 혐오하는 전반적인 여러분 의견과 같다는 걸 미리 밝힘.
현재 모 팀에 일베를 즐겨 쓰는 걸로 거의 기정사실화된 선수가 한명 있는거로 들었음. 뭐 증거가 충분하니 아니니 이런게 논점이 아님. 딴 얘기임. 내 말은 일베가 한명 혹은 그 이상이 포함된 그룹이 존재할 경우 우린 그 팀을 싫어해야 하느냐? 물론 싫어하는게 당연함. 나도 그렇고 대다수 여러분들도 그렇고. 다만 무조건 쫓아내야 하느냐, 이것이 참 애매해 보임.
일단 현재 논란이 되고있는 그 팀은 버젓이 그 선수를 계속 기용하고 있음. 어쨌든 잘하고 있고 팀 성적에 도움이 된다 판단한 모양새니까. 다만 그걸 보고있는 우리 입장은 상당히 속터짐. 잘하는건 맞는데.. 잘은 하는데.. 응원하기 무척 싫어짐. 그 한명 때문에 나머지 팀 전체조차 꼴보기도 싫어짐. 일베랑 하등 상관없는 무고한 나머지 선수조차 의도치 않게 이미지에 먹칠이 조금씩 가고있음.
윤리적으론 문제가 되지만 법적(혹은 규칙상)으론 문제가 안되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 참 많음. 간단한 예를 들어 낳아준 은혜 따윈 내다버린 불효자식이 남들 눈엔 꼴보기 싫지만 그렇다고 법적으로 잡아넣을 근거가 되진 않잖아? 이것도 그런것 같음. 꼴보긴 싫은데 쫓아내라 요구하기엔 뭔가 애매함. '일베 유저는 프로자격이 주어져선 안된다'가 어디까지나 그냥 통념이지 이게 정식 규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없음. 그래서 선수를 잘 모른 상태에서 받아들인 구단은 난감할지라도 지네 사정이 급하면 웬만하면 안고 넘어갈 가능성이 큼. 실제로 지금 그러고 있고.
직접적으로 내 의견을 말하자면 대놓고 내쫓지는 못하더라도 e스포츠 구단들이 아무리 실력이 되더라도 '기본적인 인성조차 덜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일베 유저출신 게이머를 빠르든 느리든 간에, 분명하게 기피해버리는 방향이 되기를 원함. 정 안고갈 생각이면 사과문 정도로 안 끝나고 '저 갱생하겠습니다'란 의사를 확실히 어필할만한 어떤 캠페인을 자주 시키던가, 봉사활동같은.. 물론 이건 너무 이상적임. 귀찮게스리 괜히 이딴거 시킬거 같지도 않고 진짜 시켰다고 해서 팬들이 인정해줄것 같지도 않고..
다만 그들이 제발 알아줬으면 하는 점은 별 피드백도 없이 일베출신 선수를 그냥 덮어두고 갈 생각이라면, 당장은 성적을 책임져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론 팀에 대한 이미지를 점점 좀먹고, 동료 선수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분명 어색한 불협화음이 생기고,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상당한 불이익이 발생하리란 거임. 만약 팀원들이 아무 문제없이 대해준다? 그건 그거대로 자기들한테 손해임. '일베랑 짝짜꿍하고 논대요' 인식이 당연히 퍼질거고 그게 본인들 이미지에 분명히 타격이 갈텐데 과연 선수들이 아직도 가족대우 해줄까? 각자 스스로의 주가를 지키고 싶다면 거리를 두는게 정답임. 그런 과정에서 언젠간 어색한 공기가 흐를 수밖에 없을 테고.
아무튼 난 그리 생각함. 우연이든 아니든 일베랑 엮이게 된다면 e스포츠에서 제도적으론 어쩌지 못하더라도 각 그룹 상으론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봄. 꼭 이런거 올리면 그분들 나타나서 인벤은 뭐 나은줄 아나 이딴 잡소리 지껄이시는데 나도 인벤이 위선자들 천국인거 알지만 최소한 일베처럼 사회적 이슈 앞에 대놓고 나서서 분탕친적은 없다고 대답하겠음.
이런글 자주 써본적이 없다보니 좀 두서없어 보이는데 뭐 좀더 나은 의견 있나 한번 여쭤봄. 읽어줘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