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을 일으키고자 하는 말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제목에 적었다.
그렇다면 왜 LPL이 LCK보다 강한가? 라는 질문에 'LPL이 이겼으니까'라는 대답을 하게 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은 "왜 LPL이 LCK를 이기게 되었는가?"가 될 것이다.
사실 LPL이 LCK를 이긴 과거는 이미 2015년에 있었다. 당시 열렸던 첫 번째 msi에서 중국 챔피언 EDG와 LCK 챔피언 SKT T1의 5세트까지 열렸던 피튀기는 경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당시 메타는 탑에서 마오카이 류의 챔피언이 버티면서 딜러진의 캐리력을 뽐내는 딜러메타였다. 그러나 5세트에서 페이커의 르블랑을 완벽하게 막아낸 챔피언이 모르가나였고 그 모르가나를 플레이한 선수가 바로 '폰'이다. 폰이 페이커의 인간상성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동시에, 르블랑이 압도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이상 모르가나의 블랙쉴드를 뚫을 수 없고 라인클리어를 따라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페이커의 르블랑은 두 가지 요인(심리적+카운터)에 완벽히 막히면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그렇게 게임은 패배했다. 중국이 여기서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 '한국인이 게임을 잘하는구나!'
중국은 그때부터 자본을 들여 한국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등장하는데, 바로 '자본,' 즉 돈이다. 중국의 씀씀이는 한국이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다. 물론 현재 페이커가 30억(추정)의 연봉을 받는다지만, 페이커를 제외한 나머지 LCK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LPL 선수들의 평균 연봉보다 한참 아래를 웃돌 것이다. 그렇게 중국은 한국 선수들을 사기 시작했고 한국에서 빛을 못 본 선수들, 한국에서 프로를 하지 않았던 플레이어들이 하나 둘 씩 중국으로 향했다. 거기에 추가된 것, 중국은 '코치진'까지 한국인으로 편성하기 시작했다. 코치의 역량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유능한 코치를 영입함으로써 한국식 운영 + 중국식 게임 이라는 하이브리드가 탄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동기부여'다. '만만디'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천천히~천천히~를 의미하는 이 말은 중국인의 습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말이 된다. 이미 LCK를 한번 꺾었고, 거기서 자만해진 EDG 및 다른 팀들은 자신들 특유의 만만디를 롤에도 적용하였는지 상당히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 결과 중국은 그 해 롤드컵에서 처참한 결과를 받게 된다. 단순한 피지컬의 차이를 뛰어넘어서(물론 당시의 SKT가 무적 포스이긴 했다) 준비 부족이 여실히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후 한국인 코치의 유입이 시작되면서 한국의 연습과정을 그대로 따라하고, 그들만의 독자적인 방법을 막대한 자본으로 이끌어내면서 성장하게 된다. '만만디'에는 숨은 뜻이 있다.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LPL은 한국식 연습을 진행하면서도 그 정신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조금 시간이 걸렸으나 계속해서 합을 맞춰가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내기 시작한다.
그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작년 롤드컵이다. 작년 롤드컵 역시 LCK의 우승이자 준우승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던 RNG의 분투를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특히 우지의 무시무시한 피지컬을 기억하고 있을텐데, 사실 우지는 이미 롤드컵2회 준우승이라는 엄청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그런 그의 문제점은 팀 게임에 잘 녹아들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피지컬만 믿고 포지션을 잡았다가 짤리기 부지기수였던 선수였다. 그러나 17년 롤드컵에서는 그런 모습이 없진 않았으나 정말 많이 줄어들었고 당시 폼이 많이 떨어져있던 SKT와 명경기를 만들어내었다.
김동준 해설이 언제나 외치던 말, "Gap is closing"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17년 롤드컵이 끝나고 열린 올스타에서 LCK는 마침내 LPL에 무너졌다. 물론 이벤트매치였기 때문에 개의치 않아야 한다고 말을 할 수 있겠으나, 필자는 여기서 내년부터는 진짜 결과가 달라질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3 set를 진행하는 동안 단 한경기도 리드하지 못했고, 미니언의 힘으로 단 한 set를 따냈을 뿐이었다. LPL은 LCK를 정말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이벤트매치에서라도. 그 마음가짐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였고 LCK는 허무하게 패배하였다.
이미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 전 끝난 리프트 라이벌즈가 왜 LPL의 승리로 끝났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것의 복합체다.
'자본 + 시간 + 한국인 + 마음가짐'
킹존이 LPL에 2패를 하며 내수드래곤이라는 오명을 쓰고는 있으나, 사실 명백한 실력 차이였다. SKT는 RNG에 22분만에 패배하였고, 아프리카는 분투하는 것 같았으나 유리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반면 LPL은 저 네 가지 요인이 잘 맞물려 이제는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가짐이었을 터. LPL은 힘들게 얻은 1부리그의 타이틀을 쉽게 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이다. 아마 올해 롤드컵은 한국에서 두 중국팀이 맞붙는 광경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LCK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먹어야 한다. 더 연습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이미 LCK 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연습에 매진한다는 것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낮은 자리에서 이를 갈며 분통을 터트리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더 이상 LCK는 모든 리그 위에 군림하는 황제가 아니다. 다시금 황제의 자리를 찬탈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실전에서 실수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10%의 가능성이라도 열리는 것이다. LCK의 모든 팀들이 이번의 패배를 반면교사삼아 부디 왕좌를 되찾아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