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눈팅만 하다가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항상 HOT 한 이슈인 룬/특성/아이템에 대한 글들을 지켜보다가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씁니다.
이분법적이고 정형화된 모습(정석, 필요하다/필요없다, 좋다/나쁘다)이 생각하거나 활용하기 편하단 점에선 공감하지만 그게 베스트는 아닌데 사람들은 딱 '이거다!' 하는걸 원하는 것 같아요.
단적인 예로, 요즘 원딜 게시판에서
이 챔프는 2도란 인피가 제일 쎄다!
이런 정보를 습득하고 몇 번 활용해본 사람은 좋다고 생각하게 되면 거의 예외없이 그 빌드를 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다른사람을 비난하거나 정보를 뿌리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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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하고싶은 말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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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인전이 조금 말리고.. 상성상 불리하고.. 적의 실력이 더 뛰어나고.. 압박받는 중이라 와드를 박으면 칼같이 지워지고.. 뒤에서 사려가며 파밍을 하는게 겨우인 상황이라고 가정합시다.
타워를 허깅해도 사거리가 긴 케이틀린 / 징크스가 툭툭 치거나 바루스가 q를 날려서 무한 고통을 받고있어요.
그런데 적보다 아주 cs를 못먹진 않았습니다.
정글러가 귀환 타이밍을 잡아줘서 다행히 1코어를 뽑을 수 있게 됐는데 인피와 블써가 패치로 가격이 비슷해졌기에 둘 다 살 수 있어요.
블써를 구매할 경우 더 좋은 유지력과 간헐적인 딜교를 통해서 피를 교환한 다음 먼저 피를 채워서 재차 딜교를 하거나 파밍을 하는 등 호흡기를 달 수 있기에 고통에서 해방되고 나아가서는 시야싸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 후 정글러나 미드의 도움을 받아서 역전을 노려보기에 좀더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인피를 뽑는다면.. 맞다이가 더 강하기 때문에 싸우면 되겠지만.. 이건 위에서 가정한 것과 같이 조건이 안좋기에 질 확률도 상당히 높기에 리스크가 크구요.(라인전을 하다보면 다들 체감하셨을 것 같아 이 부분을 자세히 묘사하진 않겠습니다.)
(도란에 %흡혈이 생겨서 시간만 들인다면 라인유지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원게에 어느 분이 알려주셨듯이 초반엔 그 수치가 별로 높지 않기도 하고 어느정도 템이 나와도 6%로 인한 체력회복 속도는 흡낫 상위템들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 번에 코어템이 뽑히지 않기 때문에 하위템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아이템을 더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기타 몰왕 트포 등의 경우도 있는데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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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나바라기 역시 똑같습니다.
이번엔 징크스가 망했다고 가정합니다.
징크스가 초반에 말려서 로켓으로 파밍하는게 겨우인 상황인데 정글러가 갱승까지 하는 바람에 적이 더블~트리플킬을 먹었습니다.
이 상황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덕분에 원거리에서 q와 w를 통한 파밍을 하거나 일방적 딜교정도는 가능합니다만 미니건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이건 마나포션으로 감당하기에 너무 힘들고.. 너무 망한 상황이다 보니 추가적인 정글러나 미드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경우 1코어가 나오는 타이밍 마저 절망적으로 예상합니다.
무난할 경우에는 딱히 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는 마나바라기지만 지금은 가격이 싸고, 마나수급이 원활하기에 현 상황에서 라인전을 최대한 안전하고 무난하게 마치고 올라가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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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했을 때
블써가 2도란 인피보다 좋을 수 있는 상황을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탑 미드 봇이 모두 흥하면 굳이 라인을 밀어줄 필요가 없습니다.
아군 타워쪽으로 당겨서 프리징 후 디나이하면 적은 경험치도 못먹고, 적은 4인 이상의 갱/로밍이 아니면 소득을 내기 힘듭니다..
킬을 내면 더 좋겠지만 레벨차를 벌리고 돈 수급을 막기만 해도 엄청난 이득이기 때문에 여기서 게임을 끝내는게 가능합니다만..
만약 적 원딜/서폿이 견제에 능하다면 아무리 유리하다고 해도 그 상황이 빨리 풀려버릴 수 있습니다.
적이 징크스와 카르마 조합이라면 아무리 망하더라도 일방적인 딜교환을 걸어올 수 있으며 마나소모량도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계속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2도란 인피는 흡혈룬특성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6%의 흡혈량밖에 안되기 때문에 피를 수급하는 속도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더 느릴 수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프리징을 풀어주거나 무리해서 싸움을 걸다가 땅굴에 당하는 등의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안정성이 낮음)
하지만 블써의 경우는 적당히 높은 ad와 흡혈로 그런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꼭 라인을 당기지 않더라도 적을 타워까지 밀어넣고 쉴드를 채운다음 타워에게 1대씩 맞으면서 적을 견제해줄 수도 있습니다.
즉, 상황에 따라서 DPS가 더 높은 아이템보다도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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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싶은데 글이 너무너무 길어져서(지금도 너무 깁니다만;) 도저히 더 적을 수가 없네요.
우리나라만 그런건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라인/챔프에 무관하게 딜에 목숨을 거는 사례가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원딜들도 매 시점에 딜이 가장 높은 아이템들이 흔히 말하는 '정석'이 되고있습니다.
다른 요소들도 조금씩은 고려가 되는데 그 비중은 딜이란 것에 비할 것이 못되구요.(여눈 까이는 것만 봐도..)
그래서 마나바라기 같은 아이템을 천대시하고, 블써도 충분히 좋지만 비슷한 가격에 DPS가 더 높은 인피가 선택받게 되고 있습니다.
동등한 성장치에 해당 챔프와 어울리는 아이템만을 본다면 당연히 좀 더 효과적인 선택지는 있고, 또 그게 딜이 높은 아이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흘러가지 못하고 단순 유불리를 떠나서도 변수도 너무 많습니다.
크게는 적으로 누가 오느냐, 서포터로 누가 오느냐, 아군이나 적의 조합이 어떠하냐와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며,
작게는 내가 어떤 운영을 하느냐(디나이형, 맞다이형, 파밍형, 슈퍼갱호응형, 마나킹형, 라인전강캐형, 한타지향형 등)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해가 힘든 분들을 위해 보충설명을 드립니다.
공속룬, 체력룬과 같은 룬은 맞다이에 유리합니다만 라인전에서 짧게 주고받는 딜교에는 약한 면모를 보입니다.
반면 흡혈룬이나 방어룬과 같은 룬은 짧게 주고받는 딜교에 유리하고요.
(이해: 룬 수준의 방어력을 통해서 감소시킨 데미지는 보통 미니언을 두 대정도 치면 흡혈로 극복하고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어떤 룬이 좋다, 어떤 룬이 나쁘다고 판단하기보단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더 가치있는 룬이 될 수 있습니다.
제 원딜 룬에는 흡혈/ad/방어/마방만 있으며 부끄럽지만 승률이 좀 좋습니다.
운영은 항상 간헐적인 딜교를 시도하고 먼저 피를 수급한다음 다시 괴롭히고 최종적으론 디나이를 시킵니다.
심지어 베인으로도 저렇게 합니다.(모스트1 베인)
그리고 이런 플레이에는 몰왕보다 블써가 우수하기에 4.10패치 전에도 블써베인을 애용했어요.
하지만 이런 선택들은 현재 대다수에게 좋게 평가되고 있지 않구요...
여눈이나 마나바라기가 딜로스를 가져온다는 부분도 라인전 운영적인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맞다이가 아니라 안정적인 파밍과 일방적 딜교를 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시면 라인전에서 상성이 불리해도 리스크를 없앨 수 있고 스킬 적중률이나 활용에 따라서는 디나이도 시킬 수 있어요.
한창 파랑이즈가 유행할 때 한 공략 동영상에서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여신의 눈물을 딜로스로 계산하는건 늘어나는 마나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데미지가 조금 부족한 대신 늘어난 마나와 마나회복량으로 더 많이 때리고 압박하고 안정적으로 파밍할 수 있다면 분명 그건 유리한 운영이 가능하고.. 대신 '맞다이'를 한다면 당연히 불리해지겠죠.
그래서 플레이 스타일이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지만 당연히 이 외의 변수가 더 많구요.
분명 룬/특성/아이템은 유동적이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신데 이분법적인 사고로 좋다 나쁘다 나누고.. 이거다 아니다 나누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위의 정보들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공략을 보면 자신에게 맞는게 가장 좋다는 표현을 쓰는 분들 많습니다.
그 한 줄을 길게 풀면 이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틀에 박힌 사고로 고정관념에 빠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을 내서 썼습니다.
혹시 본문의 내용 중 추가적으로 궁금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거나 하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 확인 후 제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쪽지환영)
쿠크다스킹
